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선진 의료가 이 사람 때문에 망가지게 된다. 사진 -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의료대란이 일어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민수(위 사진) 보건복지부 차관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본인(환자)이 전화해서 (경·중증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해 많은 사람의 분노를 자아냈다. 인체를 다루는 의료 서비스와 연관되어 중요한 결정을 하는 차관이라는 사람이 이런 무식한 말을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진짜 분노했던 것은 의대 정원 증원 2000명도 이런 식으로 결정했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박민수 차관과 정부 관계자들은 줄곧 3대 보고서를 참고해 향후 5년간 10,000명의 의사를 키워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과학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3대 보고서에 그 어디에도 대한민국에 향후 5년간 10,000명의 의사를 키워내야 한다는 말이 없다. 보고서를 쓴 저자들조차 "그런 내용을 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박민수 차관은 국회 청문회에서 향후 10,000명이 필요하니 5년으로 나눠 2000명이란 숫자가 나왔다고 증언한 바 있다. 병원에 전화를 걸 정도면 경증이라고 보면 된다는 사고구조와 비슷한 결정이었던 것이다. 둘 다 뇌피셜이다. 뇌피셜이 오피셜이 되어 버렸고 한국 의료계는 사상 초유의 망국적인 구조로 가게 되었다.
뇌피셜이 오피셜이 되다 보니 껴맞추기가 시작됐고, 다음과 같은 비과학성, 비합리성, 비논리성이 드러났다.
- 지역 불균형 해결 방안 부족: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지역 의료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증원된 의대생들이 지역에서 근무할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문제 해결 효과가 불투명하다.
- 의료 수요 예측 실패: 정부는 의사 인력 부족을 이유로 정원 증원을 추진하지만, 의료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않고 의사 수만 늘리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의료 기술 발전과 인공지능 도입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 전문과목 의사 부족 해결 미흡: 응급의학과, 외과 등 필수 전문과목 의사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의대 정원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필요한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 의료 질 저하 우려: 정원 증원이 의료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진료의 질이 향상되거나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가 보장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 의사 과잉 문제: 장기적으로 의사 과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는 특정 분야에서의 경쟁 과열과 일자리 부족, 의료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 의료 산업화 우려: 정책의 근본 목적이 의료의 공공성보다는 의료 산업화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공공의료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 인구 감소 시대 대응 미흡: 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정책이 미래 의료 시스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 실질적 고능력 의사 배출과 연계 부족: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할 의사 수를 늘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의대 졸업 후 전문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와 교육 시스템이 부족해져 의사의 질적 수준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 소홀: 정부는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한 계획이 미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원 증원만으로는 공공의료 강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과 공공의료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 비현실적 정책 추진: 의사 수급 문제는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일차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는 의료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비과학적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 의료 현장 의견 반영 부족: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의료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의사 수를 단순히 늘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다.
나라의 의료체계를 박민수와 같은 사람에게 맡긴다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