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ted on DALL·E.
이런저런 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머릿속을 정리할 겸, 늦은 오후 삼성동에서 미팅을 마치고 잠실까지 걸어갔다. 퇴근 시간쯤 삼성동 인근에서 미팅을 마치면, 잠실까지 걷고는 한다. 대략 3km 정도가 조금 넘는 거리인데, 사색하기 좋고 운동도 된다. 다행히 흐린 날씨라 덥거나 땀이 나지도 않아서 딱 좋았다. 구두를 신고 걸었다는 것 말고는 괜찮았다. 걸어서 잠실에 도착하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서점이다. 잠실역 교보문고를 찾는다.
뚜렷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둘러보면, 필자에게 필요한 책이 보인다. 필자가 선택한다는 말보다, 책이 필자를 끌어당긴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눈에 띄지 않던 책이 눈에 들어오고, 그 책을 집어 들게 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강하게 꽂히는 문장을 발견한다. 강하게 꽂힌다는 건, 지금 필요한 문장이라는 말도 된다. 아! 그러고 보니, 뚜렷한 이유가 이거였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해답을 찾기 위한 것. 마음이 복잡할 때는 성전을 찾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서점을 찾는 것이 알게 모르게 베인 습관인 듯하다.
평소에 사고 싶던 책도 있었다.
'사이토 히토리의 1퍼센트 부자의 법칙'이다. 한 코치님이 닮고 싶은 부자라고 소개하면서 알려준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소장하고 백 번 정도는 읽어야겠다 다짐하고 샀다. 마침, 재고가 1권이 있어 재빠르게 찾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책들을 살폈다. 이런저런 책을 살피다, 얼마 전 커뮤니티에 올라온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라는 책이다. 교보문고에 가면 이동하는 동선이 거의 비슷한데, 이 책을 발견한 동선은 거의 가지 않던 동선이었다. 이래서 책이 필자를 끌어당긴다고 말하는 거다. 기억하고 있던 파란색 표지와 저자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표지를 둘러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고시원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공부했다는 이야기다. 왜? 의사가 될 거니까. 자기 확신과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리는 걸 이렇게까지 했다는 게 놀라웠다. 여기서 저자에 대한 친밀감이 상승했다. 일단 전체적인 느낌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목차를 보고 끌리는 부분을 살폈다. 저자가 책을 출간한 계기도 재미있었다. 오래전 찍은 유튜브 인터뷰에서 소개한 책이 역주행하며 베스트 셀러가 되자, 그 출판사에서 감사의 의미로 출간을 제안했다고 한다. 사람 일 모르는 거라고 하는 말이, 이렇게 어울리는 사례가 있을까? 이 사례에서 힘을 얻었다. ‘그래! 지금은 힘들어도 세상일 모르는 거잖아?’ 에너지가 올라왔다.
올라온 에너지로 또 다른 보물을 찾았다.
‘열심히’와 ‘충실히’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문장을 발견했다. ‘열심히’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따라서 현재를 ‘충실히’ 살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보내야,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즐겨야 몰입하게 되고, 자신감과 당연함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최고 즉, 성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현재에 충실해라!’라는 말은, 많이 듣는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걱정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불안한 예측으로 걱정이 점점 차올랐다. 이는 현재에 충실한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고 열심히도 아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마음만 좀먹는 생각이다.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컵에 물이 담겨 있다. 그 물 안에는 흙을 담는다. 물이 더러워진다. 이것을 비워 내는 방법을 묻는다. 숟가락으로 흙을 하나씩 덜어내지만, 시간이 더디다. ‘뭐지? 다 버리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는데, 아니었다. 영상에서는 깨끗한 물을 그 컵에 부었다. 계속 부었다. 물이 넘치면서 흙과 더러운 것들이 바깥으로 나갔다. 더러운 물질을 밖으로 꺼내는 방법은, 깨끗한 물을 계속 붓는 거다. 이렇게 단순한 원리를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왜 버릴 생각만 했지? 좋은 것 원하는 것으로 채우면 자연스레 나가는 것을!’
마음도 그렇다.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들어있으면 더럽다. 마음이 불편하고 힘든 이유는 내 마음 안에 더러운 것 즉, 걱정, 분노, 근심, 슬픔, 불안 등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없애는 방법은, 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들어있으면 깨끗하다. 따라서 평화, 행복, 기쁨, 풍족, 감사 등을 계속 부어서, 더러운 마음이 밖으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 마음이 불편하고 복잡할 때는 잠시 시간을 갖고, 긍정 말을 마음에 계속 부어서 불편하고 복잡한 것들을 바깥으로 밀어내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달았다.
우연히 만난 책에서 읽은 몇 개의 문장과 오래전에 봤던 영상이 합쳐진 결과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명확하게 알아차렸다. 마음에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찰라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았니 그렇게 해야 한다. 긍정의 말을 계속 마음에 부어, 부정의 마음이 더는 머물지 못하도록 밀어내야 한다. 그렇게 마음에는 좋은 에너지가 항상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좋은 사람이 끌려오고 좋은 기회가 끌려오고 좋은 일 감사할 일이 가득할 거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