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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칼럼] 저출산, 대체 언제 해결되나

출산율에만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해

등록일 2023년05월22일 16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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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대한민국은 예나 지금이나 저출산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저출산에 380조라는 국민의 세금을 투입했다. 2006년 1.13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로 떨어졌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소 인구센터장에 의하면, 전쟁이 나도 합계출산율은 1.0보다 높다고 한다. 이는 괴멸적 수준이고, 나라가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졌을 때 나오는 숫자라고 말했다.

 

UN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인 사회를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7년에 고령사회로 들어갔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을 2026년도로 예상하고 있다.

 

출산율은 적고, 세월은 흐르기에 초고령화 사회가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초고령사회 도달 기간에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초고령사회 도달 기간이 한국은 7년, 일본은 10년, 미국은 15년, 영국은 50년으로 보았다. 정부는 2006년부터 2022년까지 322조원이라는 돈을 사용해 왔다(출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고령화를 대비한다는 것은, 한순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준비할 기간이 너무나 짧다.

 

대한민국 정부는 마지막 희망을 1990년대생에게 걸었다. 그러나 이것 또한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통계청의 2022년 사회조사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에 국민들이 가장 많이 뽑은 이유는 결혼자금 부족(28.7%)과 고용 상태 불안정(14.6%)였다. 지금이 1990년대생이 결혼, 출산으로 들어가는 '골든타임'인데 정책에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나지 않아 절박함이 없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

 

앞서 말했듯 대한민국 정부는 꾸준히, 많은 돈을 가지고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러나 어느 정도 차도를 보였는가? 우리나라의 저출산 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고,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한 나라를 봐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도시 중심의 경쟁 과열이다.

 

대한민국처럼 저출산을 겪는 나라로는 어디가 있을까?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등이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아시아 도시국가라는 것이다. 모든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수도권으로 가고자 하는 경쟁이 심화되는 세상이라고 서울대 조영태 교수는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해결책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조영태 교수에 의하면 서울과 똑같은 도시를 만들어놓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똑같이 만들었다 한들, 서울보다 못한 점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서울과 완전히 다르지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도시를 계획하고, 고민해서 조성해야 한다. 유현준 교수에 의하면 "서울의 집중화는 지방의 개성이 없어진 탓도 있다."라고 한다. 모든 청년이 단 하나의 피라미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경쟁 과잉을 부르고, 이 안에서 인간은 생존 본능과 재생산 본능 중 생존을 택하게 된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 이것이 서울대 조영태 교수가 내놓은 해결법이다.

 

두 번째는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스터린 상대소득이론에 의하면 자신들의 청소년기보다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된 부부는 출산율이 높고, 못 살게 된 부부는 출산율이 낮다고 한다. 이전 기성세대가 살던 시대에는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등 인구가 너무 많아서 문제였다. 그렇다면 기성세대는 왜 다산했을까? 청소년기인 1963년에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를 경험했고, 1977년 국민소득 1,000달러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녀가 10,000달러 시대를 살아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리처드 이스터린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의 삶이 희망적일 때 출산을 선택한다”라고 말하며 오늘보다 못한 내일은 불행이기에,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통계적 관점에 못을 박았다.

 

서울대 공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김태욱에 따르면 1999년도까지만 해도 젊은이 세 명이 일해서 한 명을 부양했다. 그러나 2030년이 지나면 한 명이 일해 한 명이 부양하게 되고, 젊은이의 허리가 구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부러질 미래가 온다. 그렇다면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꿀 대책이 있을까? 김태욱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이모작 사회를 이야기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이 다가와있다. 그런데 왜 우린 실감하지 못할까? 왜 아직도 4차 산업혁명을 먼 이야기로 느끼는 사람이 있는 걸까? 이를 생산성의 역설이라 부른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게 되면 가속화되어 성장률이 매우 빨라진다. 김태욱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편견이며, 섣부른 판단이라고 경고한다.

 

4차 산업혁명을 마주하려면, 인재가 필요하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인재가 있는가? 부족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모작 사회로 가야 한다고 한다. 세대 간의 분업을 말하는 것이다. 발달심리학적으로 신체능력과 유동지능이 높은 젊은 나이에는 일모작에서, 나이가 들어 일모작을 은퇴했을 때는 경험과 결정지능이 높은 나이에는 이모작에서 일하는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 중요한 일이다. 그렇데 출산율에만 집중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구상에 인구가 1억 명이 넘는 나라는 14개인데, 이 중 선진국은 미국과 일본밖에 없다. 서울대학교 김태유 교수는 ‘거시적, 문명사적 대책을 병행해야 될 필요가 절실하다’라고 말한다. 모든 세대가 슬기롭게 분업하여 대한민국을 이루어나가면 저출산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고, 대한민국 또한 더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출산이란 어느 하나의 문제가 너무나도 커서 벌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중대형급의 문제들이 여러 가지 겹쳐 있어서 사람을 살기 힘들게 만들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 안에서 말한 내용을 실현하기에는 오래 걸릴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이 기사를 준비하며, 여러 교수님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대부분 오래전부터 저출산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우리가 지금 와서 늦다고 과거의 사람들을 원망하며 의견을 기각해 버리면, 20년 뒤 우리는 과거의 우리를 원망하게 될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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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혜 청소년 인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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