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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도박 연계 승부조작은 용서 안 된다 [Soccer]

역대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피트 로즈도 여전히 영구제명 상태

등록일 2023년04월01일 07시2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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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피트 로즈(왼쪽)와 LA 다저스의 전설 스티브 가비

 


 미국은 자연스럽게 스포츠 경기에 베팅(betting)을 할 수 있는 나라다.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을 하는 사람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사람이 있고 경기를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 스포츠 베팅하는 특이한 사람도 있다. 신기하게도 미국 스포츠는 이런 도박을 장려한다. 한때 슈퍼볼 광고로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소개됐을 정도다.
 

 미국은 그러나 경기와 관련된 사람들이 도박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한다. 이는 승부 조작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대학 농구 선수는 수십만 달러의 도박에 참여한 갬블러로부터 뒷돈을 받고 적당히 뛰면서 팀의 패배를 유도한 적이 있는데 그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당 선수는 농구계에서 영구 추방됐다. '전설적인 안타제조기' 피트 로즈는 자신이 감독했던 경기에 베팅한 것이 밝혀져 야구계에서 쫓겨난 바 있다. 


 피트 로즈는 전설적인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였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낸 선수였다. 4,256개의 안타를 때려내, 타이 콥의 4191개를 2위로 밀어냈다. 그리고 그는 최다 출장, 최다 타석, 최다 타수, 최다 아웃의 기록도 갖고 있다. 그의 명예의 전당행은 떼놓은 당상이었다. 그런데 승부조작과 연관된 베팅에 참여한 것이 1989년 발각되며 야구계에서 영구 제명됐다. 


 선수가 도박에 참여하는 것은 도덕성과 진실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도록 하고 이는 승부 조작 가능성을 야기한다. 신시내티 레즈 감독 시절 로즈는 1987년 52게임에 경기당 수천달러에 달하는 베팅을 했다. 자신이 지도하는 팀의 승리하는 쪽으로 베팅해서 승부조작은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선수나 감독이 도박에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도 그랬기에 지금까지도 복권하지 못하고 있다. 
 

 ESPN은 그가 선수 시절에도 스포츠 도박에 자주 참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박의 사전적인 의미는 '요행수를 바라고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일에 손을 대는 일'이다. 법률적인 해석을 찾아보면 도박은 '재물을 걸고 우연한 승부에 의해 그 재물의 득실(得失)을 결정하는 것'이고 여기서 '승패의 우연성'은 도박의 핵심이다.

 

 카드놀이, 화투, 로또 등은 일종의 도박이다. 그러나 판돈이 크지 않거나 정부에서 인정하는 도박은 '놀이'로 여겨진다. 직장에서 슈퍼볼 경기가 열리기 전, 10달러씩 주머니에서 꺼내 승패나 스코어를 맞춘 사람에게 돈을 몰아주는 것은 일종의 불법 도박이지만 사회적 통념상 '놀이'로 간주한다.

 

 정부에서 판매하는 로또를 구입하는 것 역시 합법적이다. 이러한 도박이 정부의 승인 없이 조직화하면서 동시에 판돈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큰 건'이기 때문에 경찰과 검찰이 관심을 보이고 수사에 들어간다.

 

 스포츠 도박은 다른 도박처럼 '승패의 우연성'에 돈을 거는 것이다. 스포츠 도박은 카지노에서 합법적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내에서 스포츠 경기 결과에 돈을 거는 것은 합법적이다. 스포츠 도박의 가장 큰 문제는 자칫 잘못하다간 재산을 탕진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가하지만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라는 교훈을 합법 도박에 참여하는 사람은 기억해야 한다.

 

 스포츠 도박에서 도덕적으로 위험하다고 보는 또 다른 것은 바로 해당 스포츠 종사자가 참여하는 것이다. 야구 관계자가 야구에 돈을 거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야구 관계자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베팅했다고 하자. 합법적인 장소에서 도박을 했기 때문에 형사 처벌될 일은 아니지만, 베팅을 한 사람은 야구계에서 쫓겨나게 된다. 피트 로즈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또한 스포츠계에서는 다른 종목에 돈을 거는 행위조차도 비윤리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Photo by Shutterstock. 웨인 그레츠키와 그의 아내 재닛 존스

 

 

 웨인 그레츠키는 NHL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다. 그도 수년 전 도박에 연루된 적이 있었는데 자신이 직접 그렇게 된 것은 아니고 그의 아내인 재닛 존스(배우)가 연관되어 있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뉴저지주 경찰국의 간부인 릭 푸엔테스에 따르면 표적이 당시 조직된 도박 사조직이 건 판돈은 17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박은 NHL와 직접적으로 연루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레츠키 아내의 스포츠 도박 참여는 남편의 이미지를 망가뜨렸다. 그레츠키는 그런데 2020년대에 스포츠 도박 관련 회사와 자신이 직접 연관되면서 갬블링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이미지가 더욱 망가졌다. 

 

 최근 한국 축구계가 2011년 축구 도박과 연관된 승부조작 사건을 일으킨 50여명을 사면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없었던 일”로 돌려 비난의 중심에 섰다. 승부조작은 해당 스포츠의 진실성을 망가뜨리는 최악의 행위다. 피트 로즈와 같은 역대 최고의 타자도 복권이 안 되었는데 은근슬쩍 축구 도박에 연루된 이들을 사면한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은 지혜롭지 못했다. 

 

 이 사건은 로즈의 도박, 그레츠키 아내의 도박보다도 심각한 일이었다. 선수들이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직접 연루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로즈를 영구 제명하고 절대 복귄 시켜주지 않은 것처럼 승부조작에 연루된 이들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복권/사면을 해주면 안 된다. 복권/사면은 팬들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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