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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결혼 기피? 남성들도 기피하는 이유 [김헌식 칼럼]

-미래세대의 결혼 문화

등록일 2023년07월14일 18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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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최근 한 방송사 기자가 전화했다. 오늘 통계청 발표가 있었는데 남성들 가운데 결혼 경험이 없는 비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 그 이유를 문화적으로 해석하면 어떠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미혼 남성 증가에서 문화적 요인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일단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25~49세 한국 남성의 절반가량은 결혼 경험이 없었다.

 

2020년 기준 25~49세 인구 가운데 남성은 47.1%, 여성은 3명 중 1명, 구체적으로 32.9%가 결혼 경험이 없었다. 이런 현상을 분석하는 기준으로 경제력에 따른 여성의 선택을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즉, 경제력이 미흡한 남성들을 여성이 기피를 해서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불안정한 직종, 비정규직의 증가 현상과 맞물릴 수 있다고 본다.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비정규적이나 작은 조직에서 일하는 남성을 피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여성들이 속물들로 생각된다. 하지만 반드시 이렇게만 볼 수는 없는 점이 있다. 우리보다 먼저 이러한 현상이 있던 일본을 통해 견주어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는 초식남 개념이 등장한 적이 있었는데, 세상에는 연애에 관심이 없는 남자들이 대거 등장한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여성들이 문제 제기한 현상으로 젊은 남자들이 여자친구를 사귀지도 않고 데이트에 돈을 쓰지도 않았다. 거꾸로 이때 한류 스타들이 주목을 받았다. 여성을 위해서라면 지고지순한 K 콘텐츠 속 모습이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용어도 아니고 초식남이라고 부른 이유는 거의 성욕이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듯싶어서였다. 이때 그들에게 섹스리스라는 말이 회자 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연애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결혼에도 관심이 없었다. 왜 그들은 연애는 물론이고 결혼에도 관심이 없었을까?

 

그것은 아버지 세대에 대한 반면교사였다. 전후 경제 성장기에 밤낮없이 일했던 일본 아버지들은 황혼 이혼에 직면했다. 가족을 위해 한평생 노동에 시달렸지만, 남은 것은 재산은 물론 가족조차 없었고 질병과 고독만 가득했다. 따라서 그 아들 세대는 아버지 세대와 같이 살지 않기 위해서 초식남을 자처했다. 어떻게 보면 가부장제 사회의 그늘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가부장제는 남성에게 매우 유리한 것 같지만, 가부장의 역할에 충실해지려 한 남성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게 되었다. 시대적으로나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남성들도 가부장제의 틀에서 벗어나고 자신을 스스로 가부장제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 즉 권한도 없는 책임을 포기한 것이다. 한편,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불리하다지만 그 가부장제가 주는 편익이 여성에게 있었다. 폐해는 줄이고 편익은 늘려야 맞는데 단번에 사라지면 난처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자. 2021년 10월, 취업 사이트가 30대 미혼 남녀 548명(남성 295명, 여성 253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들은 결혼 계획이 없는 이유로 ‘혼자가 편해서’(54.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결혼 이후 각종 의무와 책임, 양육과 부양 등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로 읽을 수 있다. 2021년 여가부 조사를 봐도 여성보다 남성은 가족 생계 부담(남성 23.0%, 여성 6.8%) 및 결혼 비용 부담(남성 20.5%, 여성 8.5%)이 높았다. 자녀 출산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남성은 자녀 양육·교육 비용 부담이 여성에 비해 높았다. (남성 46.1%, 여성 28.2%).

 

특히 남성들의 경우 집은 남성이 마련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문화의 부담감을 느낀다. 더구나 그 집의 소유권은 동등하게 여성에게 돌아간다. 아들을 둔 부모의 집에서도 마찬가지로 집 마련에 부담을 느낀다. 이러한 점은 가부장제 문화의 유습이 21세기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가부장제에서는 가부장인 남성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며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자녀를 출산할 배우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아이를 원하지만, 배우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더구나 남성의 권한은 덜하며, 가사 노동도 같이 분담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예전보다 결혼으로 얻는 편익이 더 적다고 생각한다.

 

더는 사회 문화적으로도 홀로 사는 남성에 대해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종 편의시설은 남성도 충분히 혼자 살 수 있게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특히, 고학력에 안정된 직장과 선망의 직업을 갖는 남성일수록 결혼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다. 이러한 남성들은 거꾸로 여성들이 원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들은 초식남이 되는 것이다. 물론 가난한 남성들은 결혼을 원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여성과 매칭이 불일치 하는 점이 있다. 이런 남성일수록 여성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문화적 자세를 통해 경제적 미흡함을 극복해야 한다. 결국, 21세기에도 음양의 권리는 지속하고 있다. 다른 점이 아니라 서로에게 없는 것을 상호 보완해 주려는 태도가 없는 한 남녀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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