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자회견에서 탈당과 신당 합류를 선언한 허은아 의원. Photo by NJT.
"국민의 힘, 민주당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 국민들께서 권력을 주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매력적인 정당으로 만들도록 하겠다."
허은아 의원(51)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가칭 개혁신당(이준석, 천하람, 이기인 위원장)에 합류했다. 그의 합당으로 비록 ‘천아용인’은 완성하지 못했지만 ‘천아준인’이 만들어지게 됐다. ‘천아용인’의 한 명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당에 남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고 이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완전한 정치적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충분히 연대하겠다”고 말하며 잔류를 선택한 바 있다.
허은아 의원은 3일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 2층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탈당 선언 및 신당 합류 기자회견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라는 말로 회견을 시작했다.
가칭 ‘개혁신당’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된 허 의원은 “응답 없는 탐욕의 성벽에 머리 박는 일, 누가 뭐래도 할 만큼 했다고 자부한다. 이 자리에 서는 게 두려운 이유는 따로 있었다. 국회의원 배지를 던져야 해서가 아니라 보수정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분들의 얼굴이 떠올라서다.”라며 그동안 탈당선언을 망설인 이유를 설명했다.
허 의원은 “지난 4년간의 여정에서 보수지지자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다. 보수가 하나 되어 민주당에 맞서길 그분들은 바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없다. 용산의 국정운영 기조와 불통이 문제이고, 이념 집착이 문제이고, 검사 일색의 인사가 문제이고, 대통령 가족이 문제인데 (우리 당내에서는) 지적하지 못한다.”라며 잘못된 것을 비판하지 못하는 보수정당의 현 상황을 알렸다.
그는 이어 “이제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아닌 건 아니다. 새 비대위원장이 와서 윤색한다고 인테리어한다고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 비겁한 자들에게 국민은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라며 국민의힘에 날이 선 각을 세웠다.
신당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잘못된 것을 비판할 수 있을까? 허 의원은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길이기에 가보려고 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후보 수락할 때의 연설을 기억한다. 노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한다는 역사를 물려줍시다’라고 말했다. 누군가는 증명해야 한다. 비겁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고 원칙과 상식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긋지긋한 양당의 진흙탕 정치, 강성 지지층 분노만 부추기는 정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인 정치, 누군가는 끝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신당은 이를 할 수 있는 정당임을 내비쳤다.
허 의원은 또한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정치는 끝내겠다. 신당이 혼신을 다해 지켜야 할 것은 자유이다. 반공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를 넘어 국민의 사회적 자유가 시대정신이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넓어지고 몰상식한 방식으로 서로를 검열하지 않는 세상, 우리에게도 그런 세상을 꿈꾸는 진정한 자유주의 정당 하나 필요하다.”라며 신당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도 했다. “이제 표현의 자유와 문화가 곧 민생이다. 개혁신당은 민생 문제 피하지 않고 직면할 것이다. 거침없는 자유의 나라를 꿈꾼다.”
허 의원은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 때문에 정치를 사랑하고 있다고 했다. “저의 탈당 때문에 자신의 고초를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정치의 미래를 고민해주신 분들이 제 주변과 동대문구에 계시다. 이런 마음을 받으면서 제가 어떻게 정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 정치는 눈물겨운 무언가이다. 깊은 감사와 송구한 마음을 드린다.”
허 의원은 정치혁명을 꿈꿨다. “저는 자유하다. 성역에 맞서는 허은아 되겠다. 비겁하지 않은 정치인 되겠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든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오늘보다 나은 미래(오/나/미)를 꿈꾸겠다. 담대한 정치혁명을 시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