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인간에게 가장 큰 문제로 직면한 질병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리 없이 찾아오는 당뇨가 현재 떠오르고 있다. 2013년 대한당뇨병학회는 한국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혈당 검사에서 정상 혈당 범위는 아니지만 당뇨병이라 하기에는 낮은 경우를 '당뇨병 전단계'라고 한다. 이러한 당뇨병 전단계 환자까지 포함하면 한국인 10명 중 3명이 당뇨병 환자이거나, 당뇨병 전단계에 있다.
그렇다면 당뇨병이란 무엇일까? 당뇨병은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환자의 약 15% 정도가 1형 당뇨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체내 인슐린 합성이 불가능한 것이다. 인슐린 주사로 병세가 호전되기에 인슐린 의존현 당뇨병이라고도 한다. 1형 당뇨병은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하나, 2형 당뇨병은 성인들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인슐린 생산은 정상적이나, 표적세포의 반응성이 저하되어 있는 것이다. 표적세포란 인슐린이 나왔을 때, 특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세포이다.
당뇨糖尿란 엿 당, 오줌 요자를 쓴다. 달달한 오줌이라는 뜻이다. 왜 당뇨병에 달달한 오줌이라는 뜻이 붙여졌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 인류가 당뇨병을 인지했던 순간부터 찾아봐야 한다. 당뇨는 기원전 600년에 인도의 슈슈르타라는 의사가 발견했다. 그때당시 발견한 방법은 당뇨병 환자의 오줌을 바닥에 뿌리고, 개미들이 먹으면 당뇨병이라 진단하는 방식이었다. 그때 당뇨병을 발견한 슈슈르타가 madhumeha라 당뇨병을 이름 붙였다. 단 오줌 병이라는 뜻이다. 중국, 일본, 한국 등의 각 나라가 당뇨병을 일컫는 말은 여기서부터 기인했다.
출처: 셔터스톡
기원전 1552년 이집트의 파피루스에 지나치게 많은 소변 배출에 대한 기록이 있다. 중국 고대 의서 ‘황제내경’을 보면 “음식을 먹자마자 눈 녹듯 녹아내려 돌아서면 배고프고 입 마르는 병‘이라 기록되었다. 갈증과 다뇨, 당뇨 증상의 일환이다. 사실 소변에서 단 맛이 나는 것이 당뇨병에 대표적인 증상이나, 소변에서 포도당이 배출될 정도라면 이미 일정 수준 이상 당뇨가 진행된 상황이다. 2세기 경 그리스 로마시대 카파도키아의 의학자 아레테우스는 ‘액체가 모두 빠지다’라는 뜻의 dibetes라는 병명을 언급했다. 이때까지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당뇨의 정확한 원인 파악이 불과했다. 엄청난 식욕과도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소변이 나오니 방광 쪽 문제로 유추하고는 했다.
당뇨병은 동의보감에도 적혀 있다. ‘동의보감 잡병 편 소갈항’을 보면 “물만 찾아 쉴 새 없고 오줌 또한 멎지 않네. 살은 점점 빠져가고 정액 골수 마른다네. 꿀과 같이 단 오줌이 기름같이 미끄럽고 그 원인을 찾아보니 한두 가지 아니로세. 술을 즐겨 너무 먹고 고기 굽고 볶았으며 물 마시고 밥 먹는 것 날을 따라 늘어나니...”라 적혀있다. 허준은 치료를 위해서는 ‘폐를 기르고 화를 내리며 혈과 진액을 만들어야 한다’라 적어놓았다. 조심해야 할 것으로는 음주, 성생활, 짠 음식, 밀가루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당뇨병을 위험하게 바라볼까?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당뇨병 합병증은 혈관 관련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장기간의 높은 혈당은 혈관을 좁게 만든다. 이는 혈류를 감소시키고, 문제를 야기한다. 합병증의 예시로는 심장 마비와 뇌졸중을 일으키는 죽상경화증(당뇨병을 가진 젊은 환자에게서 2~4배 더 자주 발생한다), 시력 상실을 야기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비정상 지방 침착물의 축적으로 얻는 지방간 등이 있다.
당뇨는 어떤 식으로 치료할까? 여러 방법이 있고, 그중 하나가 인슐린 치료(주사)이다. 인슐린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는 1형 당뇨병 환자이다. 2형 당뇨병 환자 또한 의사에 판단 하에 인슐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약을 먹었지만 당뇨에 별다른 차도가 없다면 인슐린 주사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옳다. 인슐린이 나오기 전에는 10살의 아이가 당뇨에 걸린다면 1년 안에 사망했고, 30세에 걸리면 4년, 50세는 8년 안에 사망했다. 인슐린으로 인해 10살의 아이는 45년을 더 살 수 있게 되었고, 30살은 30년을 더 살 수 있도록 수명이 연장되었다.
인슐린을 주사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당연하게도 인슐린이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 인슐린을 분리하는 기술이 없었다. 여러 번의 우여곡절 끝에 프레더릭 밴팅이란 자가 인슐린을 분리하는 데 성공해 냈다. 알코올과 산성 용액을 섞어 췌장을 담근 뒤 기다리면 소화효소는 죽게 되는데, 알코올은 기다리면 휘발하기에 약산성 용액에 녹은 인슐린만 존재하게 된다. 이 실험을 토대로 1922년에 인슐린 치료가 성공적으로 도입된다.
대한당뇨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10명 중 3명은 자신이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소리 없이 다가오는 자객과 같다. 초기의 경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을 거쳐 몇 년이 지난 다음에 발견하면 이미 합병증이 왔을 수 있다. 그렇기에 내 몸상태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당뇨병 위험군에 있다면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