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 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선배 정동영 후배 이진숙에게 "괴벨스는 600만 유대인을 학살한 위험한 인물. (후배도) 굉장히 위험한 인물"
2024년 7월24일.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일상이 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그 일에 앞장서고 있다.
당연히 두 위원회의 리더는 윤석열 대통령에 충성하는 인물들이고 이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방송사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대한민국 언론의 자유 지수가 계속 추락하는 이유다. 이는 단순히 지수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실제 대한민국 내에서 표현의 자유가 사회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내고 전체주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해지는 위기의 상황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게 된다.
두 위원회의 리더가 누가 되느냐는 그래서 중요하다. 그런데 적절하지 않은 인물이 위원장 자리를 꿰어차려고 해 이 사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KBS, YTN, 연합뉴스, EBS 등은 장악했거나 장악할 것으로 보이고 전통적으로 보수당을 지지하는 TV조선, 채널A는 이미 오래전에 자발적으로 윤 정부의 부역자가 된 바 있다. 민영방송 SBS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남은 ‘비조력자’인 MBC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핵심 플레이어는 바로 방송통신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이미 이동관, 김홍일 위원장이 탄핵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사임을 했고 업무를 중단시키지 않기 위해 윤 대통령은 재빨리 새 지명자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뽑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동안 ‘상감마마’의 뜻을 받들어 5인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를 계속 2인 체제로 유지하면서 온갖 악행을 자행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 회의에서 2인 체제로 운영되는 현 상황에 대해 “야당이 추천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몫인 2인을 추천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에 민주당 김현 의원은 최선영 교수가 방송통신심의의원으로 추천되었지만 몇 달 동안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았고 최 교수는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2명을 추천하라고 하는 게 꼼수다.
‘국민의 눈높이’라는 표현은 ‘상식 수준’이라는 말인데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동안 5인 체제의 위원회를 ‘불법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2인 체제로 유지하면서 윤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계속 내린 바 있고 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2인 체제 하에 서둘러 온갖 방송 관련 제재를 하고 행정을 진행하는 것이 틀렸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불법 아닌데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옳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안다.
과방위 간사인 김현 의원은 “(2인이 문제가 된다고 하니까) 대통령 추천 2인과 여당 1인으로 방통위원회를 운영은 불법 중의 불법이다. 여야가 위원을 추천해 운영하는 것이 맞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겠지만 국민의 눈높이(상식)에는 맞지 않은 행동이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도 “(방통위원장으로 추천된 최민희 위원은 현재 국회 방통위원회 위원장이고 한 명의 교수는 임명을 기다리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다. 야당이 위원들을 추천하면 거절할 명분이 없다.”며 추가 추천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위원을 추천하고 기다리는 사이에 방통위는 이진숙 체제하에 MBC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일사천리로 처리할 것이 뻔하기에 의미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불법은 아니더라도 최선영 교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MBC는 야권에서는 마지막 보루와 같은 존재다. MBC 장악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인물이 바로 방통위 위원장 후보자인 이진숙 씨이고 그는 24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MBC 뉴스 앵커 출신인 정동영 의원은 “아끼던 후배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선배 정동영이 후배 이진숙을 국회 청문회 장에서 드라마처럼 만난 것이다.
정동원 의원은 “종군 기자로서 활약하던 시절과 이명박 정부 시절 후배들을 유배보내고 MBC 노조를 탄압한 이진숙을 기억한다. 두 가지 모습 중에 어떤 것이 이진숙의 본질인지 혼란스럽다. 이진숙은 ‘5.18은 폭도들의 선동에 의해 일어난 사태’라는 SNS글에 대해 공감(좋아요)을 표시했다. 후보자 개인은 장관급 공직자 후보로서 어떤 생각(가치관, 세계관, 역사관)을 갖고 있는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후보자는 “우리 나라 민주화를 위해 역할을 했던 것이 5.18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고 이후 다른 의원과의 질의문답 시간에 “공직자가 되면 손가락 운동에 신경 쓰겠다”고 덧붙여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좋아요’ 연좌제라고 있는 것 같다”고 질문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5.18의 피로 민주주의가 세워졌다는 것을 인정하나”라고 질문하자 이진숙 후보자는 직답을 피하고 “저는 우리나라 법이 인정한 것을 준수한다”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헌법 전문에 5.18을 넣어야 한다는 것을 동의하나”라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동의한다”라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후보자는 이태원 참사 당시 MBC가 청년들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 참사는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 내용에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대통령의 특정 발언에서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태원 참사가 기획되었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답했다. 기획했다는 표현은 안 썼으나 MBC 등 소위 ‘좌파 언론’이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뉘앙스를 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정 의원은 “후보자는 언론의 자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언론의 자유는 권력을 비판할 자유를 의미한다. 권력을 비판하지 못하면 언론의 자유가 없는 것이다. 국민의 알 권리는 힘있는 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그것에 대해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괴벨스가 누군지 아는가”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어 “괴벨스는 ‘방송이 우리 이념에 복무하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다른 이념도 발언하지 않게 할 것이다. 언론의 정부의 손 안에 든 피아노여야 한다. 연주는 정부가 해야 한다.’라고 했다. 괴벨스의 이런 발언에 대해 혐오하나”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혐오한다”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괴벨스는 (히틀러의 조력자로서) 600만 유대인을 학살한 위험한 인물이었다. 지금 이진숙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위험한 인물”이라며 “세계관, 가치관, 역사관이 위험하다”라고 결론 지으며 질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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