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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 사람을 키우는 비용 VS AI의 비용?

-환경 오염을 넘는 AI 세대 필요

등록일 2023년05월05일 09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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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가상 인간은 실제 인간은 아닐뿐더러 로봇도 아닌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버추얼 이미지 영상콘텐츠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가상 인간은 두 가지 기술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다. 하나는 이전에 없던 형태에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두 새롭게 만들어내는 풀 3차원(3D) 기술 기반이며 다른 하나는 원래 존재한 이미지상에 AI를 매개로 눈, 코, 입을 바꾸는 2차원(2D) 딥페이크 기술이다. 가상 인간을 통해 모델로 활동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돌 그룹 활동까지 하게 하는데 모두 비용이 들어간다. AI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만드는 가상 인간은 이르면 하루 만에도 제시할 수 있다. 제작비용은 500만~1천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 가상 인간을 생각한다면 제작 기간 1년 이상이 걸리고 최소 비용 5억 원 이상이 들어가게 된다. 물론 하나의 가상 인간에 들어가는 비용이기 때문에 여러 명이면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아이를 키우는 비용보다 더 많다. 은행권 등에서는 이러한 비용을 산출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 <동아일보>가 양육비 계산기 사이트에 따르면 아이를 키우는데 약 3억8198만 원으로 집계됐다. 모든 소득 구간의 평균에 해당하는 한 가구 기준이며, 기간은 아이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킬 때까지였다. 필요한 돈은 미취학 양육비 6860만 원, 사교육 등을 포함한 교육비로 초등학교 9250만 원, 중학교 5401만 원, 대학교 8640만 원 등이었다. 정부기관이 분석한 것은 이보다 적을 수 있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보고서를 통해 자녀를 양육하는데 1명당 월평균 72만1000원을 지출했다. 대학교 졸업할때까지 1억9천8백 72만원이다.

 

가상인간 움직임을 정교화하려면 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럴수록 장기간 제작해야 한다, 이럴 때 최대 9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든다고 알려졌다. 한국에서 로지, 한유아 등이 주목받았는데 이 모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3D 기술 체계의 '고비용 가상인간’이다. 특히 3D 모델링 기술은 애니메이터와 엔지니어가 작업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이다. 제작하는 담당 인력의 숙련도나 해당 분야에 이해도에 따라 그 수준의 유지와 발전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비용과도 밀접하다.

 

가상 인간이라고 하는 이미지 영상콘텐츠를 살폈지만, 인공지능은 말할 것도 없다. 구글 딥마인드사가 바둑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AlphaGo) 개발을 위해 사용한 금액이 약 240억 원 정도로 추산되었다. 바둑만 두는 인공지능이었다. 오픈 AI가 챗GPT를 개발하면서 들어간 장비 비용만 약 8000억 원이었다.

 

사실 이런 제작비용만이 아니라 유지비용도 들어간다. 애초에 알려진 바로는 챗GPT 가동에 하루 전기료만 5000만 원이다. 한 달이면 150억 원 정도다. 한국 같은 나라에서 가능한가를 물음도 나왔다. 2023년 12월,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오픈AI이 챗GPT를 단 하루 운영 비용이 최소 10만 달러(약 1억 2705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하기도 했다.

 

알파고(AlphaGo)는 기보 즉 바둑 게임 기록 16만 개를 학습했다. 사실 학습이라는 말은 사람에게 해당할 수 있고, 트레이닝 즉, 훈련이었다. 16만 개의 학습량을 이를 사람과 비교하면, 사람이 하루에 5시간 동안 175년 이상 게임을 해야 할 만큼의 양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에너지, 전력량도 대단하다. 학습량에 투입된 에너지를 산정해 보면 4×1010줄(J)이다. 보통 성인이 10년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데 쓰일 에너지양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뇌보다 너무나 월등한 슈퍼컴퓨터라고 해도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쓴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는 인간이 더 낫기 때문이다. 미국의 슈퍼컴퓨터 '프론티어(Frontier)' 중량은 3700㎏에 이르고, 사람의 뇌보다 백만 배나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쓴다.

 

이 때문에 전기를 먹은 하마 인터넷데이터센터(IDC)라는 말도 있다. 2021년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은 전 세계 전력소비량의 약 1.1%에 이른다. 영국의 총 전기소비량에 비근한 양이다. 또한, EU Commission study 2020년 보고서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 EU 전체 전기소비량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가 있다. 기관별 방법론에 따라 다르지만 2025년~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리라는 것이다. 최소 8%에서 최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급격한 기후변화이다.

 

대화형 인공지능의 등장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이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을 관련 업계에서는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더 많은 전력 소모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이 되는 상황이다. 사실 전력을 만드는데 많은 자원 즉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다. 인공지능 사용이 더 많이 늘어나면,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고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게 된다.

 

2019년 엠마 스트루벨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연구진은 관련 논문에서 AI 모델을 한번 훈련할 때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총량을 계산했다. 구글의 AI 모델 버트(BERT)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38파운드(652kg)에 이르렀다. 이 정도의 양은 항공기가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왕복으로 운행하며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같다. 미국 자동차 5대가 평생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총량과도 같다.

 

버지니아 디그넘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도 ‘AI의 환경 발자국’이라는 논문에서 AI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고 했다. 아울러 음성인식 앱이나 넷플릭스 콘텐츠를 알려주는 알고리즘에서도 상당한 양의 탄소가 배출한다고 밝혔다. AI 컨설팅 회사인 알파벤처의 함마드 칸 CEO는 “AI 모델을 학습시킬 때 사용하는 프로세서와 칩에 대량의 실리콘·플라스틱·구리가 필요하다.”라며 “이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배출과 쓰레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자원에 관한 문제이다.

 

또 다른 환경문제가 있다. 바로 물이다.

 

사실 뇌는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열을 발생시킨다. 머리가 답답할 때 바람을 쐰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일반 컴퓨터도 연산 작용 때문에 많은 열이 발생하고 이를 식히는 장치가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인공지능을 내세운 컴퓨팅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사실 일반 컴퓨터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열도 많이 방출한다. 바로 학습, 그러니까 트레이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UC리버사이드대와 텍사스대 연구진의 논문을 따르면 챗GPT 등의 기술 개발과 서버 유지에 상당한 물이 활용된다. 대규모 데이터의 학습과 연산이 이뤄지는 데이터센터가 그 중심에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 때 대량의 열을 냉각하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것이다. 이 연구팀의 분석 결과 챗GPT3.0 버전을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데이터센터에서 개발하면 직간접적으로 350만 리터 분량의 물이 냉각수로 사용됐을 것으로 산정했다.

 

이를 1톤 트럭으로 계산하면 3500대 분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 테슬라 전기차에 견주어 말하면 대략 1280대 생산할 때 쓰이는 물의 양과도 비슷하다. 그런데 이것도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미국보다 전력 효율이 낮은 지역은 더 많은 물을 사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력 효율이 낮은 데이터센터에서 AI 학습을 하면 냉각수로 쓰는 물의 사용량이 최대 3배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발열이 더 늘어난다. 따라서 냉각수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눌 때도 많은 물이 쓰인다. 챗GPT는 이용자의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식혀주어야 한다. 예컨대, 20~50개에 대답할 때마다 데이터센터에서 500밀리리터(㎖)가 냉각을 위해 쓰인다. 즉 생수병 한 개 정도의 물을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물 500㎖는 무척 적은 양처럼 들리지만 수억 명의 챗GPT 사용자 수를 생각할 때 막대한 총소비량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화를 추구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사무실과 데이터센터를 무탄소 에너지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목적으로 AI의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영향을 측정하는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런 부분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봐야 한다.

 

스타트업 가운데도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그린화(친환경화)다. 예컨대 스토리지의 경우 전력 효율과 상면(공간) 등이 중요하게 생각되어야 하는데 스토리지 시장 약 절반을 차지하는 디스크 기반 시스템이 있는 한 에너지소모가 많아서 지속할 수 있는 성장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 비등하다. 이러한 부분의 대체품을 개발하는 기술이 주목 받는 이유일 것이다. 핵심은 고집적·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라는 것이다. 기술을 통한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살아가는데 비용은 물론 쓰레기를 배출한다. 그런데 인공지능이나 기계와 인간이 다른 점이 있다. 인간은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적인 역할을 한다. 가족의 구성원이기도 하면서 직장 구성원이며 친구이고 동료이자 멘토가 되기도 한다. 각 입지의 역할에 맞게 행동을 하고 수행을 해낸다. 또한, 투입되는 가용자원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그렇게 할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지 못한다. 인간은 스스로 유기체적 존재로서 다이내믹한 변화를 통해 존재적 구성을 해내 간다. 한편 인공지능과 로봇의 미래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인간 아이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알 수가 없으므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다.

 

물론 그 기대가 절망이나 후회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인간의 아이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처럼 하나의 프로그래밍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다. 아니 대부분이 실패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성공하는 소수가 있다면 그것이 인류 종(種)을 진화시키거나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조차 알 수가 없다. 알 수 있기를 바라지만, 알 수 없는 것에서 생각하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열릴 것이고 그것이 미래 세대를 만들어 가야 하는 이유가 된다. 어쨌든 비용 때문이라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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