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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MZ세대를 요즘 젊은 세대라고 가리킨다. MZ세대 프레임에 따라 다양한 트렌드 현상을 분석하는 매체 콘텐츠가 봇물이 터지듯 한다. 많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이런 MZ세대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M 세대와 Z세대를 같이 묶는 프레임에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구체적으로 나이를 보면 좀 더 실감할 수 있다. Z세대(13∼24세), 밀레니얼 세대(25∼44세), X세대(45∼54세)의 10년 단위 나이대별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주목받고 있는 α(알파) 세대(0세∼12세)도 있다. 일단 M 세대와 Z세대를 보면 13살부터 44세까지 같이 묶는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가 싶다. 아이와 아빠가 같은 세대 성향으로 분석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호하는 앱을 보면 이런 세대 구분이 매우 상대적으로 되어버린다. 흔히 요즘 젊은 세대는 카톡을 안 쓰고 인스타를 쓴다고 하기 쉽다. NHN 자료 조사에 따르면 α 세대와 Z세대는 게임·웹툰·음악 등 앱을, M 세대와 X세대는 교통, 소비, 은행 등 앱을 많이 사용했다. 구체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Z·밀레니얼 세대가 인스타를 많이 선호했지만, α 세대에서는 게임·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가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어린 알파 세대는 역시 메타버스라는 트렌드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세대로 보인다. 그런데 카톡을 쓰면 아재 소리 듣는다는 말이 있는데, 카톡은 α·밀레니얼·X세대가 공통으로 사용했다. 주목되는 것은 알파 세대도 카톡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재라고만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유독 Z세대만 인스타그램이 1위이고, 3위가 카톡이었다. 인스타그램을 선호하는 Z세대의 특징은 틱톡의 문화와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알파 세대를 보면 특히 세대문화는 직선적으로 진화해가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요컨대, Z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와 섞일 수 없는 점이 분명하다. 나아가 Z세대가 가장 진일보한 세대만은 아니다. 로블록스도 쓰고 카톡도 많이 쓰는 α(알파) 세대가 있기 때문인데 그들은 트렌디하지만, 오히려 전 세대를 포괄할 수 있다. 즉 고립된 세대문화에만 빠지지 않을 수도 있다. Z세대와 같이 차별성만 구별 짓기 하면 전 세대를 포괄할 수 있는 리더십은 요원하게 된다.
알파 세대는 누구인가?
그럼 알파 세대에 대해 더 짚어야겠다. α(알파) 세대는 호주의 리서치기업 맥크린들 연구소(Mccrindle Research)에서 처음 정의했다. 2010년에서 2024년 출생한 이들을 가리킨다. 아직 어린 축에 속해서 포브스는 육아 등 앱 서비스 55조 원으로 추산했다. 때문에 ‘새로운 맘 이코노미(The new MoM Economy)'라고 했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280만 명씩 매주 태어나고 있는데 2025년 22억 명에 이르러 세계 인구 가운데 25%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11% 정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는 가족주의와 교육열로 양가 조부모까지 그리고 삼촌, 이모 8명의 주머니가 지원된다는 주장도 있다. 여하간 새로운 에듀테크 시장의 주인공으로 등극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
그들이 이전 세대와 달리 포용적일 수 있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파 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전 세대의 관심을 받고 성장한다. 집안에 아이가 자기 혼자이기 때문에 온갖 가용자원을 쓸 수 있는 상태에 있다. 물론 영상에 익숙한 세대다. 영상 가운데도 15초 안에 좌우되는 틱톡에 익숙하다. 틱톡 영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카톡 영상과 닮았다. 카톡도 긴 영상콘텐츠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 시선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 카톡과 다른 점은 전 세계의 문화콘텐츠를 섭렵하면서 자란 세대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문화 다양성과 글로벌 보편성을 습득하고 자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알파 세대의 핵심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맥크린들 연구소는 알파 세대의 키워드를 '다중모드(Multi-modals)’와 ‘업에이저(Upagers)’다. 멀티 모달(Multi Modal)은 여러 가지 방식과 의미로 디지털 컴퓨팅과 대화하는 환경을 뜻한다. '모달'은 모달리티(modality)를 의미하고, 이는 상호작용 과정에서 사용되는 여러 채널을 뜻한다. 그만큼 알파 세대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 디지털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다. ‘업에이저(Upagers)’는 빨리 성숙한다는 뜻이 있다. 다문화를 일찍부터 경험하고 포괄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포용성이 클 수 있다. 애어른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Z세대만 해도 젊음에 한정되는 분위기다. 우리에게 고무적인 것은 알파 세대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있다는 사실이다. 케이팝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틱톡, 위챗 등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아시아의 알파 세대 때문이다.
그들은 무조건 새로운 트렌드에 영합하는 존재이면서 자기중심적인 세대가 아니라 포용과 융합의 세대일 수도 있다. 카운터 트렌드의 관점에서 세대문화도 순환되고 변증법적인 융합을 낳는다. 뉴트로라 불리는 변증법적 트렌드(dialectic trend) 현상이 이를 말해준다.
기존 트렌드도 부활시키는 할메니얼 트렌드
할메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를 볼 때 그들은 기존의 낡은 트렌드도 새롭게 부활시킨다. 앞서 알파 세대에 관한 긍정적인 점들을 정리했다. 하지만 미래에 알파 세대가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적어도 바로 앞선 세대와 다른 카운터 트렌드를 보여줄 것은 분명하다. 그것을 다만 상생과 선순환의 모드로 노정하기 위해 노력을 할 뿐이다.
세대문화도 이제 순환주기로 다시 돌아올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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