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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1위

ㅡ왜 그들은 운동선수에 열광할까? HSK

등록일 2023년03월17일 13시0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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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교육부의 2017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장래 희망 1위가 교사였다.

 

사실 등락의 정도는 있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1위가 교사였다. 하지만, 2018년부터 바뀐다. 바로 운동선수였다. 2022년 교육부와 직능연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희망하는 직업 1위는 운동선수였다. 2018년부터 5년간 운동선수가 1위였다. 2위는 교사였다.

 

의사는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2년 동안 2위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이 좀 누그러지면서 순위가 교사에 밀렸다. 크리에이터에도 밀려 4위에도 자리매김하였다. 요즘 대학의 순위가 의대 순위에 밀린다는 현실과 달라 보인다. 지방의대가 서울대 의대 이외 학과에 순위가 앞선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한 말이 아닌 상황일 만큼 의대 선호도가 높아진 현실 말이다.

 

초등학생들의 꿈을 보면 직관적인 선호도가 드러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직업인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장래 희망으로 꼽힐 가능성이 크다. 의사는 자신이 아픈 경우가 많고, 의존도가 성인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는 자신들이 유튜브 등 SNS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직업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운동선수다. 이러한 점은 인공지능 시대가 낳은 현상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챗GPT와 로봇 담론의 등장으로 미래에서 인간의 영역이 많은 분야에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이를 미래 세대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심지어 교육 서비스 업종에서 설문 조사를 할 때 매번 등장하는 연예인들에 관한 선호도도 좀 시들할 수 있다. 가상 인간이 인플루언서가 되어 광고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는 현상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화이트칼라에 해당하는 직업군이 대량 실직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문화적 정서상 블루 칼라에 해당하는 직업군을 장래 희망으로 꼽지는 않을 것이다. 북구 유럽 등의 나라처럼 대우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에도 그렇게 나아질 것이라는 비전이 잘 제시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블루칼라에 해당하는 것은 육체적인 강점이 이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육체성이라는 점에 있다. 지식 정보가 넘쳐나고, 인공지능 비즈니스가 하루가 다르게 대두하고 있는 현실에서 운동선수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적 희소성도 있지만, 시각적 효과에서 자기만족과 성취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문화적 현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콘텐츠다. 글로벌 예능 ‘피지컬 100’이 이에 해당한다. 지식과 정보의 대결보다 오히려 몸의 대결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생겼다. 더구나 IQ 중심의 우열 순위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지 않는 상황이다. 암기하거나 단순 계산의 과제들은 이미 대체 수단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교사의 역할이나 변호사, 의사의 활동도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어 보인다. 더구나 교사는 저출산 여파로 가르칠 학생이 없으니 뽑을 인원이 줄어들고 과도한 기대로 업무 가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운동선수들은 대체 불가능한 본질적인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더구나 운동선수들은 자신의 성과에 따라 많은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고, 이후에 코치나 지도자의 길을 갈 수도 있다. 교사 이상의 교육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연예인처럼 방송 활동 특히 예능 활동의 러시 현상을 일으켜내고 있다. 기존 연예인과 다른 순수하고 진실한 매력이 팬덤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운동선수는 반드시 국가대표가 아니며 훨씬 다양한 종목을 아우른다. 또한,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 라면만 먹고 헝그리정신을 발휘하는 극빈층 출신이 아니다. 여유와 건강을 내포하고 있다.

 

단순히 마른 몸매가 아니라 건강한 몸에 관한 관심은 지식 정보와 시대의 카운터 트렌드라고 할 수도 있다. 예컨대, 프사 스튜디오 현상을 일으킨 바디 프로필 사진 열풍은 이를 반영한 문화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꽤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과제이지만,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성취감을 느낀다.

 

만약 개인이 각각 고립되어 있다면 성공할 수 없는 미션을 완성해 낼 수 있다. 인공지능 고도화가 이뤄질수록 그것이 할 수 없는 인간의 몸에 관한 관심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식과 정보는 누군가 제공하고 정답까지 정확하게 맞혀 줄 수 있지만, 몸은 하루아침에 할 수 없으며 대신 누가 대체해줄 수도 없는 온전한 자신의 통제력 아래에 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로 운동선수는 현실에서 그 가치가 인정받지 못할지라도 미래 희망과 콘텐츠의 선호도에서는 1위를 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미래 세대가 그 꿈을 현실적 요구 때문에 잠시 미뤄두거나 유예할 수는 있지만, 저버릴 수 없어 끊임없이 생명력을 갖고 꿈틀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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