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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 인구 감소의 좋은 점은 없을까?

-사회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HSK

등록일 2023년03월10일 16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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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감소가 일어나는 현상은 어두운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저출산 데이터는 매일 최저치를 뚫고 있다. 인구 감소는 나라의 존망을 좌우하기 때문에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대세라고 할 수 있고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운명에 가깝다.

 

시대적 운명은 그것을 현명하게 견뎌내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인구 감소를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 유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인구 감소로 일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상황에 대비해 그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 인구가 0명으로 치닫지 않고, 최소한 L자로 수렴할 수 있다.

 

가치는 희소할수록 더욱 커지는 법이다. 태어나는 아이가 적을수록 아이는 귀한 대접을 받게 된다. 반대로 나이가 많은 이들은 가치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장유유서의 사회가 아니라 아이 우선 시대가 된다. 경제적 가치도 훨씬 커지는 것이 단지 수익적 효용 때문만은 아니다. 정신적인 건강 차원에서도 아이는 여러 이로운 점을 줄 수 있다. 아이는 미래를 뜻한다. 아이를 볼 수 있다는 이유로 희망이 일고 행복감이 주어지는 사회가 된다.

 

고출산 사회에서는 여성의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다산했다. 이 때문에 산모가 목숨을 잃거나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아이들의 숫자는 많아도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아이들도 건강이 좋지 않거나 제대로 영양 상태를 갖추기 힘들었다.

 

하지만 저출산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질병이나 장애에 노출될 수 있는 정도도 줄어들 수 있다. 물론 환경적 오염이나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출산을 단념하기 쉽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 억지로 출산을 해서 산모나 가족 그리고 아이에게도 불행할 수 있는 계기가 줄어들게 된다. 출산 이후에 아이를 버려두거나 아이 때문에 부모의 미래조차 부정적으로 되는 일을 방지한다. 건강하고 발육이 좋은 아이들이 더 많아지고, 이는 국가적인 의료비용이나 복지 예산이 줄어들 수 있게 한다.

 

아울러 한 자녀 가정 같은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해서 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법 제도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비혼 자녀 양육이나 혼외자에 관한 편견과 차별은 해소될 수 있다.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만이 아니라 입양에 관해서도 우연한 사회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여성들은 자신의 난자를 냉동 보관하고, 그것을 자신의 여건이 될 때 임신 출산을 선택하는 모습이 당연시된다.

 

다양한 대안 가족에 대해서도 문화가치와 인식의 변화에 맞게 사회 구조도 바뀌어 나가는 것은 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감에서 비롯하지만, 자연스러울 필요성에 따른 집단적 선택이 되어 간다.

 

맞벌이 부부에게 관련 복지정책이 강화된다. 임산과 출산에 관심 있는 여성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이전에는 임신과 출산에 관심이 있는 여성은 무능력자 이거나 의식이 없는 존재로 간주하였다. 하지만 오히려 이제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거창하게 보면 개인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며 그것에 따른 고통을 감내라는 존경의 대상이 된다. 적어도 임신과 출생을 생각하는 여성이 능력이 없거나 인식이 없는 존재로 평가되지 않는다. 자신의 성향에 따라서 임신과 출산을 선택한 행위가 당당해질 수 있다. 아이를 아예 낳지 않는 이와 낳는 이가 극단적인 대비를 낳을 것이다. 이에 맞게 정책도 맞춰질 수밖에 없다.

 

아이에 대한 지원과 자원 집중이 강화된다. 태어나는 아이가 많을 때는 아이 한 명 한 명에 대해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렇지만 아이 수가 적을수록 관심과 지원의 정도는 더 깊어질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가족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집안 전체의 지지와 후원을 받기 때문에 8 포켓 현상이 괜한 것이 아니다.

 

그 때문에 문화적 취향이나 인식이 한 차원 높아질 수 있다. 키즈 콘텐츠를 포함해 어린이용품은 고품질과 다양성을 꾀해야 한다. 교육에 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관련 교 프로그램도 질적인 발전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인적 자원의 고도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인권이 신장할 수 있다.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귀한 집 자식이라는 인식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학교 현장이나 노동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인원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관심을 받을 가능성은 커지며 학생들의 관점에서 학급과 학교를 운영하여야 한다. 많은 학교에서는 학생 확보에 사활을 걸게 되고 이들을 위해 각종 복지 교육 정책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청소년과 청년의 진로지도는 주먹구구식이거나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조건 대학 입시에 몰아넣거나 대안 학교를 극단적으로 모색하기도 했다. 이전보다 학교와 전공이 여럿 생기기도 했지만, 정말 그것에 개인의 역량에 맞는 미래인지 알 수가 없었다.

 

대한민국에 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진로 계획과 예산을 확보하기보다는 각 개인 상황에 맞게 진로와 직업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타깃에 따라 정확성을 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다.

 

단기적으로 노동 현장에서 외국인이 주목받을 수 있지만, 곧 내국인에 대한 귀중함을 알게 된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발전은 인간의 가치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 것이다. 노동 조건이 좋아야 훌륭한 인재를 조직 안에 잡아놓을 수 있다. 저렴한 노동 집약적인 산업은 사양길에 오를 수밖에 없다.

 

노동 환경을 개선할 때 기술집약적인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고품질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후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화석연료 산업이 잦아들 수 있다. 환경에 관한 관심이 미래 세대에게서 증가하고 있기에 이런 점이 상승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인구 감소와 맞물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복지 제도나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인구가 많기에 복지의 시각지대가 발생하는 일이 적어지고 기업도 개인의 니즈에 더욱 충실해질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과 환경이 조성된다. 소품종 소량 생산이 기본적인 상품 모델이 될 수 있으면 이는 데이터 분석과 플랫폼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 이는 정부만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글로벌 무대에서 긍정적인 역량이 된다.

 

부동산은 조정기에 들어선다.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부동산 거품은 꺼질 수 있고, 과도하게 부동산에 의존하는 자산 축적 문화도 바뀌게 될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주거 문화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맞지 않는 주거 공간에 억지로 살기보다는 선택의 폭은 넓어질 수 있다. 이에 대응해 개인적으로 2~3채의 주택 소유가 부유한 계층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역적 선호에 따라 집값은 여전히 차이가 날 수 있다. 산술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다. 주거 공간을 개인에게만 전가하는 방식은 악화를 낳는다.

 

적절한 인구 규모가 얼마인지 잠정적으로 추계는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 가는가에 달려있다. 대한민국 인구가 0일 된다는 극단적인 상황은 오지 않을 수 있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액션 퓨처에 미래가 있다. 단순히 저출산 극복에 집착하는 데 있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정책이나 행태가 같다면 얼마든지 인구 감소의 기회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지 못할 수 있다. ‘만약에’는 그냥 먼 시나리오가 아니라 지금 다가오는 인구 감소에 따른 변화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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