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다이어리를 시작하거나, 올해는 지속적으로 잘 쓰기 위해 마음 잡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미래저널이란 것이 있다. 저널이면 저널이고 일기면 일기지 미래저널이라? 미래를 준비하며 쓰는 것이라고 한다. 본 청소년 기자는 미래저널의 저자인 박병기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많은 사람이 일기(다이어리)를 쓴다. 다이어리는 무엇일까? 다이어리는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날짜별로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도록 종이에 묶어 놓은 것.`(표준국어대사전)이다. 그날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메모하는 것이 일기이다. 저널, 특히 미래저널은 다르다. 나를 깊이 알아가는 것이 주된 작성 목적이다. 내 삶에서 벌어진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나의 내면의 성품을 통해 해석하고 이를 기록하는 것이 미래저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매일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작성하는 것은 사소하게 보일 수 있지만 끈기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내면의 나에 대해 기록하고,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쌓아간다면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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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저널에는 '감사' 3가지를 쓰는 내용이 있다. `범사에 감사하라`, 매사에 감사하세요`라는 말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들이다. 일반적으로 그리고 미래저널에서는 왜 감사하라는 걸까?
테드(TED) 강의로 잘 알려진 [Grit]의 저자, 앤젤라 덕워스 교수는 매일 감사하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 저도 한 가지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는데요, 그로 인해 아침에 일어나는 게 달라졌습니다. 그 습관이 뭐냐하면, 지난 24시간 동안 가장 즐겁고 좋았던 것 세 가지를 떠올려 보는거에요. 우리 삶에 감사할 게 많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감사하는 루틴을 갖는 건 중요하죠."
전 세계 300만 명 이상이 수강한 예일대 수업 '웰빙의 과학'을 가르친 예일대 심리학 교수 로리 산토스 박사는 CBS 방송의 THIS MORNING 방송에 출연해 `감사는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래저널의 저자 박병기 교수와 박혜안 작가는 감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진부해 보이지만 시도해 보아라. 그렇지 않아도 `그지같고` 짜증나는 사회인데, 생각보다 의식적으로 좋은 점을 떠올리다 보면 또 그렇게까지 `그지같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의미하게 하루를 퉁치고 날려버려버리지 않는 것이다." (AI시대에 꼭 필요한 미래저널과 미래리딩, 박병기, 2021, p.24)
감사는 사람에게 행복,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마인드 등에 영향을 끼친다. 필자는 이렇게 감사가 가진 힘은 정말 크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저널은 감사 외에도 나는 누구인가, 선한 영향력 등 7가지 질문으로 구성된 저널이다.
미래저널의 저자, 박병기 교수의 인터뷰로 미래저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병기입니다. 저는 뉴저널리스트 투데이의 편집장이자, 미래교육 및 리더십 분야의 학자입니다. 저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www.linkedin.com/in/byung-kee-park-80a5931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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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저널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래를 품고 쓰는 저널입니다. '미래에는 어떤 사람으로 사는 게 가장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한 끝에 나온 저널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새뮤얼슨 감사는 행복을 [소비/욕망](소비 분의 욕망)이라고 했습니다. 소비가 높아지면 행복합니다. 그런데 덩달아 욕망이높아지면 소비가 아무리 자유로워도 행복하질 않습니다. 어떤 이는 1000만원만 있어도 행복한데 어떤 이는 1000억이 있어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욕망과 소비의 높낮이가 달라서입니다. 미래저널은 욕망 또는 소비를 조절하는 저널입니다. 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사람은 자신을 깊이 알면 알수록 욕망 또는 소비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특히 사회적 학습에 의해 만들어졌던 욕망/소비가 줄어듭니다. 미래저널은 자신을 알아가는 저널이고 욕망/소비를 줄이는 저널입니다. 사람들은 그러나 소비에만 집중해 그것을 위해 1억, 10억, 100억을 가지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100억을 가지면 행복할까요? 욕망이 낮으면 행복하겠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 욕망이 더욱 높아집니다. 욕망을 욕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나를 알아야 행복지수가 높아집니다. 저는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행복합니다. 물론 가진 게 없으면 불편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행복합니다. 나를 잘 알게 된 후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미래저널을 쓴 저자로서 저널링을 무엇으로 생각하시나요?
저널링은 일기와는 다릅니다. 특히 미래저널링은 더 다릅니다. 일기는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지만 저널링은, 특히 미래저널링은 정확한 목적이 있습니다. 나를 아는 것, 내가 사는 이유를 아는 것, 선한 영향력을 아는 것입니다. 일기는 그날그날 나의 마음을 담는 글이라면 미래저널링은 미래를 위해 나의 철학과 세계관을 담는 글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널링을 한 내용을 SNS 등에 공유하라고 합니다. 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미래저널을 쓰신 목적, 계기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미래교육과 언론을 세우기 위해 지난 2016년 한국에 왔습니다. 첫 번째 단계가 미래교육을 세우는 것이었는데 기존의 미래교육에 본질이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교육을 온통 디지털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가면 학생들이 공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디지털 기술은 인공지능이 더 잘 습득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디지털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AI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하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꼭 필요한 것은 인간의 본질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본질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인공지능에 밀리면서 허무주의에 빠지고 인간의 역할은 이 사회에서 크게 줄어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질이 부각되면 인공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을 넘어설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고 인간은 인공지능을 지배하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본질은 인간 안에 있는 성정을 말합니다. 인공지능이 착할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에 양심이라는 게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서번트 리더가 될 수 있을까요? 인간의 본질을 알려면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래저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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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저널, 다이어리들과 미래저널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도 제자들에게 저널링을 하게 합니다. 저는 이 작업이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이는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깊이 생각을 하고 답하도록 질문을 보냅니다. 그건 미래저널과 유사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고요. 미래저널은 같은 질문이 매일 반복된다는 것이 다릅니다. 그게 힘든 점이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매일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답하다 보면 좀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쓰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런 사람은 미래저널을 안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땅을 팔 때 좀 더 깊이 파야 하는데 그래야 더 깊은 곳에서 석탄이든 금광이든 건져낼 수 있는데 같은 깊이로 계속 흙을 퍼낸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 미래저널입니다. 깊이 들어가면 본질을 발견하게 됩니다.
- 미래저널을 작성할 때 유의사항이 있을까요?
일단 과제라고 생각하면 거기서부터 틀렸습니다. 하지만 재미나게 쓰면 의미 있는 활동이 됩니다. 인생의 본질을 생각하는 걸 과제로 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정말 내가 인생과 인간을 알고 싶어야 합니다. 알고 싶지 않으면 미래저널의 글은 마치 옛날에 우리가 방학 숙제로 일기를 매일 써야 하지만 방학 마지막 날 한꺼번에 쓰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재미있어야 합니다. 이걸 써야 하루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 미래저널 안에 데일리 다이어리 (Daily Diary) 라는 파트도 있던데,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데일리 다이어리는 하루 또는 이틀 동안의 일과를 적으면서 메타인지를 높이는 것입니다. 여기에 인생 전반을 보면서 오늘 또는 내일을 기록합니다. 내 인생을 고공에서 보는 훈련입니다. 오늘 내일의 일만 적는 게 아니라 일주일, 한 달 그리고 인생 전반을 생각하며 적는 것이기에 재밌게 하면 메타인지가 매우 높아집니다.
- 미래저널 속 미래저널과 지정의 학습을 통해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을 키워내시겠다고 목표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인가요?
'너 도대체 뭐야?' 그런 말을 듣는 사람입니다. 어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니? 어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니? 그런 말을 듣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나는 내 행동이 특별하지 않은데, 당연히 해야 할 걸 하는데 왜 저렇게 특별하게 생각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뻔한 삶을 살지 않고 다른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입니다.
- 마지막으로 미래저널의 저자로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래저널을 쓰자고 4년쯤 외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래저널을 쓰면서 인간의 본질을 발견해 새로운 시대의 리더가 되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리더가 많이 탄생하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리더,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리더,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서번트 리더가 많이 탄생하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에 좋은 리더가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마치 K팝 스타가 줄줄이 탄생하는 것처럼 그렇게 뛰어난 리더들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습니다.
- 바쁘실 텐데,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자 후기]
미래저널은 단순한 다이어리, 저널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와 삶을 위해, 나 자신을 알기 위해, 결국 행복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
필자는 미래저널을 작성을 약 2년 동안 직접 경험했다. 내가 미래저널을 작성하며 가장 크게 변화된 것은 `긍정`인 것 같다. 특히 감사 질문을 통해 평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감사하며,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고, 사람, 동물, 식물, 미생물, 현상까지 정말 많고 다양한 것들에 대해 감사를 느끼게 되었다. 또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해왔는데,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을 바라보며 닮아가고, 내가 `왜` 사는지, 왜 공부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답을 적어가고, 화났던 일을 적어가며 나 자신을 공감할 수 있다. 그렇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2023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이번 한 해 미래저널을 작성하며 하루하루를 가치 있고 의미 있게, 행복한 2023년을 보내면 어떨까?
미래저널과 미래리딩
출처 : AI시대에 꼭 필요한 미래저널과 미래리딩, 박병기, 거꾸로미디어,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