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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레전드(6)] 코치계의 마이클 조던 존 우든

NJT 편집장이 인터뷰했던 인물 중 최고의 아우라를 뿜어냈던 지도자

등록일 2023년12월17일 15시5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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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JT. 지구상에 존재했던 가장 위대한 코치 존 우든과의 인터뷰 /존 우든(좌) 박병기 NJT 시니어 에디터(우)

 

전설적인 농구 감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학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한국에서 유행했던 티셔츠에 붙어 있는 UCLA 로고가 아니다. 바로 농구팀이다. 그 UCLA 농구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누구일까? 그는 존 우든(John Wooden) 이다. 미국 대학 농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대학 농구(NCAA)의 신화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출처: UCLA 인스타그램

 

우든 감독은 60년대에서 70년대까지 UCLA를 대학 최강팀으로 이끈 그야말로 ‘전설’(Legend)'의 감독이다. 미국인 대학 농구 매니아와 올드 타이머들의 기억 속에는 그가 마이클 조던과 같은 존재로 남아 있을 정도다.

 

그의 코치 경력은 너무나 화려하다. 대학 농구 NCAA 10회 우승, NCAA 7년 연속 우승, NCAA 최다 연승(88연승) 등 수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마 이 기록들은 영원토록 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전설과의 인터뷰

 

기자는 90년대 중반 우든 감독의 자택에서 인터뷰했다. 우든 감독은 (당시) 88세로 인생의 황혼기마저 훨씬 넘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다른 노인처럼 잔병이 많고 관절염으로 고생(의자에서 일어날 때 반동을 이용해서 일어날 정도)을 했지만 나이에 비해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다.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어 주중에는 강연을 주로 하고 남는 시간에는 독서와 집필에 몰두했다. 주말에는 가족(자녀 2, 손자 7명, 증손자 10명)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아내는 십수 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 다음은 존 우든 감독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기자는 우선 그의 인생 철학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꼼꼼하게 설명을 했다.

 

“평생 죽음을 준비하면서 사랑하며 겸손하게 사는 것이 나의 인생 철학입니다. 신께서 주신 평화와 사랑은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지요. 이런 철학은 친아버지께서 어린 시절 주신 7가지의 신조를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생겨났습니다 ”

 

그가 말하는 7가지 신조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첫 번째, 너 자신에 진실해라. 두 번째, 하루하루의 삶을 멋지게 살아라. 세 번째, 이웃을 도와라. 네 번째, 좋은 책을 많이 읽고 특히 성경책을 벗 삼아 정독하라. 다섯 번째, 친구와의 관계를 예술 작품처럼 생각하고 아름답게 가꿔라. 여섯 번째, 힘든 날을 대비해 준비를 해둬라. 일곱 번째, 나에게 내려진 하늘의 축복에 대해 감사해라.

 

“저는 아버지께서 주신 이 7가지 신조를 소중히 간직하며 이것에 맞게 살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든은 이 7가지 신조를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고 있었다. 그는 이 7가지를 발전 시켜 우든 스타일의‘성공을 위한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이 피라미드는 인생에서 성공을 위한 그의 노하우를 정리한 것인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항목이 종합되어 기도로써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피라미드 차트는 성공한 많은 스포츠 스타, 코치,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현역 감독 시절 성경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손바닥만 한 성경을 들고 어려움에 처해지면 말씀에 의지했고 틈만 나면 '매일의 말씀(Daily Word)' '다락방(Upper room)' 같은 신앙지를 읽었다고 한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우울해질 때 나쁜 일에 대한 유혹을 받았을 때 항상 말씀을 읽었습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퍼스트 크리스천 교회에서 집사로서 오랫동안 봉사했다. 그곳에서 신앙생활이 성숙하여 갔는데 당시 담임 목사이던 웨일즈 스미스는 어린 시절 친구이자 신앙적인 도전을 많이 주었다.

 

우든은 이 밖에 프랭크 데이빗슨 목사에게서 신앙 지도를 받았던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데이빗슨 목사로부터 받은 작은 십자가는 그가 극도로 긴장된 순간마다 주머니에 넣고 마음의 평화를 간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농구 경기가 막판 숨 막히는 순간에는 감독들은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선수들은 감독에게 의지하면 되지만요. 저는 그럴 때마다 십자가를 꼭 잡았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했습니다. 내 감정을 잘 컨트롤할 수 있게 해달라고요. 그러면 마음의 평안함이 찾아왔습니다.”

 

사진 - Associated Students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at Los Angeles. 퍼블릭 도메인.

 

기자는 “전설의 감독이라고 불릴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을 했는데 이에 대해 우든 감독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나는 나 자신을 한 번도 전설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고 단지 좋은 성적을 냈던 농구팀의 좋은 코치, 좋은 교육자로 기억되길 원합니다. 전설적인 코치가 아닌 어린 선수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도록 도운 좋은 코치로 기억되고 싶은 것입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저의 목표는 젊은 선수들을 훌륭한 농구 선수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한 단체의 도움이 되는 일원, 나아가서는 훌륭한 시민이 되도록 교육하고 그들이 나이 들어서의 인생을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기본적인 가르침을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그의 제자들은 프로 농구에 진출하지 않은 경우 의사, 목사, 공무원 등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우든의 제자는 95% 이상이 대학을 졸업했다. 그의‘삶은 화려한 생활보다 더 길기 때문에 농구를 통해 다른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낳은 결과였다.

 

2020년 존 우든의 성공의 피라미드 그림 작품전에 출품되었던 작품. 청소년이 직접 그린 것이다.

 

그는 현역 감독 시절 선수들과 ‘부자 관계 (Father-Son Relationship)’를 유지했다. 우든은“코치는 조련사·승부사이기 이전에 부모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가 부하·선수·직원을 관리한다면 그들의 감정적인 것 · 정신적인 것 등 모든 것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 대학 농구 코치들이 연간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것은 교육자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개 농구 코치가 학장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은 직책을 이용해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라는 것.

 

실제 그도 현역 시절 나이키와 같은 신발 회사로부터 거액을 받고 선수들에게 그 신발을 신도록 하는 유혹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삶의 원칙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우든이 사는 콘도는 이러한 그의 삶을 잘 설명해준다. 우든과 같은 전설적인 감독이 수백만 달러의 대저택에서 살지 않고 너무나 평범하고 소박한 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우든 그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었다.
 

 

우든의 세계관과 코칭

 

존 우든은 기독교인의 삶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다. 그의 성경적 코칭 철학은 다음과 같다.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에 충실한 코치는 그의 지도하에 있는 젊은이들이 그의 주인의 부름에 걸맞은 인격을 형성할 수 있는 건전한 신체, 마음, 정신의 훈련을 발전시키는 것을 도울 것이다. 그들은 하는 일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든은 성경 중에 마태복음 6:33을 사랑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그리고 우든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었고 그것은 기도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고 그는 믿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자신의 신념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설교한 내용은 반드시 스스로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했다. 그의 기독교 신앙은 아버지에게서 왔다. 아버지 덕분에 우든은 매일 성경을 읽었다. 우든 감독이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주었다. 그것은 아들이 움켜잡고 살아갔으면 하는 신조였다. 그 종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1.  너 자신에 진실하라. 2. 하루하루의 삶을 멋지게 살아라. 3. 이웃을 도와라. 4. 좋은 책을 많이 읽고 특히 성경책을 벗 삼아 정독하라. 5. 친구와의 관계를 예술 작품처럼 생각하고 아름답게 가꿔라. 6. 힘든 날을 대비해 준비를 해두어라. 7. 매일 올바른 길을 위해 기도하고, 너에게 내려진 하늘의 축복에 대해 감사하라.

 

우든 감독은 부친이 손으로 쓴 이 신조를 닳을 때까지 들고 다녔다. 그는 신조를 달달 외우고 있었다. 그는 이런 신념을 갖고 제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면 실패가 없다’라고 가르쳤다. 그는 “내가 지도한 선수 대부분이 UCLA를 졸업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보고 기뻤다.”라고 말했다. 그의 제자 일부는 NBA 선수가 되었고, 다른 선수들은 교육자, 경찰관, 코치, 공무원, 장관 등 여러 직업을 갖게 되었다.

 

그에게는 특별한 성공의 피라미드가 있다. 우든 감독의 성공의 개념이 남다르다. 그에게 성공이란 “자신이 될 수 있는 한 최고의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 후 얻게 되는 자기만족과 마음의 평안”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성공 피라미드 덕분에, 그가 지도한 선수들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그들은 우든의 이러한 리더십에 감사했다. 그의 성공의 피라미드는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고, 많은 사람이 우든 감독에게 성공의 피라미드의 저작권으로 사업을 하자고 요청했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를 무료로 배포했다. 성공 피라미드는 따라서 ‘카피레프트(copyleft)’ 자료이다. 그는 성공을 ‘물질적 재산의 축적이나 권력, 명성의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정의하지 않았다.

 



성공의 피라미드

 

우든 감독은 성공 피라미드에 관한 15가지 핵심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우든은 이 가치가 ‘가능한 최고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도자와 조직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성공 피라미드의 구조적 토대는 ‘근면함’과 ‘열정’이다. 우든 감독은 우리가 어떤 일(과제)을 즐길 때 근면하고 열정적이라고 설명한다. 근면하고 열정적일 때 우리는 일을 즐길 수 있다고 표현해도 맞는 말이다.

 

이 두 개의 초석은 누구나 쌓을 수 있는 기반이다. 우든은 지도자가 “에너지와 열망,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에게 이 두 가지 자질이 없으면 무너질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개별적으로뿐 아니라 공동체적으로도 근면하고 열정적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두 초석 사이의 세 가지 속성은 ‘우정’, ‘협동심’, ‘충성심’이다. 우든 코치는 이 자질들은 어느 조직에서나 길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라미드의 두 번째 층에는 ‘자제력’과 ‘집념’이 중요한 축이다. 자제력이 없으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든은 믿었다. 그는 선수들이 자제하고 훈련하길 원했으며 그 결과로 그들이 좋은 결과를 경험하게 되길 바랐다. 그는 ‘기강이 좋은 팀은 자기 훈련을 잘한 리더의 반영’이라고 덧붙였다. 잘 훈련된 제자를 보고 싶으면, 리더가 스스로 먼저 훈련해야 한다. 또한 그는 선수들에게 ‘목표’를 가지고 전진하는 데 몰두해주길 주문한다. 우든이 피라미드 두 번째 층에 중앙에 배치한 속성은 ‘기민함’과 ‘진취성’이다. 그는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생기 있고, 기민하며, 결정을 내릴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리더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거나,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지도자들은 성공할 수 없다.

 

컨디션, 기술, 팀 정신이 있는 세 번째 층을 우든은 피라미드의 심장이라 불렀다. 그는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좋은 상태에 있지 않으면 좋은 컨티션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선수나 리더들은 빠르고 정확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끝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팀 정신은 그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열의이다. 선수들은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피라미드 4층에는 평정심과 자신감이 있다. 이 자질을 위해서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컨디션, 기술, 팀 정신을 갖춰야 한다. 다시 말해, 이 속성들이 평정심과 자신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반복하지만 피라미드 꼭대기의 위대한 경쟁력은 평정심과 자신감으로 얻어진다. 이러한 대단한 자질들은 믿음과 인내(맨 위), 싸움, 지략, 적응력, 야망, 신뢰성, 진실성, 정직성, 진정성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린베이 패커의 전설적인 쿼터백인 바트 스타는 존 우든이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설명했다. 스타는 “우든 감독은 농구를 인생의 게임과 동일시한다. 그는 우리가 이기적이지 않고, 팀의 이익을 위해 경기해야 하며, 훈련하고, 팀에서 원하는 것을 해야 하며, 팀 내에선 어떤 개인주의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한 몸체로 활동하길 원한다. 이것은 모두가 인생에서 결국 겪게 되는 상황이다. 모두 언젠가는 팀으로 돌아오게 되어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우든 코치는 이 글을 쓴 기자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만족을 위해 성공 피라미드가 필요하지 않고 공동체를 위한 피라미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Photo by Associated Students,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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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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