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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매회 반복)]
축구는 단순히 공을 차는 게임일 뿐일까요? 이 질문은 종종 축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열정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기됩니다. 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동안, "나는 축구 경기를 단 한 게임도 보지 않았다. 공을 여기저기 차며 네트 안에 넣는 것에 전 세계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한 미국의 지인을 기억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친구도 "공을 골대 안에 넣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서 사람들이 저렇게 난리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러한 견해들은 축구를 단순한 공놀이로 보는 일부 사람들의 관점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백만 팬들에게 축구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인생의 드라마를 구현하고, 팀워크, 전략, 인내, 그리고 끊임없는 경쟁 정신을 반영합니다.
축구는 인생과 마찬가지로, 성공을 위해서는 팀워크, 전략, 때로는 조금의 행운이 필요합니다. 이 게임은 협력, 열심히 일하는 것, 승리와 패배를 다루는 귀중한 교훈을 가르칩니다. 또한, 많은 문화에서 축구는 언어, 국적, 사회적 지위를 초월하는 통합의 힘입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함께 불러 모으고,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만들어냅니다.
축구의 매력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골을 넣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게임이 주는 건전한 흥분, 예측할 수 없는 결과의 긴장감, 그리고 전 세계 팬들의 공유된 경험에 관한 것입니다. 선수들과 팬들의 열정과 헌신은 축구를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 인간 경험의 고저를 포괄하는 세계적 현상으로 만듭니다.
8. 사우디 축구 이야기
사우디아라비아는 폐쇄적인 나라다. 선수들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아 소위 말하는 ‘해외파’가 거의 없었다. 자국 리그에서 워낙 고연봉을 받기 때문에 사우디 선수들은 외국으로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말도 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러시아에 0-5로 완패한 이후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는 여전히 해외파는 단 한 명도 없다. 폐쇄적인 사회처럼 축구도 세계화에 전혀 따라가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잡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일달러의 파워가 대단한 사우디는 대표팀에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하거나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선수단에 두둑한 보너스를 제공한다.
투자를 많이 하는 만큼 간섭도 심한데, 과거 사우디 왕가 사람이 브라질 출신 대표팀 감독에게 주전 골키퍼를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감독이 이를 무시하자 곧바로 해고해버리는 일도 있었다.
이렇게 간섭이 심하다보니 사우디에서 대표팀 감독으로서 1년 이상 버티기 쉽지 않다.
사우디에는 이슬람교의 성지인 ‘메카’가 있는 이유로 종교지도자들의 파워가 막강해 사회 전반에 엄청난 간섭을 하는데 축구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의 영향력으로 메카에서 축구경기가 열리면 반드시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끝내야 한다.
나라의 폐쇄성과 왕가의 간섭 그리고 종교적인 영향이 축구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우디는 몇 년 전부터 폐쇄성을 벗으려고 애를 썼다. 2018년 1월 사우디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축구경기 입장을 허용했다. 또한, 여성을 축구협회 내 위원으로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사우디는 탈석유 시대를 맞이하며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여성의 축구경기 관전을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운전면허증도 발급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작성한 사우디의 비전30 내용이다.
‘사우디 비전 2030’은 활기찬 사회(A Vibrant Society), 번영하는 경제(A Thriving Economy), 진취적인 국가(An Ambitious Nation)라는 3대 영역으로 구성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개혁하는 계획이다.
‘사우디 비전 2030’은 대외적으로 국제유가 하락 및 이란의 역내 정치‧ 경제 패권 국가로 부상하는 것에 대한 견제, 대내적으로는 높은 실업률 해소 및 신경제 성장동력 확보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한다면, 사우디는 향후 재정수지 악화 심화, 보유외환 감소 등으로 지속할 수 있는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기에 이에 따라 균형재정 유지 및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변화가 필수불가결한 요인으로 부상했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사우디 대표팀을 맡았던 네덜란드 출신의 판마르바이크 감독이 사우디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지만, 사우디는 그와 연장 계약을 하지 않았다.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은 최종예선 막판에 호주, UAE에 잇달아 패한 데에 기인한다고 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사우디 고위관계자가 코치진 구성 변화를 요구했는데 판마르바이크 감독이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판마르바이크는 사우디를 떠난 후 곧바로 호주와 계약을 했다.
사우디는 러시아 월드컵 2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패했고 3차전에서는 이집트를 잡고 24년 만에 월드컵 승리를 맛보았다.
사우디 축구의 첫 황금기는 1994년이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것. 특히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 벨기에, 모로코 등 강호와 한 조에 속했음에도 2승1패의 호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아마도 두 번째 황금기로 기록되지 않을까 한다. 사우디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아르헨티나와의 첫 경기에서 과감하게 수비라인을 올려서 상대의 속공 역습에 대한 차단을 포기하고 중앙만을 정복하는 용감한 축구를 선보였다. 일자 오프사이드 트랩을 전반전부터 후반전 중반까지 완벽하게 유지하며 아르헨티나를 격침했다.
이는 월드컵 개최 이후 92년 역사상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우디가 아르헨티나에 2-1로 역전승을 거두자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자국을 상징하는 녹색과 흰색 깃발을 흔들며 루사일 경기장 인근 거리를 가득 메웠다.
아르헨티나를 꺾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사우디는 경기 다음날(23일)을 공휴일(public holiday)로 선포했다.
사우디의 프랑스 출신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12년 잠비아를 예상치 못하게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르나르 감독은 앙골라와 코트디부아르, 프랑스, 영국, 알제리, 베트남의 클럽에서도 지도자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영웅인 인물이다. 2015년에는 코트디부아르의 감독으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으로 이끌며 두 나라를 이 대회 우승으로 이끈 최초의 감독이 된 바 있다.
언론에 따르면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될 뻔했다는 보도도 있다.
2019년 7월 사우디 감독으로 계약을 체결한 그는 아르헨티나 전 승리로 2027년까지 계약 연장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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