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년 통치 기간에 대한민국호는 많은 분야에서 뒷걸음질을 쳤다. 평생 검사로 살았던 그가 정치인으로서, 특히 대통령으로 잘 할 것으로 기대한 게 유권자들의 오판이었다.
‘공정과 상식’,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음’ 등으로 많은 사람으로부터 표심을 얻었지만 그는 공정과 상식과는 아주 먼 정치인이고 자기 사람은 엄청나게 챙기는 대한민국에서 빼고 싶은 요소를 모두 갖춘 리더십이다.
국정농간(國政弄奸).
영어로는 State Manipulation, 일본어로는 国政操作 (こくせいそうさ), 스페인어로는 Manipulación del Estado, 프랑스어로는 Manipulation de l'État 라고 번역할 수 있다. 외국어(특히 서양어)로 번역하면 ‘농간’의 의미가 제대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최근 이 표현이 자꾸 떠올랐다. ‘농간’이라는 단어는 ‘남을 속이거나 남의 일을 잘못되게 하려는 나쁜 꾀’라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은 ‘국정농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입만 열면 잔머리, 잔꾀, 꼼수에서 나온 말이고 심지어 헌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큰 일도 수두룩하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보다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채해병 순직사건’ 하나만 봐도 ‘국정농간’이 여러 건 잡힌다. ‘런종섭’ 사건은 대표적인 국정농간 중 하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일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었고 채해병과 그 가족을 무시한 결정이었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다. 호주의 지역 정치인이 분노할 정도로 너무나 자명한 농간 수준의 사건이었다.
공정과 상식으로 수사를 한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칭찬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범죄자로 몰아세운 이종섭 전 장관 및 그 부하들은 박정훈 개인뿐만 아니라 국민과 채해병 가족을 향해 농간을 부렸다고 할 수 있다. 농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소개한다.
‘남을 속이거나 남의 일을 잘못되게 하려는 나쁜 꾀’
‘속이거나 남을 잘못되게 하는 나쁜 꾀’는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가 비호하는 ‘아랫 사람’들도 벌이고 있다. 채해병 순직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임성근 전 1사단장은 자신은 수중 수색작전을 지시한 일이 없다고 국민 앞에서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주변 사람들의 여러 증언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런종섭의 뻔뻔한 거짓말은 아예 거론조차하고 싶지도 않다.
한 변호사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해병대의 상관이고 지금 북한이 쳐들어온다면 병사들이 이런 상관의 말을 듣겠는가. 이는 안보의 문제다. 안보를 위해서라도 채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런 농간을 뻔히 다 알면서도 ‘협치’를 운운하며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무리하게 특검법을 추진한다’라는 말을 한다. 농간의 부역자들이다. 국정농간의 부역자들을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으리라. 이미 총선 때 국민의힘을 심판을 했지만 이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더 강한 심판을 해야 한다.
‘김건희 특검법’ 관련해서도 온갖 농간이 보인다.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주장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 한 사건"이라며 "이를 이중으로 수사함으로써 재판받는 관련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치 편향적인 특검"이라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총장으로 득세했던 인물이 윤석열 당시 총장이었다. 서면 조사 한 번 한 게 전부였던 수사에 대해 ‘탈탈 털었다’는 말의 근거도 없고 ‘정치 편향적’이라고 말하기에는 보수 지지자들, 중도성향의 국민을 포함한 약 60%의 사람들이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문제가 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 민정수석을 세우더니 곧바로 검찰 인사까지 단행하며 김건희 수사에 힘을 잃게 만들었다.
정치편향적이지 않은 국민들마저 ‘아무리 봐도 이건 불공평하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아내의 범죄 의혹을 감추느라 급급하는 대통령을 ‘상남자’라 치켜세우는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노리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더는 ‘홍카콜라’가 아니라 국정농간의 부역자가 되고 말았다. 그 발언으로 그의 차기 대선에의 꿈은 한 번에 날아갔다. 왜냐하면 그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가족이 잘못해도 ‘비리’를 가리는 ‘상남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민은 볼 것이기 때문이다.
윤 정권의 언론에 대한 핍박은 역대급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5월3일 발표한 2024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 47위에서 무려 15단계나 떨어진 62위를 기록했다. 세부 카테고리를 보면 한국은 언론인들이 명예훼손으로 소송당하거나 압수수색을 당하는 경우가 너무나 잦아져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89위에 머물렀다.
서민 경제는 바닥(식품 물가 살인적 상승 중)이고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어 청년 층에서 ‘(일 안하고 구직안하고) 쉬었음’이라고 표시한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 의료개혁은 철저한 준비하에 실행한 게 아닌 ‘뇌피셜’ 수준의 2,000명 증원을 들고 나와 의료계의 반발을 사며 의정 갈등은 역대급으로 치닫고 있다.
미래교육 전문가를 세워 기대를 걸게 했던 교육 분야도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 노동개혁에서는 노동자보다 기업을 위하는 정책을 펴면서 서민 삶이 팍팍해졌다.
연금개혁안은 미완성 상태다. 인구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일본과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중국, 러시아, 북한과는 관계가 더욱 악화돼 북·중·러가 뭉치게 만드는 원인 제공을 했다.
지지율은 바닥이다. 부정평가가 보수층에서도 46%(2024년 5월 한국갤럽)가 나와 민심은 그야말로 바닥을 쳤다고 할 수 있다. 부정평가의 이유는 ‘경제/민생/물가’가 21%로 가장 많았고 ‘소통 미흡’(15%), ‘독단적/일방적’(9%), ‘의대 정원 확대’, ‘통합·협치 부족’(이상 5%),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외교’(이상 4%), ‘전반적으로 잘못한다’(3%)가 거론됐다.
이것이 ‘국정농간’의 처참한 결과다. 너무나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성적표를 받아보고도 윤 대통령은 계속 농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회복 불능의 상태다. 이대로 3년을 가다간 윤 정권도 대한민국도 다 망하게 된다. 한 번 무너진 시스템은 단번에 고칠 수 없다.
그나마 유일한 위기 탈출 방법은 개헌과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삼권 분립이 포함된 개헌을 주도함으로써 ‘그럼에도 너무 중요한 것을 해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 그게 국정농간의 주역에서 역사적인 결정을 한 인물이 되는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다.
본인은 4년으로 임기를 단축하고 차기 대통령부터 4년 중임제를 하고 삼권 분립을 철저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윤 대통령이 주축이 된다면 어쩌면 그는 역대 대통령 중 훌륭한 대통령의 대열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