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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를 막는다고 막아질 수 있을까?
챗GPT가 나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챗GPT의 가공할만한 결과물이 많은 사람에게 위협이 될 정도다. 마치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학부모들이 초긴장을 하며 자녀의 인터넷 사용을 막은 것처럼 교육계 리더들이 챗GPT의 사용을 막고 나섰다.
막는다고 될 일일까? 인터넷 사용을 막을 수 있었나?
초기에 인터넷 무용론이 수없이 흘러나왔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즉 온라인상에 있지 않으면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60-80대 어르신들도 카톡을 쓰고, 유튜브를 보며 하루를 보낼 정도로 인터넷은 우리 삶의 깊은 곳에 자리하게 되었다.
인터넷이 나오고 구글이 나오고 유튜브가 세상에 선을 보인 후 우리의 삶의 방식은 바뀌었다. 이전보다 좋은 세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막을 수 없는 시대의 대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도구의 사용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선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우선 챗GPT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챗GPT는 영어로 ChatGPT라고 쓴다. 여기서 Chat에서 C는 대문자로 쓰는 게 좋다. 챗GPT는 인간과 유사한 언어를 생성할 수 있다. 인간과 유사한 언어를 쓰는 데 수십억 개의 단어를 사용하거나 500GB 이상의 용량을 동원한다고 한다. 이는 전자책으로 본다면 100,000권에서 167,000권의 분량이라고 한다. 똑똑한 수준이 인간을 넘어선다. 물론 여전히 완벽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챗GPT는 현재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당 분야는 카피라이팅, 고객 서비스 문의 응답, 뉴스 보고서 작성 및 법률 문서 작성, 학교 과제 작성, 논문 작성과 같이 전통적으로 인간이 수행했던 분야다.
챗GPT를 사용하려면 코딩을 배울 필요가 없다. 우리가 쓰는 자연언어로 기계와 대화를 할 수 있다. 챗GPT는 우리가 쓰는 자연언어를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사람과 기계 사이의 소통문제를 해소하기 때문에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챗GPT가 기존의 챗봇보다 더 향상된 점은 말이나 글 뒤에 있는 맥락과 의도를 이해한다는 데 있다. 기존의 챗봇을 사용해 보면 ‘역시 기계는 기계다’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챗GPT는 ‘정말 이렇게까지 이해도가 높아’라는 탄성이 나오게 한다.
(이 부분은 이해하지 못해도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설명이 필요해 괄호 안에서 추가한다. 챗GPT는 딥 러닝을 사용하여 언어를 이해하고 언어 구조를 예측한다. 따라서 사람처럼 말하고 주어진 프롬프트에서 텍스트를 생성하고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과 같은 마크업 언어를 영어로 작성할 수 있다. OpenAI의 언어 모델의 예는 자연어 처리(NLP)를 활용하여 다양한 작업을 이해할 수 있는 GPT-3이다.)
챗GPT는 정보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과 조언을 제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챗GPT가 그러나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사용해 보니 때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중 승수에서 몇 위냐’고 물었더니 ‘박찬호 앞에 천 명쯤 더 있다’고 답했다. 실은 박찬호는 역대 400위쯤에 랭크되어 있는데 이는 챗GPT의 잘못된 정보 제공이다.
챗GPT와 같은 기술은 또한 개발자가 악용할 수도 있다. 사이버 범죄자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도구를 누가 쓰느냐의 문제이지 도구 자체가 선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챗GPT와 같은 도구를 선한 의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사용하면 한계 없는 선함 확장이 이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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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앞으로 기업에서 고객 질문에 답하는 일에 사용될 것이다. 뉴저널리스트 투데이도 챗GPT와 비슷한 도구를 개발할 예정인데 이 도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사업에 관한 질문에 답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일일이 답해줄 필요가 없게 된다.
챗GPT는 또한 세일즈 개발 및 계량 경제학과 같은 과정에서 기술을 연마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챗GPT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챗GPT는 가상 튜터 역할을 할 것이고 작문 도우미가 될 것이다. 작문을 돕는다는 것은 사람이 좀 더 프로젝트나 큰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람은 글을 더 잘 쓸 수 있다.
비즈니스계 리더들은 업무 효율 때문에 챗GPT를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교육계 리더들은 상당히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공립학교에서는 학교 와이파이를 통해 챗GPT에 접속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작문시험 대신 구술 시험을 보고 그룹 과제를 늘리고 과제물을 손으로 써서 내도록 했다.
이는 마치 공기 호흡을 막겠다고 애쓰는 모습과 비슷하다. 공기를 막는다고 호흡을 할 수 없겠는가. 물론 밀폐된 공간에 가둬두고 공기 호흡을 막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죽이겠다는 의도 외에는 없다.
뉴욕 타임스의 기술 칼럼니스트인 케빈 루스는 “요즘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AI로 가득찬 세상을 살게 될 것이다.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오용되거나 무기화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경험이 필요할 것”이라며 챗GPT를 막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글을 썼다.
챗GPT와 같은 것을 사용해서 글을 더 잘쓰고, 프로젝트를 더 잘하고, 학교를 졸업한 후 더 효과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 챗GPT는 GPT-3 기술을 사용한다. GPT-1에서 GPT-3까지 발전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어떤 전문가가 ‘GPT-40이 나오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데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GPT-3에도 이렇게 충격을 받는데 GPT-40이 나오면 순간적으로 수십조 단어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500GB가 아니라 500TB의 데이터를 활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책 몇 권 또는 아티클 몇 개 읽고 글을 쓰고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에서 우리는 살게 된다.
우리가 석박사 과정에서 논문을 쓸 때 책과 논문 400-500권(건) 정도를 참고한다면 나름 노력한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GPT-3가 300페이지짜리 전자책 100,000권에서 167,000권 정도의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본다면 GPT-40은 아마도 수십억권의 데이터를 참고한 결과를 내어줄 것이다. 인간이 도무지 해낼 수 없는 분량이다.
인공지능이 더 똑똑해지는 것이다. 그럼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없는가. 인간은 데이터에 함몰되지 않고 데이터를 활용해 다른 인간에게 유익하도록 하며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지 않도록 적절한 선을 만드는 윤리적인, 법적인 경계선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를 컨트롤하는 자들이 독점권을 갖지 않도록 하고 그들에게 데이터세금을 내도록 하고 그 세금으로 노동은 줄이고 여가를 더 즐기고 의미 있는 일에 더 시간을 쓰도록 하는 교육이 어렸을 때부터 진행되어야 한다.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서울대 유기윤 교수가 예상했던 99.997%가 프레카리아트가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0.003%는 데이터와 플랫폼을 소유한 자들로 세상의 모든 부를 독점할 수 있다.
챗GPT는 우리로하여금 ‘AI 시대의 시민의식’을 더 빨리 습득할 수 있도록 동기유발을 하는 그 무엇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유기윤 교수는 2099년에 그런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속도라면 2099년이 아니라 2039년쯤 그런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엄청난 속도로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
Photo by Midjourney. 인공지능 로봇에게 동냥을 하는 어린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