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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는 이유

'결기'에 찬 그의 모습에 희망을 거는 시민들 때문에

등록일 2024년03월12일 15시3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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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대기하며 기다리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

 

“저는 조국 청문회에서 쓴소리를 하고 공수처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서 징계받고 쫓겨났습니다. 권력을 쥔 친문의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제가 청와대를 찾아다니며 조국 장관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충언할 때 제 옆에 함께있던 사람이 조응천, 박용진이었습니다. 박용진은 방탄 국회에 협조하지 않고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하겠다고 위장 탈당하는 행태에 반대하다가 찍혔습니다.”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공천 탈락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자 12일 오전 9시 40분 국회 소통관 중앙에 섰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는 중 장내는 웅성거렸다. 바로 다음 기자회견이 조국 대표(조국혁신당)의 회견으로 잡혔고 평소에 비해 훨씬 많은 기자가 몰려들었다. 

금태섭, 조응천 최고위원의 회견 내용은 눈 밖에 나고 말았다. 이들은 집중력을 잃은 후 성명서를 서둘러 읽고 회견을 마감했다. 

곧바로 등장한 인물은 얄궂게 조국 대표였다.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고 금태섭, 조응천 의원은 조용히 회견장을 떠났다. 오전 10시 회견이었지만 조금 일찍 회견장에 도착한 조국 대표는 장내에 있는 모든 기자와 악수를 하고 아이콘택을 했다. 그러는 중 금태섭, 조응천 의원은 백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었다.

필자는 금태섭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최근 들어 조국이 정치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한 약간의 공감이 생겼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검찰 독재를 중단하려고 정치권에 나섰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살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공감대에 반 발 정도 들여놓았다. 그게 그가 사는 유일한 길이라는 공감대였다. 

조국은 윤 정권과 현 검찰 체제하에서 끊임없이 조사를 받아 왔다. 자녀는 그동안 받은 모든 학위를 내려놓았고 아내는 징역살이를 하다가 얼마 전 건강악화로 가석방되었다. 조국 본인은 대법원의 결정을 눈앞에 둔 피의자다. 이렇게 가다간 영혼까지 털릴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던 것 같다. 과거 잘못한 것은 모두 잘못으로 인정하면서도 검찰이 자신과 주변을 계속 파헤치는 것을 중단시켜야 자신과 민주주의가 산다고 보았고 급기야 조국혁신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검찰이 그를 집중 조사하게 된 것은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부임했을 때 ‘검찰 개혁’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믿는다. 당시 검찰 측은 술렁거렸고 이후 윤석열 검사를 중심으로 그의 비리를 파헤치던 중 자녀의 학사비리가 ‘발굴’된 것이고 추가 비리로 의심되는 내용들도 마찬가지였다. 

홍준표는 2021년 7월 "조국 수사는 과잉수사"라고 하면서 "조국 동생을 구속하고 5촌 조카 구속에 딸 문제도 건드렸다"고 윤석열을 비난했다.

조국은 최근 MBN TV와의 인터뷰에서 수사의 과정과 창당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저를 포함해서 가족들이 다 수사를 받았고, 친구 지인을 포함해서 다 안 세어봤지만, 압수수색만 백 번은 받은 것 같다. 다 합해보면, 친구 지인까지 다 합하면, 그런 것들이 정말 힘든 일이었고, 그 속에서 저만 아니라 가족들도 기소되고 수사 받고 이게 고통스럽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담담하게 말을 하고 있지만, 그리고 제가 또 유죄판결을 받았고, 대법원에서 상고 중인데, 그렇지만 제가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제 자신의 고통 분노 울분을 풀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제가 받은 시련이나 고통은 제 개인.. 또는 제 가족이 별도로 감당을 해야 되고, 제가 정치를 해야겠다. 정당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윤석열 정권 들어서고 2년이 흘렀다. 1년 후에 보니까, 첫째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데 민주공화국의 가치가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고 저는 본다. 진보, 보수, 좌·우 문제가 아니라 이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건데, 예를 들어서 육사에 홍범도 장군 흉상을 뽑아서 옮긴다는 것, 그런데 갑자기 홍범도 장군이 빨갱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거 보수 정부에도 그대로 놔뒀던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 거냐. 또 중국과 러시아 같은 경우가 큰 경제시장인데, 이데올로기에 특히 친미, 친일 이데올로기에만 빠져가지고, 중국과 러시아를 스스로 끊어버린다. 수출이 엉망이 된다. 수출이 엉망이 되니까 우리나라에 모든 사람들이 먹고 사는 게 힘들어진다. 즉, 경제적으로 자해 행위를 하고 있다. 이런 게 앞으로 3년간 계속 된다면, 우리나라에 정치적으로 민주공화국의 가치가 무너진다는 것 외에, 당장 대한민국이 OECD 국가에서 아주 높은 수준의 경제 대국인데, 한국 국민들의 먹고 사는 민생 복지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매우 걱정되고, 쉬운 말로 나라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이제 조국혁신당 만들고, 대중적으로도 알려진 구호가 3년은 너무 길다인데, 3년이 너무 길게 느껴지고 이 상태로 3년을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것인가?(라고 질문을 하게 되었다)”

기자회견 중인 조국 대표. Photo by NjT.

 

 

그런 뜻으로 세운 조국혁신당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그야말로 고공행진 중이다. 왜 이렇게 높은 지지율이 나올까?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새로운 지지층이 조국신당으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있으면서 염증을 느끼는 사람이 나오는 것이고, 거기서 더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해야 한다는 사람은 많지만 ‘문재인 정부 때로 돌아가자, 민주당 180석 도로 만들어주자’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다. 그런 분들이 민주당에 표 주기 어려우니 조국신당까지 온 건데, 선거전까지 저희가(개혁신당이) 좋은 모습 보이면 (저희 지지자가) 더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세워진다는 소문이 났을 때 더불어민주당 측은 처음에는 조국혁신당과 같이 가지 않을 것과 같은 스탠스를 보였지만 워낙 신당의 지지율이 높다 보니 조국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던 것이다. 

조국 대표는 이날 국회소통관에서 모든 기자와 악수할 때 필자도 악수하며 그의 눈빛을 보았다. 여전히 한편(머리)에서는 금태섭 위원의 말이 100%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가슴)에서는 조국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느껴지던 차에 그의 눈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단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결기’가 느껴졌다. 갑자기 ‘결기’라는 단어가 떠올라 단어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1. 못마땅한 것을 참지 못하고 성을 내거나 왈칵 행동하는 성미 2. 곧고 바르며 과단성 있는 성미.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조국 대표에게서 느껴졌다. 

아마도 10% 이상의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이유도 그 ‘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는 많은 국민에 상처를 주는 일로 지탄을 받는 게 마땅했다. 그러나 과오 이상으로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친지들의 사생활이 파헤쳐지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여 측은지심도 동시에 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의 표현처럼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판단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공격하며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로 결심하고 조국혁신당을 세웠다. 

12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최근 조국혁신당에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관심에 깊이 감사드린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 이동하겠다”라는 말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을 어떤 자세로 공격할지 설명하면서 카운터어택의 구체적인 계획안을 밝혔다. 

조국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차로 윤 대통령을 공격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했다.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자.

“지난 주말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무도함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이종섭 전 장관의 해외 도피이다. 이종석 장관은 채상병 사건 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출국금지 상태였다.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 금지 해제는 범인 도피죄에 해당된다. 이에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고발했다. 수사의 핵심 당사자가 백주대낮에 떳떳하게 출국하는 일이 검찰 독재 정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핵심 피의자를 정부가 나서서 도피시킴으로써 윗선의 책임을 은폐하겠다는 무도한 행태이다. 저희는 즉각 고발장을 접수하였으며 끝까지 진상을 밝혀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점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리고 그는 한동훈 위원장을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선전포고2를 했다. 

“(다가오는)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 조국혁신당 1호 특검 발의이다.”

그는 이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러 범죄 의혹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던 검찰 독재의 황태자 한동훈 대표가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공정하게 수사받도록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행동이다. 국민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한동훈 대표에 대한 특검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개헌 즉시 정치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딸 논문 대필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고자 한다. 


두 번째 특검은 윤석열, 한동훈의 지시를 받아 유시민, 최강욱, 뉴스타파 기자 등을 피고발인으로 하여 제기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공무상 기밀 누설,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사건 그리고 윤석열 총장 정직 2월 징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대리인을 교체하여 항소심 해소를 초래한 일이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익을 위하여 상고를 포기하였다는 의혹에 관한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사건 등 사건이다. 셋째, 한동훈의 딸 알렉스 한 논문 대필, 해외 웹사이트에 표절, 봉사활동 시간 2만 시간으로 부풀려 봉사상 등 수상, 전문 개발자가 제작한 앱을 직접 제작한 것처럼 제출 등을 실행했다는 의혹에 관한 업무방해죄 등 사건 넷째, 앞선 3가지 의혹 등과 관련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은 조국의 딸 조민과 비슷한 수준의 학사비리의혹이 한동훈 위원장에게도 있다고 조국 대표가 주장한 점이다. 조국 대표는 최근 전남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을 만나게 되면) 장관 시절 따님 입시비리 11개가 모두 무혐의 처리된 것에 대해 물을 것이다. 또한, (채널A 사건 관련) 왜 전화번호 관련해서 공개를 안 하시냐, 60장 사진이 뭐냐.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공수처에서는 손주성, 한동훈 두 분이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뭐냐'라고 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 자녀와 관련된 의혹은 무혐의 처리 되었는데 검찰에서 봐주기 수사가 진행됐을 수 있으니 특검을 하자는 게 조국 대표가 주장하는 ‘한동훈 특검법’의 핵심요지다. 

굉장히 센 카운터어택이다. 

조국 대표는 마무리하는 말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 특히 검사 출신 대통령이라고 하여, 검사 출신 집권 여당의 대표라고 하여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선택적 수사에 골몰하는 정치 검찰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필요하다. 조국혁신당이 맨 앞에 서겠다. 오늘 조국혁신당은 국민 여러분들께 한동훈에 관한 고발 사주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한동훈 위원장 딸 논문 대필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하겠다고 약속드리며 이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건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22대 국회에서 총력을 기울이겠다.”

백브리핑을 하고 있는 조국 대표. Photo by NjT

 

그는 현재의 권력구조를 완전히 타파하기를 원한다며 다음 말로 회견을 끝맺었다.

“한동훈 특검 발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대통령이 나서서 관권 선거를 일삼고 끊임없이 야당 대표의 먼지를 터는 일에만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조국혁신당은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선명하게 행동하게 된다. 조국혁신당은 검찰 독재 조기 종식을 향한 최일선이자 민주진보 세력의 승리의 예인선이 되겠다. 3년은 너무 길다. 다시 국민이 승리하는 역사를 조국혁신당이 만들어 나아가겠다. 주인공은 국민 여러분들이다.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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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 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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