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5일자 데일리 메일이라는 신문의 위 기사 제목은 ‘인터넷은 아마도 지나가는 유행이 될 것이고 수백만 명이 사용하다가 말 것’이라는 의미이다.
불과 23년 전, 이 글을 쓴 언론 기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비슷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인터넷의 나쁜 점을 계속 들춰내는 것이 당시 언론과 인터넷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일이었다. 이래서 나쁘고 저래서 나쁘고, 나쁜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가 23년이 흘렀고 인터넷은 유행으로 지나가기는커녕 삶에서 꼭 필요한 그 무엇이 되었다.
몇 년 전에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해야 한다는 학술논문도 나왔다. 영국 버밍엄 대학의 철학과 교수인 머튼 레글리츠는 ‘무료 인터넷 접속에 관한 인권(The Human Right to Free Internet Access)’이란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인터넷은 인간의 이익을 증진하고 강화할 수 있다. 나는 인터넷이 인권의 실현과 민주주의의 증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고 무료로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은 인권임을 주장한다. 물론 이것이 인권이 되려면 인터넷 접속은 '감시되지 않고 검열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인터넷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 인터넷은 단순한 효율성 향상 기술이 아니라 유례없는 방식으로 인간 존재를 변화시키는 매체라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인터넷은 개인의 역량을 크게 확장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발전에 기여한다.”
인터넷이 시작되고 얼마 후에 웹 1.0이 진행되었고 또 얼마 후에 웹 2.0 그리고 지금은 웹 3(웹 쓰리)로 불리는 웹 3.0이 진행되고 있다. 많은 언론과 사람들이 ‘암호화폐가 중심 플레이로 여겨지는 웹 3는 지나가는 유행’으로 생각한다. 마치 23년 전에 인터넷이 지나가는 유행이라고 한 기자가 글을 썼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웹 3는 인간의 인권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게 될 것이다. 웹 3는 블록체인 그리고 인공지능이 핵심이다. 레글리치 교수의 인터넷이 인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주장처럼 웹 3도 역시 인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블록체인, 인공지능을 잘 경영한다면 이는 단순한 효율성 향상 기술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변화시키는 또 다른 매체가 된다.
블록체인은 인간을 탈중앙화로 이끌고 인공지능은 인간을 노동에서 탈출시키는 그 무엇이 될 것이기에 인권과 연관이 있다. 물론 웹 3가 인권이 되려면 모두가 힘을 합해 잘 경영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잘못 경영하면 오히려 인간을 속박하고 힘들게 하는 그 무엇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교육은 웹 3 시대를 어떻게 잘 경영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교육은 우리를 참담하게 만들 수 있다. 즉, 웹 3가 인권의 도구가 되지 않고 인권 유린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권이 될지 인권 유린이 될지 결정 나게 된다. 그리고 웹 3는 결코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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