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손흥민 인스타그램
필자는 며칠 전 손흥민 선수와 이낙연 대표가 통 큰 결정을 하고 갈등이 있는 측과 화합을 통해 다음 단계로 가기를 기대한다는 칼럼을 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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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이낙연은 그걸 하지 못했고 축구인 손흥민은 해냈다. 상황은 묘하게 비슷하다.
이낙연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정치인 이준석 대표가 무례하고 전권을 가져가는 것처럼 생각했다. 손흥민은 ‘핑퐁딩동 사건’에서 이강인 등 후배들을 질타하다가 무시당하며 업친데 겹친 격으로 손가락 골절 부상까지 당했다.
필자는 그런데도 두 사람이 나이도 많고 해당 분야에서 경험도 많고 은퇴를 앞두고 있으니 더 어린 정치인과 선수를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가면 좋겠다는 칼럼을 쓴 바 있다.
결과는 하루 차이로 이낙연 측은 이준석을 마치 전두환 독재인 것처럼 치부하고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자로 비난하며 합당을 취소했고 손흥민은 이강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낙연 대표의 원래 당인 새로운 미래를 축복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낙연 측은 계속 과한 비난을 이어갔다.
이강인은 21일(한국 기준) 손흥민이 있는 영국을 찾아가 사과했고 손흥민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썼다.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강인 인스타그램
이강인도 인스타그램에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아주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라고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다. 제가 성찰해야 할 일이 많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했던 것은 아닌지, 지나친 자기 확신에 오만했었던 것은 아닌지, 가장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했던 것은 아닌지, 오늘만큼은 앞으로의 대한 호언장담보다는 국민께 겸허한 성찰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모두 성찰의 말을 하고 반성했지만 이낙연 대표 측은 타인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일에 집중되어 있다. 손가락질할 때 나머지 손가락은 자신을 향해 있다는 것을 이낙연 대표 측이 알았으면 한다. 이준석 대표는 지금도 이낙연 측에 열려 있고 다시 합할 마음이 있다.
Photo by NJT. 개혁신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준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