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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코드, 정치인들은 해독할 수 있을까?(16)] 연방 상원으로서 협치의 모범 [P-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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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년10월12일 19시5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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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g | 오바마 코드, 정치인들은 해독할 수 있을까?(16)] 

​[들어가는 말 (매회반복)] 

 

버락 오바마. 그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세계인이 인정하는 지도자”, “최초의 흑인 대통령”, “비탄자들의 총사령관”, “미국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지도자”, “절대 신념을 잃지 않은 대통령”, “모범적이고 자상한 아버지이자 남편”, “쿨(Cool)한 지도자”

오바마는 많은 수식어로 전 세계인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는 국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공감했던 리더로 인상 깊게 기억되고 있다. 

오바마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 미국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제44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그는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총 8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퇴임 시 최종 지지율은 59%로 빌 클린턴(66%), 로널드 레이건(63%)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직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34%), 다음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34%)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이다.

오바마는 퇴임 후 몇 년이 지난 2022년 NBC 뉴스의 설문조사에서도 공인(public figure) 중 긍정평가 51%를 받아 일론 머스크(31%), 조 바이든(42%), 케빈 매카시(13%), 도널드 트럼프(35%), 낸시 펠로시(31%), 마크 저커버그(8%)를 크게 앞질렀다. 

2018년 퓨 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도 44%의 응답자가 오바마를 최고 또는 두 번째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아 단연 1위에 올랐고 빌 클린턴(33%), 로널드 레이건(32%), 트럼프(19%)를 제쳤다. 존 F. 케네디는(12%)를 기록했다. 

오바마는 어떤 대통령이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물론 그가 완벽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정책 중에는 필자의 철학과 맞지 않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대통령이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많은 사람이 그를 높이 평가했던 이유다.

오늘날 많은 한국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는 정치인이라면 오바마에게서 배울 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시리즈로 나눠보기로 한다. 
 

 

 

버락 오바마는 2005년 1월 미 연방 상원의원으로 정식 취임을 했다.

 

취임 당시 그가 2008 대선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오바마의 딸인 말리아는 아빠에게 “아빠가 대통령이 되는게 맞냐”고 물었고 이에 오바마 상원의원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상원의원이 되자마자 대선을 생각하는 야심으로 가득찬 정치인으로 보여지기를 원치 않았다. 미 상원의원 취임 후 첫 해에 그가 한 일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모든 것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었다.

 

그는 사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정치인이 되지 않았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될 필요가 있다고 느껴 하버드대에 입학했고 시카고 빈민층을 제대로 도우려면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주 상원의원이 됐던 것이다.

 

정치적인 야심보다는 시민을 돕는 일에 좀 더 기울어져 있었다.

 

오바마는 그래서 일리노이주민들의 민원을 챙기는 일과 연방 상원 국제 관계 위원회 일 그리고 새로운 책을 쓰는 일에 매진했다. 첫해에는 많은 법안을 상정함으로써 튀는 일을 자제했다. 그리고 그는 워싱턴 D.C.에 있는 정치인들과 친밀감을 쌓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하버드대 법률 잡지의 회장이었을 때도 그랬고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었을 때도 그랬지만 공화당, 민주당 출신과 상관 없이 친분을 쌓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당파 싸움으로는 미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5월 공화당 상원의원인 존 맥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인 에드워드 케네디와 함께 미국 안보와 이민개혁 법안(Secure America and Orderly Immigration Acts)을 상정했다.

 

하원에서 이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오바마의 공화당 의원과의 힘을 합한 노력은 박수를 받았다. 맥케인은 이후 대선에서 오바마와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오바마는 이후 공화당 내에서도 보수파로 알려진 톰 코번 의원과 함께 연방 기금 책임 및 투명성법(Federal Funding 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Act : FFATA)을 상정해 이 법안이 통과되는 데 기여했다. 이 법안은 납세자들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온라인상에서 알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오바마는 이 밖에 리처드 루거 의원과 함께 ‘더 루거-오바마 법안’을 상정해 미국이 구 소련의 핵무기 사찰을 강화할 수 있도록 러시아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7년 1월 서명했다. 국제 관계 위원회의 위원이었던 오바마 상원의원은 2005년에 러시아, 동유럽, 중동을 방문해 미국과의 관계를 점검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케냐 가족.

 

2006년에는 아프리카를 방문해 아프리카인들의 삶의 실상을 정치인의 입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아프리카 방문 중 특히 동부 아프리카 방문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별히 케냐 방문은 마치 그가 할리우드 스타가 된 것처럼 국민의 환영 속에 이뤄졌다. 케냐는 그의 아버지인 버락 오바마 시니어가 태어나고 죽은 나라다. 버락 오바마 시니어는 케냐에서 고위관료였다.

 

미국내 이슈 중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해가 있었을 때 그에게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바 있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논란을 잠재웠다. 당시 제시 잭슨 목사를 비롯한 흑인 지도자들은 “흑인이 많은 지역에서 일어나 재해이기에 미국 정부가 늑장 대응을 했다”며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인종차별 논란으로 미국이 분열되는 분위기였다. 흑인 커뮤니티의 불만이 높았다. 이때 오바마는 한 TV 방송에 출연, “흑인이든 백인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동등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흑인만의 이슈는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잠재웠다. 그는 또 “인종적인 이유가 아니라 재정적인 이유가 늑장 대응의 주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이후 이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다. 나는 흑인을 대표하는 의원이라기보다는 일리노이와 많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대표이기에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과 행동은 많은 지지자를 얻도록 했다. 오바마는 미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바마의 대선 출마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연방 상원의원으로 2년을 보낸 오바마는 2007년 2월10일 대선 출마를 발표했다.

 

일리노이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이었기에 그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일단 민주당 내 경선에서 승리해야 했다. 최대 경쟁 상대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조 바이든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었다. 당내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후보들은 모두 떨어져 나갔고 힐러리 클린턴만이 유일한 경쟁상대가 됐다. 두 사람은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했다. 오바마는 과거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처럼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작은 액수를 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 오바마에 대한 정치 헌금은 주로 인터넷에서 이뤄졌다.

 

민주당 내 경선은 사상 첫 흑인 대선 후보가 나오느냐 사상 첫 여성 후보가 나오느냐의 관심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는 민주당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경선이 진행되면서 오바마는 존 케리 전 대선 후보, 크리스토퍼 도드 경선 후보, ‘상원의원의 사자’로 불린 에드워드 케네디 등으로부터 공식 지지를 받았다.

 

[2007년 미국 SNL에 출연한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기도 한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의 정치경력 부족을 주 공격무기로 삼았다. 클린턴은 전쟁을 잘 마무리할 사람은 국정을 오랫동안 지켜본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가는 곳에는 많은 군중이 모였다. 힐러리와 그의 측근들은 주로 인종 이슈를 들고나왔던 반면 오바마는 ‘미국의 변화’에 집중했다. 이때 이슈의 주인공이 된 인물이 있었다. 바로 오바마가 다녔던 시카고 교회의 담임 목사였던 제레마이아 A. 라이트였다. 그는 여러 차례 백인 사회에 대해 분노의 메시지를 던졌다. 유권자들은 “저런 목사가 설교하는 교회에 오랫동안 다녔고 그를 친구로 여기는 오바마가 과연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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