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운동 선수 마이클 조던. 그림 - 셔터스톡
(2) 가장 위대한 운동 선수 조던
마이클 조던은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힌다. 그는 적어도 미국 스포츠 역사에서는 역대 최고의 선수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이견을 다는 사람들도 있다. 웨인 그레츠키, 베이브 루스, 타이거 우즈도 역대 최고의 스포츠 스타 경쟁에서 마이클 조던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이들의 차이는 비교하기 어렵다. 종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감각과 몇 가지 자료를 갖고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필자는 어떤 점에서 조던이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지 설명해보겠다.
* 개인 기록: 그는 1984-85시즌부터 1997-98시즌까지 열한 시즌 연속 최다득점 타이틀을 차지했다. 중간에 은퇴해서 뛰지 못했던 1993-94, 1994-95시즌을 제외하면 열한 시즌 연속이다. 개인기록하면 남부럽지 않을 웨인 그레츠키(북미아이스하키리그. 이하 NHL)도 여섯 시즌 동안 5회 득점왕 타이틀을 가졌고 열다섯 시즌을 뛰면서 열한 차례 득점왕이 된 바 있는데 연속 타이틀을 본다면 조던이 앞선다.
조던이 두 번째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1984년 NBA에 데뷔한 이후 단 한 번도 최다득점 타이틀을 놓쳐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베이브 루스도 조던과 그레츠키에 가까운 개인기록을 세웠는데 그는 1918년부터 1931년까지 14시즌 동안 11차례 홈런왕이 된 바 있다. 2년은 부상으로 인해 뛰지 못했거나 절반 정도밖에 뛰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베이브 루스도 대단한 선수였다. 하지만 여전히 조던이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최다득점 기록을 세운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베이브 루스가 홈런왕 행진을 이어가면서 MVP로 선정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한 점을 볼 때 조던의 개인 기록이 더욱 빛난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내용을 보면 그가 왜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지가 더 명확해진다.
* 수상 경력: 조던은 NBA에서 뛰면서 14차례 MVP 트로피를 받았다. 이는 올스타게임 MVP 3회, 챔피언 결정전 MVP 6회, 정규 시즌 MVP 5회를 합한 것이다. 그레츠키는 수상 경력에서는 조던에 필적할만했지만 약간은 모자란다. 그는 9차례나 NHL의 MVP로 선정됐고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 MVP로 뽑혔다. 배리 본즈(MLB)는 7차례 정규 시즌 MVP로 선정됐지만 절반은 스테로이드 덕분에 받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수상 경력 부문에서는 조던을 넘어서기 어렵다.
* 우승 경력: 조던은 시카고 불스에서 마지막 6년 동안 모두 챔피언 반지를 받았다. 빌 러셀(보스턴 셀틱스)이 50년대와 60년대에 8년 연속 챔피언 반지를 받은 것을 포함해 열세 시즌 동안 11회 챔피언 반지를 받은 것이 NBA 기록이지만 당시 셀틱스가 막강 전력을 자랑했던 군단임을 감안하면 군계일학이었던 조던의 6회 우승은 더욱 가치 있어 보인다. 그레츠키는 4개의 챔피언 반지를 갖고 있다.
조던의 시카고 불스는 세 시즌에 200승 이상을 거뒀는데 이것 역시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기록이다. 불스는 세 시즌 동안 246경기를 치러 무려 203승을 챙겼다.
* 인지도: 스포츠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한국의 노인에게 마이클 조던, 웨인 그레츠키, 베이브 루스 중 들어본 이름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면 어떤 선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올까. 바로 조던이다. 필자의 지인은 “우리 어머니가 스포츠를 전혀 좋아하시지 않는데, 조던은 알더라”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90년대에 스포츠 자체를 거의 보지 않았던 필자의 지인은 조던 농구가 워낙 화제를 불러일으키자 불스 농구는 빠지지 않고 봤다고 한다. 필자의 아들들도 2000년대에 태어났지만 마이클 조던을 잘 알고 있다. 조던의 인지도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는 미국 내 운동 선수 중 가장 유명한 선수일 것이다.
90년대 중반 NBA가 가장 핫했을 당시 영국에서도 비슷한 열기가 일었는데 축구의 종주국에서 마치 NBA를 종교처럼 좋아했던 상황이 연출된 적이 있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지에 의하면 영국 채널 포는 미국 스포츠를 영국 시청자들에게 소개한 TV매체였는데 90년대 중후반 이 채널을 통해 중계된 NBA 경기는 대부분 영국 청소년들에 의해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남미에서도 NBA경기를 보는 것은 단순히 경기를 시청한다기보다 문화적 현상의 일부에 참여하는 것과 같았다.
스포츠 분석가 스티븐 A. 스미스, 몰리 로즈, 그리고 맥스 켈러먼은 ESPN 스포츠 토크쇼 ‘퍼스트 테이크’에 출연, 마이클 조던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농구 선수인 이유를 토론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농구의 전 세계적인 인기는 마이클 조던 덕분이다."
"스니커즈 산업의 가치 폭발은 전적으로 마이클 조던 덕이다."
"대중 문화와 농구가 교차되게 했던 사람은 조던이었다. 특히 광고, 영화와 교차되게 했다."
"미래의 운동선수들에게 경제적 권한 부여한 인물이 조던이다."
마이클 조던의 영향력은 그의 전설적인 농구 선수로서의 지위를 넘어 사회와 문화의 여러 면에 걸쳐 확산되었다. 디 오디시 온라인(The Odyssey Online)에 따르면, 조던은 중국에서 글로벌한 매력으로 NBA를 브랜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84년에 시작된 그의 ‘에어 조던’ 브랜드는 패션, 마케팅, 그리고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주류가 되었다.
* 경제, 문화, 사회에 끼친 영향력: 마이클 조던은 마이클 잭슨과 함께 흑인도 미국 주류 사회에서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그는 남녀노소, 인종에 관계 없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조던과 잭슨은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 초석을 깔아놓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조던은 NBA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스포츠가 되도록 했다. 그로 인해 NBA의 확산, TV 시청률 급등, 농구화(sneakers)의 대중화, 관중동원 급등이 가능했다. 조던 덕분에 스포츠 비디오 게임 시장이 개척됐고 그가 출연한 영화 스페이스 잼은 전 세계적으로 2억300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그로 인해 남자 향수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경제 전문지인 포춘(Fortune)지는 마이클 조던이 경제에 미친 영향력을 계산한 적이 있는데 약 100억 달러 수준이었다. 100억 원이 아니라 100억 달러다. 한화로 계산하면 10조원이 넘는다.
NBA닷컴에 따르면 그는 2017년 샬럿에 있는 한 가족 건강 클리닉을 위해 7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또한 2008년부터 메이커위시(Make-A-Wish)의 수석 대사로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아동 복지에 헌신했다. WWD.com에 의하면, 그의 반인종차별에 대한 입장은 두드러져 인종차별 이슈에 늘 목소리를 높였다. 조던 브랜드는 사회 및 경제 정의, 교육, 그리고 인종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이니셔티브를 위해 10년간 1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마이클 조던의 유산은 그의 운동 능력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의 사회적 기여와 지속적인 문화적 영향에 의해 정의된다. [연재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