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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지 않는, 시선 유지하기 [김영태 칼럼]

머리와 가슴이 바뀌었을 때 오는 자기 확신, 착각

등록일 2023년09월21일 20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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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가슴이 바뀌었을 때 오는 자기 확신, 착각, 사진출처: 셔터스톡

 

 

 

서로 바뀌면 곤란한 것들이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희극과 비극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다. 대학 시절, 교양수업에서 들었던 내용인데, ‘연극의 이해’라는 수업이었다. 어림잡아도 20년은 지난 일인데도 아직 기억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강렬했거나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도 한두 번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용은 이렇다. 희극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이유는, 3인칭 시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바보 같은 말과 행동을 보면서 웃는다는 건,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웃을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이 시점을 1인칭으로 가져오면 어떻게 될까? 저 바보 같은 사람이 바로, 나라면 말이다. 그래도 웃을 수 있을까? 아니다. 우울해진다. 바보 같은 내 현실과 같다는 인식은, 자신을 점점 더 우울하게 만든다. 우울증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가, 이와 같은 시점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비극을 보면서 함께 울고 마음 아파하는 이유는 뭘까?

 

1인칭 시점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 문제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배우의 슬픔과 아픔이 내 것이 된다. 반대로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저 사람의 슬픔과 아픔은 그 사람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닌 게 된다. 슬퍼할 이유도 아파할 이유도 없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바라볼 뿐이다. 매정하게 느껴진다. 감정이 메말랐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이렇다고 볼 수 있다. 공감하지 못한다.

 

시점이 바뀌면 의미가 없다. 희극을 1인칭 시점으로 바라보고 비극을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본다면, 연극을 볼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희극은 재미를 목적으로 보고 비극은 감정 이입을 통한 공감을 목적으로 본다. 물론 뭐, 다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웃음과 슬픔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보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두 시점이 바뀌면,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되거나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사람을 대하는, 머리와 가슴도 그렇다.

 

머리는 냉정하게 가슴은 따뜻하게 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따질 것은 따지지만, 인간적인 온기는 유지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따지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얼렁뚱땅 넘어가는 게 당장은 좋겠지만, 나중에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인간적인 온기를 유지하지 않고 따질 것만 따진다면, 정말 소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감정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대체로 그렇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 그렇다. 논리적으로 따져야 할 것을 감정적으로 대하고, 지금까지 받은 인정(人情)은 단박에 내려친다. 머리와 가슴이 바뀐 단적인 예다.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것을 미지근하게 만들어 자기합리화를 한다. 인정(人情)을 가지고 고려해야 할 것을 회피한다. 이런 사람은 화가 나기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금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승자라 착각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부디 모든 것을 온몸으로 받아안기 전에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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