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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송호근 교수 "남대문 화재 생각나게 하는 의료사태"

등록일 2024년06월24일 18시3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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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서울대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이번 의료사태는 '남대문 화재'를 생각나게 한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이번 의료사태를 2008년 발생한 ‘남대문 화재’로 비유했다. 그는 남대문에 난 불을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쉽게 끌 수 있었지만 각종 법령 때문에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해 밤새도록 남대문이 타도록 했는데 이번 의료사태도 국보급인 의료분야가 아무런 대책 없이 타서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외국에 가보면 의료비용이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다. 내 지인은 미국에 연구 활동하러 갔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장기간 치료를 받았는데 10억이라는 비용이 나왔다. 다른 지인은 시바현 시바 대학에서 워크숍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스텐트 수술을 받고 입원을 했는데 1억원이 나왔다. 서울의대 교수에게 물었더니 한국에서는 700만원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이 엄청나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저렴하게 받고 있는데 그걸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국보급' 의료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의사 사회주의’라며 “의사에게 공익에 이바지 해야 된다라고 강요한다. 공익 요원으로 그들을 여긴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을 통해 싼 값에 최고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는 목회자가 아니다. 의사가 목회자처럼 되어야 한다는 그런 관념이 널리 퍼져 있다. 의사는 전문가 그룹이다. 국민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그룹이다”라며 정부나 시민들은 의료인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단순히 사태를 방치했다는 송 교수는 정부의 그간 대응은 '밀어붙이기'에 불과했고 이는 의료계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정부가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했다고 비판하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의료계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또한 정부가 의료계에 대해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공정위의 위협, 고발, 업무개시명령 등의 방식으로 의료계를 압박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며, 이는 전문가 집단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태도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정치권, 특히 국회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그는 국회가 의료 문제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정치권이 의료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단순히 구경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 대해서도 그는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했는데 국민 건강이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정치’가 한국에 없다고 했다. 의료계 안에 문제가 일어나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주기적으로 해결할 기구가 부재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의료 의료 대란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의료 정치를 통해 고령화 문제, 의료 재정, 의료 기술 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해결되도록 이끌어야 하는데 정치는 부재하고 국민은 ‘의사 사회주의’ 정서에 갇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가 반복해서 말하는 의사 사회주의를 다른 각도로 설명하면 “의사는 그곳에 항상 있어야 된다”이고 “의사는 영리를 추구하면 안 된다”이고 “의사는 저임금으로도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해야 하고” 등의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송호근 서울대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송 교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민정(醫民政) 특위' 설립을 제안했다. 의민정 특위는 의사, 국민,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상설 기구로, 의료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해결하는 플랫폼이다.

 

의민정 특위는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송 교수는 보았다. 의민정 특위는 정책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송 교수는 의민정 특위 등을 세움으로써 의료계, 국민, 정부는 그동안 노동 착취 수준이었던 전공의의 처우를 개선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전공의들의 사기를 높이는 정책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들에 대해 “일주일 노동시간 80시간에다가 월급 400만 원 정도 받는데 이게 이게 속없이 모자란다. 전공의들은 고급 지식을 가진 자들 아닌가. 그들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월급 400만 원을 주고 나머지 추가 노동에 대해서 병원이 추가 지급하면 형평성에 맞는 대우라고 할 수 있다.”라며 운영은 병원이 하고 정부는 통제만 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정부가 전공의들을 재정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송 교수는 강연을 마치며, 한국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의료계,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장을 통해 문제를 논의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료계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의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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