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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을 보면 왠지 마음이 아팠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30)은 ‘안와골절’ 수술 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여했다. 그가 월드컵에서 빠진다고 해도 그 누구도 욕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손흥민은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
서울아산병원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안와골절’은 안구를 감싸고 있는 뼈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부러지는 것이다. 이 뼈는 안구와 눈 속 근육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눈, 눈 주위, 뺨 등의 얼굴 부위에 충격이 가해져서 발생한다.
‘안와골절’은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이 손상되어 안구 운동의 장애와 복시(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서울아산병원은 설명했다.
손흥민은 ‘국민이 기뻐하신다면 나의 부상은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하며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했다.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교체 한번 없이 4경기 전체를 뛰었다.
부상 투혼이라고 하지만 혹여나 부상이 재발하면 축구 인생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인데 어쩌면 한국이 16강에서 탈락한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는 8강으로 올라갔어도 분명히 풀타임 소화를 했을 것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국보급’ 축구 선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본인이 주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뛰겠다고 했을 것이고 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국 대표팀 코칭스탭은 5경기 전 경기 풀타임 출장이라는 강수를 두었을 것이다. 그 어느누구도 손흥민이 쉬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는 없었다. 그는 모든 걸 자신의 어깨에 지고 월드컵이라는 여정을 마쳤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처럼 뛰기가 어려웠다. 몸싸움하기도 어렵고, 헤딩 경쟁도 할 수 없고, 조금만 누가 몸을 건드리면 수술 부위가 아팠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손흥민을 ‘못한다고’ 욕하는 네티즌도 있었으니 더더욱 마음이 아팠다.
차라리 16강에서 브라질에 진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손흥민에게 다행이 아니라 한국에게 다행이라는 의미다. 8강 진출이야 미래에 또다른 기회가 있겠지만 손흥민을 잃으면 한국 국민에게는 큰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매우 잘하는 한국 축구 선수’ 수준이 아니다. 그는 어쩌면 그 어떤 보물보다 귀한 국보이다.
국보가 망가졌는데 8강이 무슨 소용인가. 그를 쉬게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못한 게 참으로 미안하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