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마이클 조던

뉴욕 닉스와 시카고 불스의 1992년 NBA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 시리즈는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였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시리즈는 불스 선수들을 긴장케 했다. 특히 닉스가 1차전에서 94-89로 승리하자 필 잭슨 감독과 불스 선수들은 잔뜩 긴장했다.

불스는 2,3차전에서 승리한 후 4차전을 내줘 2승2패가 됐다. 5차전은 마이클 조던의 37득점에 힘입은 불스의 승리였고 6차전은 조던이 21득점으로 부진해 닉스가 승리를 거뒀다. 3승3패가 돼 시리즈는 시카고에서 열리는 7차전으로 마무리되는 벼랑 끝까지 갔다.

이번 시리즈는 불스와 닉스의 라이벌전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된 대결이었다. 7차전을 앞두고 조던은 상당히 긴장했다. 그는 아버지 제임스에게 의견을 물었다. 제임스는 “경기 초반에 크게 앞서 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던은 7차전 1쿼터에 18점을 몰아넣었다. 그리고 전반에만 29득점을 기록했다. 결과는 불스의 쉬운 승리였다. 110-81로 승리. 조던은 이 경기에서 42득점을 기록했다. 불스는 4승3패로 시리즈를 마치고 서부 컨퍼런스 챔피언과의 대결만을 남겨두게 됐다.

경기가 끝나고 필 잭슨 감독은 자신의 멘토이자 전 뉴욕 닉스 감독이었던 레드 홀즈먼을 만났다. 잭슨은 스승에게 “라일리 감독은 정말 대단했다. 이 팀을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홀즈먼은 “너도 그만큼 좋은 코치다”라고 응답했다. 명장의 대결, 대도시를 프랜차이즈로 하는 구단의 대결, 당시 최고의 선수(조던 vs. 패트릭 유잉)의 대결이 이 시리즈를 90년대 최고의 라이벌전의 하나로 꼽히게 했다.

수능시험을 제대로 치른 불스에게 동부 컨퍼런스 결승 상대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은 연합고사처럼 느껴졌다. 불스는 쉽게 시리즈를 치렀고 4승2패로 동부 챔피언이 돼 NBA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1992년 NBA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였다. LA 레이커스가 매직 존슨의 은퇴 이후 약해진 틈을 타 블레이저스는 서부에서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잭슨 감독은 블레이저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닉스보다 강한 상대는 리그에서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팬들은 클라이드 드렉슬러와 마이클 조던의 대결에 시선을 고정했다. 누가 최고의 가드냐 라는 질문이 나왔다. 미 언론은 두 사람의 라이벌 대결을 마치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의 라이벌 대결처럼 분위기를 만들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잡지는 시즌 초반 일찌감치 두 사람의 대결을 최고의 흥행카드라고 보고 두 구단의 결승 대결을 예상했다.

이 시리즈도 예상 외로 박빙의 승부였다. 2승2패로 팽팽한 시리즈가 전개되고 있었는데 5차전은 시리즈 향방을 결정짓는 경기였다. 5차전을 잡는 팀이 우승을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결과는 불스의 승리였다. 조던은 5차전에서 46득점을 기록,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3승2패로 리드를 잡은 채 시카고로 돌아온 불스는 6차전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마무리했다. 불스가 2년 연속 챔피언이 된 것이다. 조던은 챔피언 반지 2개를 챙기게 됐고 2년 연속 NBA 챔피언 결정전 MVP로 선정됐다.

1991-92시즌은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불스의 기세를 꺾을 팀이 없었다. 조던도 몸상태나 마음가짐이 이전과 같지 않았지만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조던의 눈가에 눈물은 고이지 않았다. 그는 당연한 것처럼 챔피언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잭슨 감독은 “지난해는 신혼여행을 한 것 같고 올해는 오딧세이(모험담) 같다”고 우승 후 말했다. 불스의 2년 연속 우승으로 1991-92 시즌이 끝났다. 불스의 왕조가 건설되는 분위기였다. 조던은 6년 연속 득점왕,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MVP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농구 선수로 추앙됐다. 조던이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행사가 얼마 후에 열렸다. 7월25일 개막된 바르셀로나 올림픽이었다.

조던은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드림팀)에 선발됐다. 이곳에서 그는 NBA 농구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알렸다. 물론 조던의 위대함을 동시에 전파했다. 조던은 처음에는 올림픽 출전을 거절했지만 매직 존슨과 스폰서의 설득으로 출전을 결심했다. 드림팀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 중심에는 조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