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남겼다.
가장 아쉬운 점은 대표, 최고위원 등이 발표된 직후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행사장을 떠난 점이다. 대표 수락 연설, 최고위원 수락 연설 등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1만 명 중 몇 백명만 남고 대부분 행사장을 떠났다. 이런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수락 연설이다. 연설 내용에 박수를 보내고 당을 잘 만들어가자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시간인데 텅빈 행사장에서 한동훈 대표, 최고위원들이 연설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민망했다.
김병찬 전 KBS 아나운서와 광주MBC 아나운서 출신 양종아 광주 북구을 당협위원장의 발언도 아쉬웠다. 문제의 발언은 지역별 전당대회 참석자의 박수와 호응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김병찬 아나운서가 "지금까지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신다"며 "어디서 오셨을까요. 이분들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간첩이라든가"라고 말했다.
이에 양종아 아나운서는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하나요"라고 발언했다. 전라북도민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한 농담이다. 지역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이었다. 철지난 지역 감정 발언이었다.
세 번째 아쉬운 점은 대통령의 축사였다. 전당대회는 대표, 최고위원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중요한 시간에 꽤 긴 축사를 통해 자신이 스폿라이트를 가져 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축사의 내용도 아쉬웠다. 지금 국민은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자화자찬하면서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대단히 잘 나가고 있는 것처럼 말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음은 그의 연설 내용 일부다.
“자유시장경제와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고 민간주도 경제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데 온 힘을 쏟아왔습니다.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응하고 대한민국의 더 큰 미래를 열기 위한 개혁을 추진한 결과 이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의 1인당 GDP가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수출은 9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고 상반기 수출이 9.1%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일수는 역대 정부 평균의 1/3 수준입니다. OECD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우리 성장률을 앞 다퉈 조정하고 2026년에는 우리 1인당 GDP가 4만 불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우리 기업의 운동장을 넓히는 데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일반 국민이 어렵게 사는 것에 대해 위로의 말이나 죄송하는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