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MSNews 화면 캡처
'컴맹'은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컴맹'이었던 대만인 65세 할머니 창이슈(대만)씨가 지난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소개됐다. 창이슈 할머니는 훙광에버그린게임단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다.
창이슈 할머니의 소속팀인 훙광에버그린게임단은 멀티미디어게임개발응용학부의 황젠지 교수가 62~69세 노인들을 모아 창단한 팀이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의 평균 나이가 20대인 것을 감안할 때 60대에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손가락 컨트롤, 상황 파악, 빠른 두뇌 회전 등이 필요한 e스포츠이기에 어린 선수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종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컴맹`이었던 65세 창 할머니는 어떻게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었을까? 게임은 노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창 할머니는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이 더 좋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게임이 뇌 사용에 도움이 되고 손재주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또 창 할머니는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행복했다"라고 전했다. 창 할머니는 게임을 할 때 단순한 `즐거움`,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뇌를 더 사용하면서 팀원들과도 함께 플레이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
기자는 이것이 게임(e스포츠)의 순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치매`로 예를 들어볼 수 있다. 특히 노인성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는 뇌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며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뇌세포를 더 활성화한다면 예방이 가능하다. 뇌세포를 활성화하고 더 강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걸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 그 자극을 게임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는 것이다. 노인분들에게는 게임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독일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연구소(the Max Plank Society)`는 `네이처`를 통해 지속적으로 게임하는 것이 두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창 할머니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창 할머니는 "힘들지는 않지만 `지고 싶지 않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라며 "나는 지금까지 오래 살아왔고, 상대가 날 이기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극복해냈다"고 전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은 승패로 결과가 나오는 게임이다. 특히 5:5 팀 게임이기에 더 많은 승부욕이 유발된다. 창 할머니의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그에게 열정을 불어넣어주었다. 롤드컵(LoL세계대회) 우승팀 DRX 소속의 데프트(김혁규) 선수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은 마음`이라는 말을 하며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뜨거운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스트레스 해소, 지능 발달 등등 게임 안에는 다양한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게임은 순기능만큼 역기능도 많이 존재한다.
창 할머니의 팀의 코치 에고 슈는 타이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많은 팀원들과 함께하기에 우리는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배틀 토너먼트의 주요 목표인 살인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며 "게임 할 때 캐릭터를 죽이는 대신 그들이 게임을 즐기도록 했다. 캐릭터를 죽이는 것이 그들에겐 우울증을 유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훈련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게임은 졌을 때보다 이겼을 때 더 재미있다. 특히 배틀 토너먼트 게임은 이기기 위해 상대방을 처치해야 한다. 이런 게임 방식을 통해 오히려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역기능이 된다. 그래서 올바른 생각, 인식이 필요하다.
또 게임의 역기능 속 가장 큰 요인은 `게임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게임의 몰입하는 정도가 극대화 된 것을 `게임 중독`이라고 설명한다. 게임은 사람에게 초월적 경험을 준다. 초월적 경험은 무엇일까? 쉽게 설명하면 집중하고 몰입했을 때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경험이 바로 초월적인 경험이다. 게임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초월적 경험을 하게 된다면 계속 하고 싶어진다. 자연스럽게 중독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조절하고 절제할 수 있는 그런 자제력이 필요하다.
훙광에버그린게임단은 62~69세 노인들을 위해 `즐거움`을 더 연결하여 게임의 역기능들을 조절하는 훈련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60대 프로게이머 소식과 함께 4차산업혁명 시대 속 `게임(e스포츠)`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게임(e스포츠)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인식하고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