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널리스트 투데이는 한국의 스포츠영웅 100인을 소개하는 K-Sports 100: Korea's Best라는 제목의 코너를 진행 중이다. 그 일곱 번째 주인공은 정국현(태권도)이다.
정국현 NFT가 나올 정도로 태권도 레전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태권도 선수는 로페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태권도 선수를 한 명 꼽으라고 하면 외국인들은 대부분 스티븐 로페스(미국)라고 답을 할 것이다. 로페스는 올림픽 2회 우승(2000, 2004년),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 5회 연속 우승, 태권도 월드컵 1회 우승을 기록한 월드 클래스의 태권도 선수다. 그는 특히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 선수권에서 5회 연속 우승을 일궈내 정국현의 기네스북 기록을 넘어선 바 있다. 로페스는 역대 태권도 선수 순위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역대 2위는 한국의 이대훈이다.
로페스가 세계 선수권 5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기네스북 기록을 가진 선수는 한국의 정국현이였다. 정국현은 역대 태권도 순위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지만, 현역 시절 엄청난 실력으로 세계 선수권 4회 연속 우승을 세운 바 있다. 그는 1982년부터 1987년까지 4회 연속 세계 선수권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았다. 1988년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정식종목은 아니었다. 태권도는 당해 시범종목으로 시작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됐다.
정국현은 오늘날 태권도가 '발 펜싱'으로 불릴 정도로 얌전한 경기로 전락하기 전, '한국인의 기백'이 있는 태권도를 널리 알린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미 승리가 확정된 상황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태권도의 세계화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2022년에 선정한 'WT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2명의 선수 중 한 명이 정국현이다. 다른 한 명은 올림픽 금메달 2회 수상에 빛나는 중국의 여자 태권도 선수 첸종이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면서 세계태권도연맹은 정국현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The Korean legend will be inducted into the Official Hall of Fame for his achievements as an athlete, after winning the World Taekwondo Championships four times in a row. His legacy started in Guayaquil 82, Copenhagen 83, Seoul 85 and Barcelona 87. Besides winning two-time Asian Championships in Manila 84 and Kathmandu 88. After retiring as an athlete, he dedicated himself to teaching Taekwondo by training young athletes. In addition, he serves as the sports administrator of the World Taekwondo Executive Council and as Secretary General of the Taekwondo Promotion Foundation.
(한국의 태권도 전설이 공식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정국현은 82년 구아야킬, 83년 코펜하겐, 85년 서울, 그리고 87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대회에서 4연속으로 우승하며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또한, 그는 84년 마닐라와 88년 카트만두에서 열린 아시아 태권도 대회에서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로서의 활약을 마치고 난 후 그는 태권도 교육에 몸을 바쳤다. 그는 젊은 선수들을 훈련하며 그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세계태권도 집행위원회의 스포츠 관리자 및 태권도 진흥 재단의 사무총장으로도 활동하며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다.)
정국현은 국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국제무대에서 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었다. 웰터급 선수로는 173cm의 작은 키였기에 그는 파고 들어가는 공격형 스타일로 승부를 보았고 이는 화끈한 태권도를 구사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세계 선수권 4연패를 차지했을 당시 동아일보 1987년 10월 10일 자 기사를 돌아보자. 당시 신문은 "웰터급의 정국현은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제이 라이트를 맞아 돌려차기, 뒤차기, 360도 회전차기 등으로 압승, 금메달을 따내 5, 6, 7회 대회에 이어 대회 4연패를 이룩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기에서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 데다가 적극 공세를 펼쳐 상대 선수를 공포스럽게 하는 선수였다.
1989년 5월 13일 자 한겨레 신문은 정국현이 얼마나 대단한 테크니션인지 알려준다. 이 신문은 "한국 태권도의 간판선수였던 정국현(웰터급, 은퇴)만이 실전에서 가끔 보여줄 수 있었던 묘기인 '공중 떠서 두 번 앞돌려차기'는 이번 대회에서 거의 모든 선수가 적절히 응용, 태권도의 박진감 있는 재미를 더해주었다."라고 전했다. 정국현은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의 대명사’였고 2023년 현재에도 그렇게 여겨진다.
유튜브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내려차기 작렬_전지전능 태권도 플레이어 정국현’이라는 제목을 검색하면 정국현의 현역 시절 경기와 인터뷰가 나오는 데 이는 조회 수 150만 건을 기록한 놀라운 영상이다.
그의 경기 장면을 보면 시종일관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이는 그의 경기에 단 1초도 한눈팔 수 없는 이유였다. 그는 이 영상에 나온 인터뷰에서 "현재 경기 룰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기술의 완성도가 없는데 헤드기어에 발이 닿았다고 점수를 주는 게 맞는가. 무식한 말일 수도 있는데 태권도 경기에 헤드기어가 필요한가."라며 현재의 '발 펜싱' 스타일의 경기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태권도가 축구만큼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국체대 교수인 정국현은 태권도가 제1세대 K-콘텐츠라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는 "태권도는 K팝이나 K-드라마 이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였다. 국제 경기에서 사용되는 태권도 용어 '청' '홍' '차렷' '경례' 등은 한국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태권도만큼 한국을 알리는 데 좋은 것이 있을까"라고 ‘태권도원’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가 여전히 태권도의 아이콘인 이유는 명예의 전당 헌액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에 정국현 NFT가 발행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2021년 태권도의 날인 9월 4일을 앞두고 '정국현 NFT 카드'가 발행됐다. '태권도의 날'은 2006년 7월 25일 베트남에서 열린 WT(세계태권도연맹) 정기총회에서 매년 9월 4일로 정한 날이다. '정국현 NFB 카드'는 1988년 서울올림픽 명장면을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에 담아 NFT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경매 형식으로 판매됐다. 또한, 지난 2022년에는 정국현을 주인공으로 한 '태권도 NFT(대체불가토큰) 게임'이 출시됐다.
그는 역대 순위에서 100위권 밖에 있지만 태권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이자 태권도를 흥미로운 경기로 만든 선수이다. 그는 한국의 스포츠 레전드 100명에 들어갈만한 인물이다.
[한국의 스포츠 레전드 100인 시리즈 기사는 아래에 링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