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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을 품는 리더십 [김영태 칼럼]

리더는, 원칙과 중심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소통하며, 꾸준한 모습으로 구성원을 이끄는 사람

등록일 2023년12월19일 02시1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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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ted on DALL·E 2023. 이 디자인은 부서장의 변화하는 여정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직접 손을 대는 작업에서부터 관리직 역할까지, 오해와 성찰의 순간들을 통해 그의 성장을 보여줍니다. 모든 것이 활기차고 표현력이 풍부한 웹툰 스타일로 그려졌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순 없다.”

 

불문율처럼, 오랜 시간 회자하고 있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추가된 말이 있다. 혹시나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그럴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듯한 말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하려는 순간, 그 누구도 만족하게 할 수 없다.”

 

‘모두’에 욕심을 내면, ‘아무도’의 결과가 나온다는 의미다. 다 가지려다 아무것도 갖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애초에 욕심내지 말라는 말이다. 이 말을 깊이 공감하게 된 경험이 있다. 두 경험의 시간 간격은 좀 나지만, 연결된 경험이다.

 

실무자로 한창 일할 때다.

 

직책은 부장이었지만, 사원들이 하는 일도 함께 거들었다. 크게 바쁜 일이 아니면, 단순 작업할 때 옆에서 같이 했다. 부서원들이 야근하면, 약속이 있지 않은 이상, 같이 야근하면서 도움을 줬다. 질문에 답을 해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작업을 함께 했다. 고전에서 나오는 장수처럼,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는 심정으로 임했다. 그렇게 했던 이유는, 일이 재미있기도 했고 안정되지 않은 조직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고생했는데 결과가 안 좋으면 그것처럼 기운 빠지는 일은 없다.

 

신경을 조금만 더 쓰고 준비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요소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좀 더 챙겼다고 보면 된다. 나름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데, 한 부서원이 면담을 요청해 왔다. 15년 정도 지난 일이지만, 아직 기억에 생생하게 남을 만큼 나에겐 매우 충격적인 말이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제 10년 후의 모습이 부장이실 텐데요. 저는 10년 후에, 부장님처럼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퇴사하겠습니다.”

 

말문이 막혔다.

 

직급이 더 위였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함께 거들면서 일하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좋아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일한 대가로, 당신처럼 살고 싶진 않다는 말을 들었다. 억장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이 말을 듣고, 어떤 말도 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직원은 떠나고, 한동안 내가 하는 모습을 깊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부서가 안정되면서, 관리 역할로 완전히 빠지게 됐다.

 

더는 실무 역할을 하지 않아도 부서원들이 알아서 잘하는 시점이 온 거였다. 한결 편해졌다. 머리와 몸 둘 다를 썼다면, 이제는 머리만 쓰면 됐기 때문이다. 야근 횟수가 줄어들고 현장에도 천천히 도착해서 전반적인 것만을 챙기면 됐다. 사실 가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는 수준까지 되었다. 그때부터는 현장에 가면, 거래처 담당자들과 소통하는 역할에 큰 비중을 뒀다. 실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관리와 영업에 집중한 거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부장님은 일을 하나도 안 도와준다.”라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었다. ‘일을 안 도와준다니? 무슨 그런 말이 있지?’ 누구보다 두루두루 살피며 영업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세하게 챙기고 있는데 어이가 없었다. 더군다나 실무를 해본 경험으로 부서원들이 일에 더욱 집중하도록, 교통과 식사 그리고 숙박 관련 부분은 편하게 하도록 배려해 준 것도 있었다. 그런 나에게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고 말하는 직원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두 사람이 다른 상황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처음 충격을 준 직원이 나중에 있었고, 두 번째 충격을 준 직원이 초기에 있었으면 어떻게 반응했겠냐는 말이다. 그들의 반응이라면, 반대의 반응이 나와야 한다. 초기 직원은 여유 있게 일해 보이는 모습에서, 자기도 10년 후에는 여유 있게 일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나중 직원은 함께 고생하면서 일하는 모습에, 존경의 마음을 표시해야 한다. 과연 그랬을까?

 

아니라고 본다.

 

각각의 상황이 바뀌었지만, 그 두 친구의 생각도 서로 바뀌었을지 모른다. 열심히 함께하는 모습에서 나중에도 고생할 것 같다고 생각했을 거고, 여유 있게 일하는 모습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을 거다. 물론 각각의 상황에서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에 관해 잘 설명하면서 소통했다면, 이런 말을 듣지 않았을 거다. 이후에는 온전히 관리자로서 일해도 그에 대해 불만을 표현한 부서원은 거의 없었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자신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을 맡아서 처리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부서원들이 사고를 친 것을, 직접 나서서 막아준 적도 있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부서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바로 보고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작은 실수를 감추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앞선 경험으로 이런 문화를 만들었으니, 수업료에 대한 대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그 직원들 얘기를 듣고, 태도를 바꿨으면 어땠을까?

 

가끔 이때가 떠오르면 이런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금방 고개를 젓게 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사람들은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임해도 불만을 말했을 거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좋게 바라보고 따랐던 부서원들이 오히려 등을 돌렸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순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했다가 저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하다가는, 누구에게도 원하는 모습이 아니게 된다.

 

중요한 건, 원칙을 정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힘이다.

 

고집을 부리라는 말이 아니다. 원칙과 중심을 잘 잡고 소통하면서 나아가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이해하고 함께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걱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말 바람직한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잘 살피고 소통하며 설정한 다음,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게 옳다.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 중 하나가, 예측할 수 있는 리더이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이지만 리더의 기분에 따라 반응이 다르면 어떨까? 눈치만 살피게 된다. 해야 할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골라서 하게 된다. 옳은 방향이 아니라, 리더라고 불리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옳고 그름은 중요한 게 아니게 된다. 구성원들이 더는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굳이 말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런 공동체는 어떻게 될까? 성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래가기도 어렵다. 리더가 중심을 잘 잡고 소통하면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누군가에게 비난받더라도, 흔들릴 수는 있지만, 넘어지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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