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셔터스톡
2023년 1분기 출산율을 통계청이 발표했다. 출생아 수는 21,138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1% 감소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2023년 5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의 이창용 총재는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신중론을 꺼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조정했다. 2022년 5월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2.4%에 비하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2년 11월 8일에 23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미 현실이 되었고, 22년 KDI가 한 전망 또한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2050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0.5%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말이다. 이 모든 지표, 즉, 출산율, 금리, 경제성장률이 말해주는 바는 뭘까? 이에 관해서는 한국은행의 이창용 총재가 답을 내려주었다. 현재 대한민국이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로 와있다고 말이다.
장기 저성장 구조로 대한민국이 왔으니,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으로 저성장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재정정책, 통화정책으로 저성장을 해결하는 것은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금리를 낮추면 시장에 돈이 일시적으로 확 풀리며 대한민국 경제가 좋아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것이다.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 등으로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없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장기 저성장 구조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이창용 총재는 이를 극심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때문으로 봤다. 이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만들어 장기 저성장 구조로 대한민국을 만든 요소는 각양각색의 것이 있을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대한민국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이해 당사자간의 사회적 타협이 어려워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것’, ‘이런 논의를 할 때 혜택을 보는 수요자가 아니라 공급자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지 않을까’라고 일축했다. 그는 교육개혁부터 서비스업 수출까지의 예시를 2023년 5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했다.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 우리는 고3 때 평생 해야 할 전공을 정하게 된다. 대학 가서 여러 활동을 통해, 많이 경험하고, 많이 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각 학과 정원에 이해관계가 있어서 하나도 움직이지 못한다.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 프랑스는 연금 개혁 문제를 가지고 갈등이 있지만 타협을 위한 시작이라도 했다. 우리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모수 빼고 이야기하면 하지 말자는 말로 들린다.
저출산 해결을 위한 개혁을 해야 한다. 노인 돌보미, 해외노동자 활용 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된다면 임금 체제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나눠야 하나, 국내에 있는 여러 문제와 함께 진척을 하지 못한다.
서비스업 수출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수출이 안된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서비스업을 보면 수출할 게 엄청 많지만 안된다. 대한민국은 서비스 강국인데 수출이 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의료산업 국제화는 10년 전부터 이야기했지만 말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사이 태국과 싱가포르에 의료 허브를 빼앗겼다.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니 재정적으로 ‘금리를 낮춰서 해결하라!’등의 부담이 오게 된다. 우리 경제의 미래는 구조개혁에 있다. 이해 당사자와 사회적 타협이 안 되는 것을 어떻게 타협해 나갈지의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
이창용 총장의 말 중 ‘타협’이라는 말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성이 있다고 느낀다. 현재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 갈등이 심각한지 서울연구원에서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심각하다’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88%가량 되었다.
앞서 타협이라는 말을 했고, 여러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개혁을 하고자 한다면 정치로 이 문제를 끌고 가야 하는데, 정치 안에서 우리는 타협을 하는가 갈등을 빚는가? 이에 대해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자기와 같은 편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렇다'가 86%로 나왔다. 이 결과가 말하는 것은 나와 편이 다르면 옳은 이야기를 해도 ‘네가 틀렸어’라고 표하고, 나와 편이 같으면 틀린 말을 하더라도 ‘잘한다!’라고 말하는 사회가 되었다.
설문조사만으로 ‘대한민국은 잘못되었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반화가 될 수도 있다. 아직 대한민국에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의견에 경청하고, 공감해 주며 자신의 의견을 부드럽게 설득시키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의견이 일리가 있으면 받아들이는 융통성 있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각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사회적 타협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시기에, 모든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융통성이 필요하게 되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이해와 타협을 실천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과연 대한민국이 이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도약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그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