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셔터스톡.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세상은 내 뜻대로 될 때가 많을까? 아닐 때가 많을까?
드물지만, 자기 뜻대로 이루어질 때가 많다며 좋아하면서 자랑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그럴지 의심이 가기는 하지만, 본인이 그렇다니 믿을 수밖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정말 극히 드물다. 내가 본 사람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은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한동안 유행했던 ‘머피의 법칙’처럼, 내가 원하는 것과는 반대로 될 때도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반대로 결정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씁쓸한 표정으로 말하기도 한다. 자기처럼 재수 없는 사람도 없다는 말도 덧붙인다.
왜 누군가는 뜻대로 되고, 누군가는 뜻대로 되지 않을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는, 전생에 업보 때문일까? 운이 좋은 사람을 보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느니, 사람을 구했느니 하며 부러워한다. 운이 나쁜 사람은, 자신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러냐며 한탄하기도 한다. 운은 말 그대로, 운일 뿐인데도 말이다. 어쩌면 확률과도 같다. 운이 좋을 때가 있으면, 운이 나쁠 때도 있다는 말이다. 운이 좋은 것에 집중하면 자기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운이 나쁜 것에 집중하면 자기는 운이 나쁜 사람이라 생각한다. 스포츠 경기를 할 때, 계속 운이 좋다가 한 번 삐끗했는데 운이 나쁘다며 투덜대는 사람을 보면 그렇다.
세상을 운에 맡기며 살아갈 순 없는 법.
그럼 어떻게 해야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까? 아! 여기서 말하는 마음 편하게는, 아무 걱정 없이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덤덤하게 받아들이거나,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마음 편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계속 마음 쓰면, 속만 쓰리지 더는 달라질 게 없다. 하지만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사실, 쉽지는 않다. 그래서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고, 지금도 많아지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사람 안에는 평생 함께 살아야 할, 두 자아(自我)가 있다.
‘내 뜻대로’와 ‘네 뜻대로’다. 전자의 자아가 강한 사람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한다.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린다. 어디를 가든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마음이 편하다. 자기 얘기가 중심이 되고 자기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거론돼야 마음이 좋다. 어쩌면 대부분 사람이 가진 성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외향적인 성격과는 다른 부분이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이렇게 바라는 사람도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사람은 후자의 사람이다.
‘네 뜻대로’의 자아다.
그렇다고 자기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자기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내 뜻이 아닌 타인의 뜻 혹은 주변의 상황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이 자아가 하는 생각은 이렇다. ‘다 이유가 있겠지!’ 내 주장과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이 있다. ‘쟤 뭐야!’라고 생각하며 기분 나빠하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지?’라며 그 이유를 살핀다. 불편한 사람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됐을 때, ‘아! 뭐야!’라며 울상을 짓기보다, ‘같이 하는 이유가 있겠지!’라며 그 이유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두고 찾아본다.
어떤 자아가 드러날 때, 마음이 편할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네 뜻대로’의 자아다. 지금도, 원하지 않는 상황 혹은 나쁜 상황이 닥치면 순간적으로는 울컥한다. ‘아! 왜 또?’ 하지만 이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만히 생각한다. ‘다 이유가 있겠지!’ 혹은 ‘다 뜻이 있겠지!’ 그러면 바로 그 이유를 발견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서 발견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몇 년이 지난 후에 깨달은 것도 있다. 평생을 걸쳐 깨닫게 되는 것도 있다. 그래서 조바심 내지 않는다. 다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이유를 알았을 때, 놀라운 신비가 감춰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말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는가?
어떻게 해보려 애쓰지 말고, 차분하게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 왜 이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왜 이 사람이 나와 함께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그렇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면, 그 이유를 찾게 된다. 그 느낌을 몇 번 받으면 그때부터는 자연스레 그렇게 믿게 된다. 내 앞에 벌어진 원치 않은 상황을, 조금은 여유 있게 받아들이게 된다. 왜?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닌, 나에게 필요한 상황이 벌어진 이유가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