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드라마 '두뇌공조', 14회 이미지컷
얼마 전, 인턴 기자는 가족과 '두뇌공조'(KBS, 연출:이진서,구성준 극본:박경선)라는 드라마를 시청했다.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참고로 아래 장면은 손을 내려치는 게 아니라 가짜 손인 고무 손을 내려치는 장면이다.
위 상황에서 묶여 있는 사람은 반복되는 행위에 지속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다가 결국에는 자신의 범행을 실토했다. 인턴 기자는 그 장면을 보며 고무손을 자신의 실제 손으로 착각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기자는 이 현상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다음 내용을 조사했다.
고무손과 실제 손을 착각하는 현상
묶여 있는 학생이 고무손을 실제 손으로 착각하고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2004년 런던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에서 진행했던 고무손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참가자는 팔을 수직으로 놓고 눈을 감는다.
2. 실험자는 참가자의 왼손과 고무손을 놓고, 고무손을 실제 손 위치와 일치하도록 조정한다.
3. 실험자는 참가자의 오른손과 고무손에 동시에 브러시 자극을 가한다.
4. 참가자는 브러시 자극이 있는 손을 집중하며 자극을 느낀다.
5. 이후 실험자는 브러시 자극을 고무손만 가하도록 한다. (참가자는 이제 브러시 자극을 고무손에서도 느낄 것이다.)
6. 실험자는 참가자의 눈 앞에 있던 고무손을 망치로 내려친다.
7. 참가자는 자신의 손을 망치로 내려친듯한 감각을 느낀다.
이 실험에서 실험자는 참가자의 손과 고무손에 같은 자극을 주고 자극을 주는 모습과 감각에 집중시킨다. 그러다 실제 손에 자극을 멈추면 고무손을 자신의 손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렇게 몸에 대한 착각으로 다른 사물을 자신의 몸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현상을 ‘고무손 착각(rubber hand illusion)’이라고 한다.
고무손과 실제 손을 착각하는 이유
2004년에 진행된 런던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무손 착각을 일으킬 때 전운동 피질(pre-motor corte )이 활성화 된다고 한다. 전운동 피질은 우리가 어떤 동작을 하기 전,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행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무손 착각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전운동 피질이 제대로 역할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는 시각의 힘이 센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감각이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시각에 의해 속아버리기 때문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식당이나 작은 병원에 가면 무료로 사탕을 주는 곳이 많다. 내가 고른 사탕이 빨간 색일 때, 이 사탕이 당연히 딸기 맛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는데 다른 맛이었던 경험을 한 번 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이것도 다른 감각보다 시각에 힘이 세고, 뇌가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뇌가 우리가 느끼는 감각을 인지하는 방법이다.
이 칼럼에서는 우리의 뇌가 우리가 느끼는 감각을 어떻게 인지하는가에 대해서 다뤘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시각은 다양한 감각 중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감각 중 하나로 움직임을 다루는 전운동 피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우리가 어떠한 시각 정보를 받는지에 따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각의 자극이 많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의도적으로라도 따뜻하고 좋은 것을 눈에 담으려 하고, 넓게 생각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전에 생각해보자, 오늘 우리는 무엇을 눈에 담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