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한국 대표님 선수들. 일부 선수들의 표정이 좋지 않은 듯하다.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이 실망에 더해 절망까지 팬들에게 선물(?)했다. 

14일 축구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23 아시안컵 4강 요르단 전 하루 전날, 주장 손흥민과 나이 있는 선수들, 이강인과 젊은 선수들이 언쟁 및 몸싸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지금까지 전해진 소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

‘주장 손흥민과 선수들은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 손흥민은 식사 시간이 선수들의 연합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강인, 정우영, 설영우 등이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탁구를 치러갔고 손흥민은 이를 저지했다. 젊은 선수들의 반항과 언쟁으로 이어졌고 몸싸움까지 번져 손흥민은 이런 가운뎃손가락 골절 상처를 입었다.’

이 내용은 일단 영국의 더 선(The Sun)지의 사이먼 라이스 기자가 한 소식통의 말을 빌려 보도한 내용이다. 라이스 기자는 "주장 손흥민은 몇몇 젊은 선수들이 자신에게 무례한 말을 할 때 다시 (식사 자리에) 돌아와 앉으라고 그들에게 요청했다. 곧바로 선수들 사이의 다툼이 일었고 선수들을 떼어놓아야 했다. 손흥민은 모두를 진정시키려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한국의 한 언론이 대한축구협회에 사실 여부를 물어보았고 익명의 관계자는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이 주먹을 휘둘렀는데 손흥민은 맞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더 선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사실관계는 다르다. 라이스 기자는 ‘손흥민은 모두를 진정시키려다 손가락을 다쳤다’고 썼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맞짱을 뜬 것처럼 묘사했다.
 

이강인 인스타그램

더 선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나이 든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다음날 이강인을 출전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즉 나이 든 선수들이 ‘왜 주장의 말을 듣지 않냐?’고 젊은 선수들과 언쟁 및 몸싸움할 때 손흥민이 말렸고 흥분한 나이 든 선수들은 코치진에 이강인 징계에 관한 요청을 헀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아직 누구의 말이 맞는지에 대한 정확한 팩트체크는 되지 않고 있다. 만약 라이스 기자의 말이 맞는다면 대한축구협회는 엄청난 뭇매를 맞게 된다. 마치 두 명의 슈퍼스타가 맞짱을 뜬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의 말이 맞는다면 이강인은 징계받아야 한다.

그러나 팬들은 이미 이 소식이 물타기 소식이라고 인지하고 있다. 누가 터뜨렸는지 모르겠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얻을 게 하나도 없다. 두 슈퍼스타를 싸움꾼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더더욱 팬들을 실망하게 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언쟁을 벌인 것까지는 팩트인 것으로 보이는데 클린스만은 곧바로 이를 보고받았고 특별한 조치 없이 다음날 경기를 치렀다.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코치진에 이강인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는데도 말이다.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은 필드에 나섰고 이는 역대급 졸전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온전히 감독과 코치들의 잘못이었다. 그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잘잘못을 따져야 했고 징계와 사과라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다. 클린스만의 최대 장점은 팀 화합과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한국 대표팀에선 그마저 없었다.

전략, 전술, 팀 화합 능력도 없거나 부족한 이 독일 출신 감독은 내일 해고될 예정이다. 팬들의 기억 속에 역대 최악의 감독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클린스만 호가 출항한 후 젊은 선수들과 나이 든 선수들은 계속 긴장 관계에 있었다고 한다. 감독과 코치진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 그들이 월급을 받고 그 중요한 자리에 초청받은 이유는 전략, 전술, 트레이닝, 선수 간의 친목 등을 위해서다. 그들은 엄청난 몸값을 받고 도대체 뭘 했나. 

사족인데 그러고 보면 히딩크는 명장 중의 명장이었던 것 같다. 히딩크는 전략 전술에도 뛰어났지만 선수 간에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에도 뛰어났다. 그는 한국의 문화를 간파한 뒤 젊은 선수들과 노장 선수들이 뒤섞여 식사를 하게 했고 경기장에서 나이 어린 선수도 형들에게 이름을 부르게 했다. 예를 들어, 어린 박지성이 노장 홍명보에게 “명보 형”이 아니라 “명보” 이렇게 말이다. 

새 감독이 올 때마다 늘 그리운 이름, 바로 히딩크다.​​

Photo by NjT. 히딩크 한국국가대표팀 감독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