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아메리칸 리버럴 아츠 프렙 스쿨(ALAPS. 에이랩스)로 이름이 바뀌게 될 증강세계관학교는 이번 학기에 영화를 보며 미국 역사를 읽는 사회과목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영화는 ‘더 포스트’였다. 함께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을 나누고 영화평을 썼는데 그 내용을 소개한다.
김호겸(청소년 영화 평론가)
"대법원을 나오는 장면에서 수많은 여성이 캐서린을 말없이 바라봤던 장면 인상적"
나는 증강세계관학교의 Social Studies 수업을 통해 더 포스트라는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2018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다. 영화를 보기 전, 영화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찾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내가 그동안 봤던 영화들은 조금 가볍고, 재미있는 영화들이라 영화가 지루하거나 어려울 것 같은 우려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의미 있었고, 엄청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완벽에 가까운 연출력을 보여주었다. '더 포스트'는 1971년을 배경으로 한다. `워싱턴 포스트`의 신문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과 편집국장 벤자민 브래들리가 정부가 숨기고 있던 펜타곤 기밀문서(페이퍼)를 입수하고 이 문서에 담긴 베트남 전쟁 진실을 용기 있게 보도한 실화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고지찬, 2022, ‘명작 영화로 미국 역사를 읽다’, 북랩, pp.344~345)
이 영화를 크게 2가지로 나눠본다면 하나는 `정부와 언론의 관계`이고 하나는 `1960~70년대의 여성의 인권`이다. 정부의 기밀 유지와 국민의 알 권리의 치열한 관계 속 분쟁이 계속해서 영화속에 진행된다. 어쩌면 정부와 언론은 필연적인 상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기에 더욱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만약 언론이 정부의 간섭을 받고, 정부에 의한 언론이 된다면, 과연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영화를 통해 내가 얻은 답은 정부에 의한 언론의 방향성 선정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 속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라는 대사가 NJT 청소년 인턴 기자로 일하고 있는 나의 마음을 찌르며, 사명감과 책임감을 주었다.
영화의 배경은 1960~70년이라고 했다. 이때는 여성의 인권이 굉장히 약한 시대였다. 하지만, 펜타곤 문서 사건의 중심에는 캐서린이 있었다. 캐서린은 여자 발행인으로, 그 당시 사람들은 그저 `아빠의 회사, 남편의 회사`라고 생각하며 일명 투명 인간 취급과 함께 무시했다. 캐서린은 그 누구보다 뛰어났던 발행인이었다. 주변 기자들, 투자자들, 심지어 대법원의 압박 속에서도 펜타곤 기밀문서 공개라는 엄청난 결정을 하였고, 결국 정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언론의 자유`를 지켰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을 무시하지 않도록 힘썼다. 영화 후반부, 캐서린(워싱턴 포스트)이 승소한 후, 대법원을 나오는 장면에서 수많은 여성이 캐서린을 말없이 바라봤던 장면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 영화를 10점 만점에 9.0의 평점으로 정리하고 싶다. 엄청난 긴장감과 적절했던 재미, 시대적, 문화적 배경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 있고, 감독과 배우,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주는 다양한 메시지까지. 정말 의미 있는 영화였다.
[출처] 영화 리뷰 / Week 1 & 2 - Social Studies (American History)
김주혜 (청소년 인턴 기자)
"남성이나 여성을 한쪽만 비난하지 않고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한 영화"
1. 시대적 배경: '더 포스트'는 펜타곤 페이퍼와 실존 인물인 캐서린 그레이엄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펜타곤 페이퍼는 2차 세계대전부터 인도차이나에서 미국이 수행한 역할을 기록한 보고서다. 영화 속에서 엄청난 양의 보고서가 보여줬듯, 실제로도 약 3,000쪽가량의 설명과 4,000쪽가량의 부속 문서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대니얼 엘즈버그가 보고서 가운데 주요 부분을 언론에 유출했고, 여기서부터 이 영화가 시작되었다.
2. 문화적 배경: 겉으로 드러나는 시대적 배경은 베트남 전쟁이고, 잠재되어 있는 주제는 여성 인권이다. 당시만 해도 미국은 대한민국 못지않은 보수적인 국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자가 설교하는 것은 뒷다리로만 걷는 개와 같다.’ ‘서툴기 짝이 없지만 어쨌거나 사람은 놀라게 한다’는 새뮤엘 존슨의 말은 이 영화 속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자 워싱턴 포스트의 발행인인 캐서린은 주눅 들어있다. 끝부분에 가서는 발행인으로서 굳센 결단을 내리고, 능동적으로 움직이지만 말이다. 나는 영화 시작부터 캐서린을 둘러싼 차별적인 행동들이 거슬렸다. 특히 저녁식사 자리 이후 남성들만 모여 의논하는 장면에서 왜 발행인인 캐서린이 저들 사이에 있지 않은지 의문이 들었다. 아마 남성의 일에 여자가 끼어들지 않았던 문화적 배경을 반영한 듯싶다.
3. 영화 제작에 대한 내용: 제작자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여성 인권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작자는 펜타곤 페이퍼라는 중요한 사건으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캐서린 그레이엄이라는 여성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4. 총평: 이 영화 안에서는 펜타곤 페이퍼라는 큰 주제 안에서 여성 인권이 잘 논의되었다 생각한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라는 판결을 보며 영화 초입부에 느꼈던, ‘언론사가 나라의 기밀사항을 누출하는 것은 심각한 안보 파괴 현상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언론 또한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기에 실수를 한다. 항상 옳을 수도 없고 완벽할 수도 없겠지만, ‘계속 써나가는 언론’이 한국에도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솔직히 여성 인권에 대해 말하기 꺼려지는 면이 없잖아 있다. 당연하게도 의논되어야 하는 주제이지만, 페미니스트 등으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여성 인권을 이야기하면 페미니스트니? 남성을 혐오하니? 와 같은 시선을 받을 수 있는 예민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 주제를 흥미롭게, 남성이나 여성을 비난하는 쪽에 치우지지 않게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풀어갔다 생각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별점은 5점 만점에 5점을 주고 싶다.
손지우 (청소년 인턴 기자)
"이 영화는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언론의 중요성과 진실에 대한 집념을 보여준다"
영화 ‘더 포스트’는 1971년에 미국의 주요 신문사 워싱턴 포스트가 '펜타곤 페이퍼'라는 최상급 기밀문서를 공개함으로써 베트남 전쟁에 대한 진실을 밝혔던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는 언론의 역할과 사회 정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영화는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국장 '벤 브래들리'(톰 행크스)와 그의 팀이 어떻게 이 기밀 문서를 입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신문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이 이 문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다룬다. 당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참혹한 진실이 묵인되고 있었고, 국가는 국민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워싱턴 포스트의 책임있는 언론인들이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림으로써 언론의 본래 역할을 다하는 모습은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인턴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나에게 크게 울림을 줬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점 중 하나는 캐서린 그레이엄의 변화였다. 영화 초반에 그녀는 사회의 선입견과 남편의 죽음, 그리고 신문사를 이끌어가는 엄청난 부담감에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 어떤 위험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리더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가 최종적으로 펜타곤 페이퍼를 발행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은 그녀의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는 "우리가 언론이야. 우리 일이 진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공개하는 거야"이다. 이 문장은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약 언론이 간섭을 받고, 국가의 통제를 받게 된다면 그것은 언론이라고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이 장면은 정말 인상깊었다.
이 영화에 평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9점이다. 이 영화는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언론의 중요성과 진실에 대한 집념을 보여준다. 영화는 잘 연출되었으며,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다. 특히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런 심도 있는 주제를 다루다 보니 때때로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그 부분이 약간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언론의 역할과 진실을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탁세은 (증강세계관학교 학생)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지만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막힘없이 뻗어나가는 스토리 전개 인상적"
1. 시대적 배경: 1971년 베트남전쟁이 진행 중이던 닉슨 대통령 시절, 미국 국방부장관 로버트 맥나마라가 작성한 ‘펜타곤 페이퍼’ 사건을 그리고 있다.
2. 문화적 배경: 베트남 전쟁이 진행 중이던 당시, 미국 정부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음을 앎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있었다.
3. 감독의 의도: 스필버그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언론의 자유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CNN방송의 백악관 출입정지는 언론자유침해라며 정지를 풀어달라는 소송을 건 사건과 같은 일들이 일어났던 시기에 영화가 상영되었다.
4. 내용 줄거리 : 베트남전쟁에서의 잘못된 비밀을 폭로하기 위한 보도전쟁 속 정부의 탄압에 맞서 보도로 대항하며 언론의 자유를 갈망하는 이야기이다. 또한, 이 영화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여성이라는 성별이 불리하게 작용했던 시기라는 배경이 인상깊었다.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캐서린의 행동과 그녀의 사상이 설명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벤과 캐서린의 대비되는 성격 묘사가 흥미로웠다.
편집장 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단있는 언론인으로 자신감있게 일을 진행하고 망설임이 없는 반면 발행인 캐서린은 초반에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으로 다소 소극적으로 행동하였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캐서린의 비중이 커지고 그녀가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로 벤은 직설적이고 당당한 성격인 반면 캐서린은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의 걱정, 우려 등으로 망설임이 많은 성격임을 알 수 있었다.
편집장 벤은 기사에 정직함을 중시하는 반면 발행인 캐서린은 수익을 더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상과 성격의 차이로 두 등장인물이 갈등을 겪는 장면이 나중에 성장하는 배경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짠 영화이지만 중간중간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막힘없이 뻗어나가는 스토리전개가 인상 깊었다. 또한, 배우들의 명연기로 각 등장인물들의 성격,특성들이 세세한 부분까지 잘 드러났다고 생각되었다.
5. 평점: 영화에 대한 나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이다. 나는 미스터리를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터뜨리는 형식의 연출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초반부터 비밀문서를 유출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는 등 답답한 부분을 남겨두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또한,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중간중간 코믹한 연출들 덕분에 영화가 마냥 무겁지 않았던 점도 좋았다. 하지만 액션물을 좋아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자칫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내 취향점수 0.5점을 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