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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왜 진실(에우다이모니아)을 외면하는가? [편집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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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년08월20일 09시4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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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ted on DALL·E.

 

사람들은 대체로 진실(the truth)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사실(facts)을 원한다. 지금부터 사실을 팩트라고 표현하겠다. 요즘 이 영어 표현이 더 와닿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진실은 여러 팩트를 모은 정치인이 아홉 번째 지능으로 풀어내서 발견하는 것이다. 정치에서 진실은 국민을 행복이나 삶의 근원적인 가치로 이끄는 그 무엇이다.
 

진실은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도 알아낼 수 없다. 인공지능은 진실에 가깝게 갈 수는 있지만 진실을 발견해내지는 못한다. 진실을 관통하는 유일한 존재는 아홉 번째 지능을 가진 사람뿐이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 하워드 가드너가 제시한 아홉 번째 지능은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 삶과 죽음, 축복과 비극 등의 우주적이고 실존적인 사안에 대해 생각하며 인간 존재의 이유나 참 행복의 의미, 삶의 근원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능력'인데 이것이 바로 인생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하고 청문회, 좌담회, 토론회, 국정감사 등을 실행하는 이유는 국민의 행복, 국민의 근원적인 가치 추구라는 진실로 이끌기 위해서이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를 하는 이유로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개념을 내세웠는데 이는 "인간 번영" 또는 "행복"으로 번역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에우다이모니아를 달성하는 것이며, 이는 단순한 현대적 의미의 행복을 넘어 인간 본성의 가장 높은 잠재력을 실현하는 삶을 의미하는데 그것을 돕는 게 정치라고 그는 생각했다.
 

정치인들은 에우다이모니아라는 진실로 이끌기 위해 팩트들을 모아 아홉 번째 지능으로 끊임없이 해석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갖지 못하는 게 아홉 번째 지능이다. 아홉 번째 지능을 가드너 박사는 ‘영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영성이라는 표현은 종교계에서 자주 사용되어 이 용어가 불편한 이들이 있기에 보편적 언어인 아홉 번째 지능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아홉 번째 지능은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지능이다. 즉, 진실을 추구하는 지능이다. 아홉 번째 지능을 가진 유일한 존재인 ‘사람’들은 놀랍게도 유일하게 진실을 찾을 수 있음에도 인공지능이 더 잘하는 팩트 찾기에만 몰두되어 있다. 팩트를 “모아 모아서” 아홉 번째 지능을 발휘해 진실을 규명하고 진실로 국민을 이끌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은 팩트 한 조각 또는 일부 조각을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팩트만 알면 진실을 안다고 착각을 하고 국민을 오도한다.
 

여러 팩트 조각을 모아서 아홉 번째 지능으로 판단을 할 때 진실에 이를 수 있는데 말이다. 아홉 번째 지능이 낮은 사람은 따라서 진실 접근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아홉 번째 지능이 없는 인공지능은 진실로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인간과 긴밀하게 대화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자체로는 진실을 찾아낼 수 없다.
 

국회를 취재하면서 많은 사람이 팩트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팩트 몇 개를 갖고 진실이라고 생각하며 서로를 공격하면서 나쁜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나누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떤 정치인은 팩트 몇 개를 알고 있는 것을 무기로 상대방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정치인들은 쉽게 공격하기에 앞서 수많은 팩트를 찾고 듣고 경험한 후 이를 아홉 번째 지능으로 여유를 갖고 분석해야 한다. 조근조근, 합리적, 논리적으로 상대에게 물어야 하고 기록을 연구해봐야 하고 그 팩트를 갖고 아홉 번째 지능으로 ‘묵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많은 국회의원들은 그런 게 부족해 보인다. 일단 팩트 한두 개 들고 흥분하고 본다. 그러면 추가 팩트를 확보하기 어렵고 아홉 번째 지능을 발휘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리고 기자가 발견한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일부 강력한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은 강력한 팩트는 오히려 알아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이 너무 뚜렷이 진실을 향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강력한 팩트가 자신과 자신이 속한 당에 불리하다고 판단이 들면 강력한 팩트를 알아내고 싶어하지 않고 그것을 갖고 있는 자를 증언대로 부르지도 않는다. 결국은 그들이 청문회, 국정감사 등에서 모은 팩트들은 진실에 도달하지 못하고 국민은 허무함만 느낀다. 이것이 정치의 허무다.
 

대한민국 국회 역사에서 그런 일은 계속 반복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진실에 도달함 없이 팩트 몇 개만으로 쉽게 판단하고 쉽게 화를 내면서 결국 싸움질로 변질시키는 그런 일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팩트를 차분히 오랜 시간에 걸쳐 모으고 그것을 갖고 아홉 번째 지능을 발휘해 진실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진실 근처까지 갈 수 있다. 양궁 선수가 10점 골드에 활을 명중시키는 것처럼 국민의 행복이라는, 삶의 근원적 가치라는 진실의 정중앙에 팩트를 명중시키려면 차분한 팩트 모으기와 아홉 번째 지능 발휘가 진행되어야 한다. 마치 양궁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려면 기술은 기본이고 심리적 집중력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아홉 번째 지능은 인간의 실존, 인간의 존재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이 더 갖게 되어 있다. 장시간에 걸쳐 모은 팩트를 인간의 실존과 존재에 대해 고민해서 강화시킨 아홉 번째 지능으로 묵상하고 해석할 때 더 자주, 더 깊게 진실에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뉴저널리스트 투데이에서 OOO-Log 코너를 진행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팩트를 오랜 시간 모으고 모으면서 이것을 진실로 연결시키는 아홉 번째 지능 발휘를 연습하는 것. 독자 여러분들도 함께 해보시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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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편집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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