생성형 AI로 만든 그림.
매일 새벽 눈을 뜨면, 감사 일기를 적는다.
하루를 보내고 감사한 일을 적는 게 일반적이지만, 필자는 새벽에 적는다. 저녁은 이런저런 일로 놓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거르지 않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랄까? 매일 5가지를 적는다. 아! 필자는 감사 일기를 좀 변형해서 적는다. ‘감사 & 행복 일기’이다. <사이토 히토리의 1퍼센트 부자의 법칙>을 읽고, 이렇게 변경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주문 몇 가지가 있다. “난 행복해”, “못 할 것도 없지 뭐”, “난 풍족해” 등이다. 이 말을 반복해서 하면, 마음에 좋은 에너지가 차오른다. 여기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인용해서, 감사 일기에 적용한 거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밖에서는 힘든 일이 있어도, 집에서는 마음 편하게 대화하고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해!”
언젠가 적은 내용 중, 하나다.
회사 일로 심란한 상황에 자주 놓였을 때였다. 에너지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온몸에 기운에 빠졌다. 머리도 복잡하고 마음도 불편했다. 종일 이런 상황에 놓였다가 퇴근하면, 버스에서 실신하듯 잠에 취해서 온다. 개운할 때도 있고, 피로감이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피로감이 떨어지지 않을 때는, 퇴근 후 해야겠다 결심한 것을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든다. 책을 읽거나 운동하거나 반신욕 하는 등등 모든 것이 귀찮아지는 거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렇게 늘어져 있고 싶어지는 거다. 그날도 깊은 잠에 빠졌다가 일어났다. 반신욕으로 땀을 좀 빼야겠다는 결심이 바로 수그러들었다.
아내의 부탁으로, 콩나물과 레몬즙을 사서 집에 들어갔다.
바로 밥을 먹을 수 있게 준비가 되어있었다. 심부름 받은 물건을 전해주고 신변을 정리한 후, 식탁에 앉았다. 식탁에는 막내도 함께 앉았다. 평소처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가졌다. 첫째는 대학생이 되면서 기숙사에 들어가 한두 주에 한 번 보게 됐다. 둘째와 셋째는 학원 시간이 다르다 보니, 모두와 함께 밥을 먹는 것조차 어렵게 되었다. 예전에는 너무 당연한 했지만, 어느 순간 조금씩 모두가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게, 월례 행사가 되어버렸다. 일주일에 한 번 가족 모두 식사하기의 원칙을, 한 달에 한 번 가족 모두 식사하기로 바꾸게 된 이유다. 그래도 특별한 날에는 모두가 함께하니, 그것마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막내와의 식사를 마치고, 바로 둘째가 학원에서 돌아왔다.
둘째 혼자 밥 먹게 두는 것이 좀 뭣해서, 아내와 같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그날은 둘째가 할 말이 많은 날이었다. 운동회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을 위해 준비한 게 많았다. 춤 공연 준비도 있었다. 계획된 시간보다 많이 앞당겨져서, 아이의 친구들은 리허설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호응이 너무 없어서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억울했을 법하다. 공연 준비를 위해 휴일 아침에도 연습실에 나가 연습했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평소에도 이런 부분 때문에, 함께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다. 그렇게 마음 편하게 대화하며 웃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식탁은 거의 이렇다.
집에 있으면 좋은 이유다.
편안하다. 마음도 편안하고 몸도 편안하다. 물론 불편한 시간을 보낼 때도 있다. 항상 좋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좋은 횟수가 더 많으니, 불편한 시간은 금세 잊힌다. 그리고 그런 시간은 곧 사라지리라는 것을 믿는다. 시간이 더 지나면 함께할 시간이 더 줄어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지금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쌓아온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신하는 몇몇 사례들이 있다.
막내의 친구들이 그랬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면 너희 집에서 태어나고 싶어, 가족 모두가 친해 보여서” 가끔 바라보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보고, 너무 부러운 나머지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거다. 둘째는 학교에서,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는?”이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변했는지 아는가? ‘성가정’이라고 했다. 우리 가족도 예수님 성모님 요셉 성인처럼 화목하게 성가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아이들이 주변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나 본인이 생각하는 가정의 이미지를 이렇게 여긴다면, 괜찮은 가정이 아닌가? 필자가 제일 자랑하고 싶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모습이다. 이 모습을 잘 간직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