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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不)소통은 경청의 부재에서 온다. [김영태 칼럼]

내 의도가 아닌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하면서 듣는 자세와 마음, 경청

등록일 2023년12월21일 10시0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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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의 불(不)소통은 어디에서 올까?

 

오해에서 온다. 오해를 가장 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방법은, 영어에서 찾을 수 있다. 이해라는 단어는, ‘understanding아래에 선다’이다. 이해의 반대 의미로 사용되는 오해는 어떻게 표현될까? 잘못이라는 의미의 접두사 ‘MIS’를 붙여 ‘misunderstanding잘못 아래에 선다’으로 쓰인다. 잘못 이해한 것이 오해라는 말이다. 전혀 알아듣지 않아서 오해가 생기는 게 아니라, 알아듣긴 했는데 잘못 알아들어서 생긴다는 말이다.

 

오해를 일으키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자기 혁신을 위한 NLP 파워 (설기문 著)'의 내용을 참조했다. 세 가지의 이유로 설명한다. 생략과 왜곡 그리고 일반화다. 단어만 들어도 대략 어떤 이유인지 어렴풋이 짐작할 순 있으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생략은 정보의 생략을 말한다.

 

아이가 놀이공원에 다녀왔다고 하자. 아이를 보자마자 엄마가 “재미있었어?”라고 묻는다. 아이는, “네! 재미있었어요!”라고 대답한다. 일반적으로 오가는 대화가 이런 형식이다. 하지만 여기서 생략이 발생했다. 아이는 무엇 때문에 재미있었는지에 관한 정보를 설명하지 않았다. 대화가 여기서 마무리되면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엄마는 아이가 놀이 기구 타는 것 때문에 재미있었겠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놀이 기구에는 별 흥미가 없었다.

 

동물을 보는 데 시간을 보내면서 재미있게 느꼈다. 재미있었다는 결과에는 같지만, 그 이유가 다르다. 이런 대화라면, “아! 그랬어? 동물 때문에 재미있었구나? 난 놀이 기구 타는 게 재미있다는 줄 알았지!”라며 웃어넘길 수 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에 관한 것이라면 어떨까? 오른쪽 간지러운데 왼쪽을 긁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그러면서 “시원하죠?”라고 묻는다. 당사자는 답답한 마음을 누르든지 폭발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도 제대로 모른다면서 말이다.

 

왜곡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예를 들어, 셋이 식당에 갔다고 하자.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종업원이 와서 그릇을 내려놓고 갔다. 그 모습을 본 첫 번째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종업원이 불친절하네?” 그릇을 세게 놓고 갔다고 느낀 거다. 두 번째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지!” 그릇을 세게 놓고 갔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일시적이고 개인적인 부분이라 생각한 거다. 세 번째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난 모르겠던데….” 그릇을 세게 놨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한 거다.

 

같은 테이블에서 한 사람의 행동을 보고도 이렇게 해석이 다르다는 말이다.

 

하물며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화나 행동은 어떨까? 본인의 생각이나 기분에 따라 왜곡 정도가 달라진다. 첫 번째 사람의 경우, 종업원이 불친절한 게 아니라, 본인의 기분이 좋지 않아 비뚤게 봤을 수도 있다. 같은 상황이라도 다르게 반응했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거다. 운전할 때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반응이 그렇다. 기분이 좋거나 여유 있을 때는 어떤가? 관대하다. 하지만 기분이 별로거나 시간에 늦었을 때는 어떤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일반화는 한 가지를 전체에 대입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한다. 식당의 상황에서 보면, 첫 번째 사람은, 불친절하다고 느낀 직원으로 그 가계가 불친절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몇 가지 사례를 가지고 예측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일반화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일반화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세 가지를 최소화할 방법이 뭘까?

 

아예 없앤다는 장담을 하기는 어려우니 최소화로 표현했다. 확인이다. 확인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것 말고, 상대방이 생각하고 말한 의도가 맞는 그 사람에게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소통이 원활해진다. 확인하는 데 중요한 부분은 뭘까? 경청이다. 상대방의 말을 내 처지에서 듣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처지에서 듣는 최고의 방법이 경청이다.

 

잘 들으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경청하면 귀로만 집중하는 게 아니다. 눈을 비롯한 가능한 감각을 모두 동원하게 된다. 그래서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다. 회의를 마쳤는데 전혀 듣지 못했다거나 완전히 잘못 이해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경청하지 않아서다. 들을 때는 귀뿐만 아니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들어야 한다. 온몸으로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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