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그의 이름이 들릴 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상 돌+아이. 돌+아이 중의 돌아이. 극우 논객.
나는 중도성향의 사람이다. 나는 극우 성향의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를 해보았고, 좌편향 사람들과도 오랫동안 교류를 해보았다. 그리고 이들의 문제는 ‘편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프레임에 갇혀 다른 편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했고 자신들의 말만 옳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중도를 선택했다.
그랬기에 대표적인 ‘극우 논객’ 변희재의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도의 한 사람으로서 좌편향, 우편향 사람들의 말을 듣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말이 항상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도의 사람은 좌편향, 우편향 사람들이 맞는지 틀린지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최근 극우 논객으로 여겨졌던 변희재 씨의 책을 읽었다. ‘상 돌+아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쓴 책을 내 돈 내고 구입해서 읽는다는 것이 내게는 보통 용기가 아니었다. 책 제목은 ‘나는 그해 겨울 저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가 우파 진영의 사람들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열심히 공격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한 우물을 깊게 파는 사람이었고, 너무 깊이 파다보니, 그리고 우파 진영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가 주로 나오다보니 극우 논객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 책은 좌파, 우파할 것 없이 공격을 가하는 책이다. 그런데 공격이 꽤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다. 그가 하는 주장의 진위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그가 주장하는 내용들을 중도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들어볼(읽어볼)만하다.
이 책의 추천인인 임세은은 “더불어민주당 10년차 당원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참여했던 시민,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의 부대변인이었던 내가 감히 이 책을 추천하려고 한다”고 썼다.
변희재 저자는 이 책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진행됐을 당시 태블릿PC 증거물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1태블릿PC (JTBC 태블릿), 제2태블릿PC(장시호 태블릿) 모두 조작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단 제2태블릿PC의 이미징 파일을 받은 최순실은 이를 전문 포렌식 감정기관인 사이버포렌식 전문가협회(KCFPA)에 감정하도록 했고 변희재 씨가 일하는 미디어 워치가 그 과정을 주관했다. 디지털 포렌식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그는 제2태블릿PC 증거가 검찰에 의해 조작됐다는 주장을 펼친다. 다시 말하지만 그 주장이 꽤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다.
그리고 최순실(최서원)은 소송에 의해 제1태블릿PC(JTBC 태블릿)도 반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최순실 씨는 제1태블릿PC 반환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기는 서울중앙지검에 있다.
최순실(최서원)은 태블릿의 실제 사용자를 확인할 목적으로 태블릿PC 반환소송을 냈고 검찰 측은 “태블릿이 법적으로도 최 씨의 것이 아니다”라면서 기기 반환을 거부했지만 법원은 반환하라는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최 씨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태블릿PC가 원고 소유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거나 증언했음을 알 수 있으나 이는 방어권행사 차원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보이므로 최 씨의 소유권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며 반환을 명령했다.
변희재 저자의 책을 읽어보면 제2태블릿PC(장시호 태블릿)는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제1태블릿PC(JTBC 태블릿)마저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면 박근혜 탄핵에 역풍이 불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을 읽어보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사실이었다. 그것은 팩트다. 최순실(최서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용인으로 국정농단을 한 것은 팩트다. 그러나 탄핵을 할 정도인가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겼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이전에 <국정농단(O), 탄핵(O)>라고 표시했다면, 지금은 <국정농단(O)>, <탄핵(△)>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탄핵(X)>라고 하려면 제1태블릿PC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더 놀라운 사실은 변희재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태블릿PC 조작의 중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 장관이 있다는 것이다. 변희재 자신도 JTBC가 태블릿PC를 조작했다고 생각하고 조작설을 주장했는데 포렌식 결과를 보니 검찰에서 했다는 걸 알고 놀랐다고 이 책에 쓰고 있다. 변희재는 “윤석열을 단군 이래 최고의 검사”라고 생각하고 그를 적극 지지했는데 지금은 조작을 한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가에 큰 회오리 바람이 불 것 같다.
제1태블릿PC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나오면 한국 정치판을 강타할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