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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코드, 정치인들은 해독할 수 있을까?(2)] 품격 3할 타자들

품격 1리의 타자들 제발 3할 타자에게 배워라

등록일 2023년11월07일 15시3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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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버락 오바마. 그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세계인이 인정하는 지도자”, “최초의 흑인 대통령”, “비탄자들의 총사령관”, “미국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지도자”, “절대 신념을 잃지 않은 대통령”, “모범적이고 자상한 아버지이자 남편”, “쿨(Cool)한 지도자”

오바마는 많은 수식어로 전 세계인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는 국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공감했던 리더로 인상 깊게 기억되고 있다. 

오바마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 미국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제44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그는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총 8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퇴임 시 최종 지지율은 59%로 빌 클린턴(66%), 로널드 레이건(63%)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직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34%), 다음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34%)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이다.

오바마는 퇴임 후 몇 년이 지난 2022년 NBC 뉴스의 설문조사에서도 공인(public figure) 중 긍정평가 51%를 받아 일론 머스크(31%), 조 바이든(42%), 케빈 매카시(13%), 도널드 트럼프(35%), 낸시 펠로시(31%), 마크 저커버그(8%)를 크게 앞질렀다. 

2018년 퓨 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도 44%의 응답자가 오바마를 최고 또는 두 번째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아 단연 1위에 올랐고 빌 클린턴(33%), 로널드 레이건(32%), 트럼프(19%)를 제쳤다. 존 F. 케네디는(12%)를 기록했다. 

오바마는 어떤 대통령이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물론 그가 완벽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정책 중에는 필자의 철학과 맞지 않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대통령이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많은 사람이 그를 높이 평가했던 이유다.

오늘날 많은 한국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는 정치인이라면 오바마에게서 배울 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시리즈로 나눠보기로 한다. 
 

그림 - 셔터스톡. 오바마와 바이든 캐리커처.

 

 

2) 품격 1리의 타자들 제발 3할 타자에게 배워라

 

버락 오바마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으로 2년을 보낸 후인 2007년 2월10일 대선 출마를 발표했다. 오바마는 이듬해인 2008년 8월 22일 중대한 결정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을 그의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것이다. 언론은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반응했다. 창의적 선택이기도 했다. 바이든은 당시 국외 정책의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는 또한 상원의원으로서 무려 36년 동안 재직했다. 그의 경험은 국정 경험이 부족한 오바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많은 미국인이 ‘흑인 대통령’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정치 경력이 풍부한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웠고 다른 백인 정치인들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2008년 8월 25일 민주당 전당 대회에는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았던 ‘상원의원의 사자’ 에드워드 케네디가 연설자로 나왔는데 그는 새 시대의 새 리더인 오바마를 적극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케네디의 연설은 민주당 내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였다.

오바마가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정한 다음 날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2018년 타계)는 러닝메이트로 새라 페일린을 지명했다.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것은 여성 유권자를 겨냥한 선택이었다. 페일린은 처음에는 큰 인기를 끌었다. 직설 화법과 말끔한 외모 그리고 독특한 억양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페일린의 등장으로 공화당 전당 대회도 무려 3,700만 명의 시청자를 TV 수상기 앞으로 끌어들였다.

페일린은 그러나 10대 청소년 딸이 있었는데 그 딸이 임신한 사실이 온 천하에 공개되면서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페일린의 또 다른 약점은 정치 경력과 정치 지식이 부족한 것이었다. 여성을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그를 선택했던 매케인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페일린은 오히려 여성들의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정견으로 여성 유권자들을 분노케 했다.

페일린은 러닝메이트가 된 후 자극적인 표현으로 표심이 등을 돌리는 데 결정적인 역을 했다. 그는 “오바마는 테러리스트의 친구”라는 구시대적인 발언으로 지식층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보수층도 그의 무지하고 황당한 발언에 당황해했다. ‘두려움 조장’ 선거전략은 유권자들을 식상하게 했다.

조지 W. 부시(공화당) 정권에서 고위 관료였던 콜린 파월마저 매케인에게 등을 돌렸다. 매케인의 오랜 친구인 파월은 ‘Meet the Press’라는 방송에 출연, “매케인이 페일린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매케인이 지금의 경제난국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매케인 캠프가 ‘그로기’ 상태에 빠지는 결정적인 발언이었다.

파월은 이어 “공화당이 오바마는 모슬렘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유세를 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파월은 “미국의 리더십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라며 오바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대선은 오바마의 승리가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오바마는 2008년 11월 4일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군인과 정치인으로서 경험이 풍부했던 매케인은 함께 일할 사람을 잘못 선택해 완패를 당했다. 매케인은 2008년 3월 4일 '미니 슈퍼화요일'에 텍사스, 오하이오 등 4개주에서 모두 50%가 넘는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페일린 지명 후에는 인기가 급락하며 결국 민주당 후보 오바마에 365 대 173로 완패했다. 더욱 뼈아팠던 것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주였던 버지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인디애나주 그리고 네브래스카주 제2선거구에서도 패했던 점이다. 

 

사진 - 셔터스톡

 

오바마는 바이든을 선택해 대선에서 완승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8년의 재임기간에 환상의 콤비로 나라를 이끌었다. 다음은 '바이든과 오바마(스티브 리빙스턴 저)'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리빙스턴은 오바마와 바이든의 관계를 과감히 파헤쳤으며, 두 사람의 특별하고도 이질적인 개성이 어떻게 연금술처럼 결합하여 그 차이를 국가 이익으로 바꾸어 놓았는지 보여주었다. 오바마가 내향적인 학구파라면 바이든은 외향적인 문학도다. 하지만 둘은 함께, 오바마의 학자적 사색과 바이든의 서정적 지성을 엮어, 국가의 기운을 정확히 읽고, 심각한 침체에 빠진 나라를 일으켜 세웠다. (중략) 서로에게 공감하고 사상과 생각을 공유했으며, 진정한 우애와 진실한 동지애를 쌓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아낌없이 지지하고, 빛나는 우정 속에서 서로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두 사람은 8년 동안 분열된 나라를 합중국(United States)으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다음은 리빙스턴의 글이다: "그들은 분열을 조장하는 '자유파' '보수파' 같은 개념을 거부하고, 흑인계, 백인계, 라틴계, 아시아계 미국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고 오직 미 합중국만 있다는 데 동의했다.”

두 사람은 미국이 전 세계 원톱이 되는데 결정적인 리더십을 제공했다. 리빙스턴은 이 두 사람의 리더십을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하며 "트럼프는 자신의 임기를 지옥으로 만들고, 인간애와 인류애마저 지옥으로 쳐놓고 말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혐오 정치의 화신’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정치를 한 번 살펴보자. 한국 정치는 오바마, 바이든이 추구하는 인류애, 동지애, 하나된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한국 정치는 리빙스턴이 말하는 트럼프 정치와 비슷하다. 트럼프 정치는 ‘증오, 사과 없음, 특정 계층 혐오, 낮은 품격, 특정 인종 우월주의, 사라진 세계 1위 국가로서의 담론’이 키워드인 정치였다. 

현 한국 정치는 여야 모두 트럼프와 닮아 있는 정치를 한다. 정도상 작가는 세종의 정치를 조명한 ‘정치의 품격’에서 다음과 같이 오늘날의 정치를 평가한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떻습니까? 분단체제로인한 지독한 진영논리가 고착되어 정치에 있어서 증오와 혐오 그리고 선동이 날마다 증폭되고 있습니다. 객관적 사실이나 이치에 합당한 정책도 진영논리로 부정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 바탕 위에 오늘의 정치가 놓여있으니 참으로 답답하기만 합니다."

최훈 중앙일보 주필은 2022년 11월22일자 기사에서 한국 정치가 품격이 없음을 지적한다. 

“품격도 습관이다. 한국 정치 74년, 민주화 35년. 이런 사례를 떠올리기조차 힘들다. 마음속에 믿음이 아로새겨진 공감과 존중, 통합의 기억. 별로 없다. 사람과 사회, 국가의 품격은 결국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부디 후대들이라도 품격 사회의 시민 대접 받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나라의 운명 좀 생각하며 사시라. 정치인들이여.”

필자는 오바마와 바이든이 완벽한 품격을 갖췄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그들도 실수를 했고 그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품격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의 타자가 3할이면 좋은 타자이듯이 그들은 3할 이상의 타율은 기록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한국 정치의 품격 타율은 1할도 안 된다. 최훈 주필의 말처럼 ‘공감과 존중, 통합의 기억이 별로 없다.’ ‘저런 행동이 품격 있는 행동’이라고 한 경우가 별로 없다. 타율로 말하자면 1푼1리도 안 된다. 어쩌면 1리일지도 모른다. 별로 없으니까. 

최근 tvN 방송의 ‘유퀴즈 온더 블락’에 박진영과 방시혁 씨가 나와 우애와 품격을 보였다. 둘은 라이벌 기업의 수장이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챙겨주고 K-POP이라는 큰 배가 잘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서로를 진심으로 돕는다. 그야말로 품격 있는 행동이다. 그들이 완벽한가? 그렇지 않다. 품격 3할은 하는 것이다. 1리도 되지 않는 한국 정치인들은 제발 3할대 품격 타자들을 보고 배우시기를. 언제 1푼1리라도 할까.  ​​​

 

[위 칼럼은 언택트 시대의 마음택트 리더십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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