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셔터스톡
돈, 명예, 권력.
현실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들이다. 예전에는 이 세 가지가 분리돼서 나눴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서로 엮여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대한민국은 돈만 있으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돈에 비중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래서일까? 돈으로 명예나 권력을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고, 실제 그렇게 한다. 심지어 사람 목숨까지도 돈만 있으면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신 나간 사람도 있다.
명예를 얻으면, 많은 사람에 관심과 함께 돈이 따라온다.
때에 따라서는 권력에 손길이 뻗기도 한다. 본인의 판단에 따라 손을 잡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명예를 얻었다고 모두 그렇다고 단정 짓긴 어렵지만, 그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안타까운 모습은, 그렇게 들어온 돈 혹은 권력 때문에, 어렵게 얻은 명예를 날려버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커다란 경제력 혹은 권력에 휘둘리다 버려진, 한 마리 희생양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하기도 하다.
권력의 힘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됐다.
최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들으면, 더 강력한 권력을 잡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해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터 같은 모습에 치가 떨리기도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듣고는 있다. 그리고 여기서 얻는 교훈도 분명 있으니 도움은 된다.
앞서 말한 세 가지에 집착하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신께서 광활한 벌판에서, 한 사람에게 제안한다. 주어진 시간 동안, 갔다가 온 거리만큼 땅을 준다는 제안이었다. 정해진 시간 동안 한 지점에 깃발을 꽂고 다시 출발 지점으로 오면 되는, 어찌 보면 매우 쉬운 미션이었다. 단, 정해진 시간에 출발 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 사람이 있는 지점에서부터 출발 지점까지만 인정해 준다는 조건이었다.
이 사람은 부푼 기대를 안고 최선을 다해 달려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최대한 많은 땅은 얻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갔는데, 얼마나 왔는지, 출발 지점은 보이지도 않았다. 더 가고 싶었지만 그러면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듯하여, 깃발을 꽂고 왔던 길을 다시 달려갔다. 쉼 없이 달려왔다 돌아가던 터라 너무 지쳐있었다.
출발 지점이 눈에 들어왔고 이제 다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출발 지점을 몇 발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출발 지점을 향해 손을 뻗으며,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사람이 얻은 땅은 3미터 남짓이었다. 쉴 새 없이 달렸던 이 사람은 결국, 자신이 묻힐 정도에 땅만 차지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자신이 묻힐 땅은 3미터 남짓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창세기 3:19)”
필자의 카톡 프로필에 적었던 문장인데, 사순 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에 항상 듣는 말씀이다. 그렇게 습관처럼 듣던 이 말씀이, 어느 날 문득, 가슴 깊이 들어왔다. 아무리 집착하고 욕심을 내도,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다. 집착과 욕심은,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지지 못한 사람이 더 그런 경향을 보인다.
필자가 그렇다.
없으니 내어놓지 않으려 하고, 더 움켜쥐려고 하였다. 베풀기보다 받으려고 하였다. 필자는 그것을 아낀다는 명분으로 정당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 한편이 휑했다. 그리고 불편했다. 그 이유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잊지 말자 다짐했지만, 계속 잊고 있었다. 어차피 흙으로 다시 돌아갈 삶인데 왜 그리 집착하고 욕심을 부렸는지. 그러해서 삶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위로라도 되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각자에게 이렇게 질문하기를 권해 본다.
“내가 정말 애써야 할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