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6월 18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NBA 결승전 5차전에서 시카고 불스의 가드 마이클 조던(오른쪽)이 피닉스 선즈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선즈가 108-98로 승리했다. 의무적 출처: 조나단 다니엘 / 올스포츠
NBA 챔피언 반지 2개, 올림픽 금메달 2개를 받은 마이클 조던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되어 있었다. 마이클 조던이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적인 스타임이 확인되자 NBA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시카고 불스가 과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에 전 세계 농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관심이 높아질 때 조던은 1992-93시즌에 우승을 하면 은퇴를 할 것이라고 동료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증명해보일 게 하나도 없다”는 게 은퇴 고려의 이유였다.
1992-93시즌이 시작하자 조던은 한풀이를 하듯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슛을 쏘았다. 1987년 이후 한 시즌 최다 슛시도를 기록했다. 조던은 개인 평균 32.6득점을 기록했다. 7년 연속 득점왕 등극.
이는 윌트 체임벌린 이후 최다 연속 득점왕 기록이었다. 그는 또한 생애 3번째 가로채기 1위에 올랐고 7년 연속 최고 수비수 베스트 5 안에 들었다. 올스타 경기에서는 30득점을 기록, 생애 통산 평균을 22.1득점으로 올렸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1992년 11월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그는 54점을 올렸다. 그리고 12월 워싱턴 불리츠 전에서 57점을 쏟아부었다. 1993년 1월에는 올랜도 매직을 64득점으로 몰아세웠다. 3월 샬럿 호네츠 전에서는 52점을 쓸어담았다. 조던은 이 시즌에 생애 통산 20,000득점을 돌파했다.
그의 기량은 절정에 달했다.
포스트 시즌이 되면서 조던과 불스는 더욱 막강하게 상대를 공략했다. 조던은 포스트 시즌에 35.1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맹활약에 힘입은 불스는 애틀랜타 혹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2라운드에서 단 1패도 기록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그러나 그들 앞에 놓인 다른 장벽이 있었다. 이전 시즌에 불스를 괴롭혔던 뉴욕 닉스였다. 닉스는 왕조 건설을 눈앞에 둔 불스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정규 시즌 성적도 불스보다 좋아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확보한 상황이었다.
닉스는 동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 1,2차전에서 불스에 승리를 거두고 그들의 3년 연속 우승에의 꿈을 지울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런 상황에서 뉴욕 타임스는 주책을 떨었다. 조던의 도박 습관에 대해 대서특필했던 것.
조던은 오랫동안 경마 도박을 했고 골프를 할 때도 매번 돈내기를 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상세히 보도했다. 조던은 이 보도에 화가 나 있었다. 사적인 일에 언론이 큰 일이 난 것처럼 다루는 것을 증오했다. 이 보도로 언론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그는 질려 있었다. 이것이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던 것 같다. 그는 3,4차전에서 맹활약하며 불스가 시리즈를 타이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5차전이 승부처였다. 뉴욕에서 열린 5차전은 종료 버저가 울리기 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당연히 시리즈 승리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기 때문에 두 팀은 사활을 건 승부를 했다.
4쿼터 28초를 남긴 상황에서 닉스는 95-94로 뒤져 있었다. 닉스는 마지막 공격에서 골밑 슛 기회를 4-5차례 얻었는데 공은 계속 림을 튕겨 나갔다. 약 5초를 남겼을 때 불스의 스카티 피펜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고 조던에게 패스했다. 조던은 공을 드리블해 골밑으로 달려가던 암스트롱에 패스를 했고 암스트롱은 종료 버저가 울림과 동시에 골밑 레이업을 성공했다. 불스가 극적으로 97-94 승리를 거뒀다.
승세를 잡은 불스는 6차전에서도 승리해 NBA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게 됐다. 3년 연속 우승길에 또 다른 장벽은 서부 컨퍼런스 챔피언인 피닉스 선스였다. 선스는 필라델피아 76ers의 찰스 바클리를 영입하고 서부 최강으로 올라선 팀이었다. 바클리는 1992-93 시즌에 선스 유니폼을 입고 시즌 MVP로 선정될 정도로 맹활약했다. 선스의 정규 시즌 전적은 62승20패였다. 57승25패의 불스에 승률에서 앞선 선스는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갖게 됐다.
1차전은 피닉스에서 열렸다. 불스의 승리였다. 2차전도 역시 불스의 승리였다. 조던은 1차전에서 31득점, 2차전에서 42득점을 기록했다. 불스가 이 시리즈를 쉽게 잡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선스는 시카고 원정 3차전에서 3차례의 연장전 끝에 129-121로 승리했다. 4차전 경기에서는 조던이 그야말로 ‘언스타퍼블’이었다. 그는 55득점으로 소속팀의 111-105 승리로 이끌었다. 불스가 3년 연속 우승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나 선스는 시카고에서 열린 5차전에서 승리해 2승3패로 추격했다. 4차전을 제외하면 원정 팀이 승리하는 특이한 상황이었다.
6차전은 피닉스에서 열렸다. 7차전도 선스의 안방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선스가 안방전패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6차전은 박빙의 승부였다. 특히 경기 막판에 1점차 승부로 이어져 농구 팬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선스는 6차전 4쿼터 14초를 남기고 98-96으로 앞서 나갔다. 불스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했다. 조던이 인바운드 패스를 했다. 스카티 피펜이 골밑에 있는 호러스 그랜트에게 패스했고 그랜트가 외곽에서 홀로 있던 존 팩슨에게 공을 던졌다. 2년 전 레이커스와의 시리즈에서 영웅이 된 팩슨은 침착하게 3점슛을 쐈고 이는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99-98로 불스가 앞서 나갔다.
남은 시간은 4초. 선스로서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케빈 존슨이 마지막 슛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를 그랜트가 블록했고 경기 종료 버저가 울렸다. 불스의 우승이었다. 3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불스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우승을 자축했다. 조던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팩슨이 공을 잡았을 때 경기가 끝났음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조던은 3번째 우승 트로피와 함께 3번째 챔피언 결정전 MVP 트로피를 받았다. 이 시리즈에서 그는 4번이나 40득점 이상 기록했다. 조던은 “3년 연속 우승으로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임을 보여줬다. 보스턴 셀틱스의 60년대 3년 연속 우승과는 다른 것이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시대에 농구를 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3년 연속 우승을 꿈꿨다. 이는 아이제이아 토머스, 매직 존슨, 래리 버드가 이루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보다 낫다는 게 아니라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내게는 너무나 기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목표 달성을 했지만 시즌이 끝난 후 그는 참담한 사고를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