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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김야구(若具​)의 슬기로운 직장생활(6)]

1점 홈런과 2타점 1루타의 가치

등록일 2023년02월01일 09시5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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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개만 넘겼으면 됐을 텐데, 아쉬움이 가시지 않는 이닝이었다.

 

강판당한 투수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가장 많이 자리 잡고 있을까? 내야에 높이 뜬 공을 잡아주지 못한 3루수일까? 그 공만 잡았다면, 점수를 내주지 않고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을 뒤로 빠트린 중견수일까? 그 공을 빠트리지 않았다면, 점수를 주지 않고 주자 1, 3루에서 조금 더 여유 있게 승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3점 3루타를 내준, 자신이 실수로 던진, 마지막 공이었을까?

 

앞에 실수가 있었지만, 이 선수를 아웃으로 돌려세웠다면, 1점을 내준 것에서 막았을 것이다.

 

불안하긴 했지만, 다음 이닝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수도 있고,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이번 공격에서 좋은 분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아쉬움이 남는 이닝이었다. 누구보다 당사자인 강판당한 투수가 가장 아쉽겠지만 말이다.

 

[캐스터] 네! 길고 길었던 2회 말이 지나고 3회 초를 맞이했습니다. 홈팀이 2회에 4득점에 성공하면서, 넉점 차로 여유 있게 앞서가게 됐습니다.

 

[해 설] 누구보다 길게 느낀 건 강판당한 투수일 겁니다. 운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네요!

 

[캐스터] 이번 이닝에는 원정팀도 따라가는 점수가 나와야 할 텐데요.

 

[해 설] 네! 맞습니다. 4점 차이기는 하지만, 아직 초반이라 만회할 시간은 충분합니다. 다만, 따라가는 점수가 조금이라도 일찍 나오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타자들도 따라가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지고, 감독도 작전을 구사할 수가 있거든요! 점수가 너무 벌어지면 작전도 의미가 없어요. 1~2점 차는 기습번트나 보내기 번트를 댈 수도 있고, 치고 달리기나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의 점수에서는 이런 작전을 쓰기 어렵거든요.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더 그렇습니다.

 

[캐스터] 네! 작전도 점수 차가 적어야 가능하다는 말씀이네요.

 

[해 설] 네! 맞습니다. 선수들한테 맡기는 것도 작전이라면 작전일 수 있겠지만요.

 

 

“야구 씨는 우리한테 필요한 최소한의 점수가 뭐라고 생각해?”

 

“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가 하는 일도, 작전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점수가 있거든. 그걸 물어보는 거야?”

 

“최소한의 점수 차요? 작전을 쓸 수 있는…. 우리에게 작전이라고 하면, 본부장님이 계획하시는 큰 그림 뭐 그런 건가요? 에이 전, 잘 모르겠는데요?”

 

“어? 다 왔는데, 포기하는 거야?”

 

“다 왔다고요? 계획이요? 계획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점수라….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최소한의…. 아, 모르겠어요.”

 

“뭐, 그 정도까지 온 것도 잘한 거야. 설명해줄 테니 잘 들어봐”

 

본부장님은 목이 타신 건지 아니면 설명하실 말씀을 정리하는 시간을 벌려고 하시는 건지, 컵에 남아있는 음료수를 입에 털어 넣으시고 입맛을 다시면서 말씀을 이어가셨다.
 

최소한의 점수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의지야! 하려고 하는 의지! 그것이 그대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점수야.”

 

“의지가 점수라고요? 의지가 점수라. 잘 연결이 안 되는데요.”

 

“자, 잘 들어봐. 해설자가,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감독이 작전을 내리지 못한다고 했지? 선수한테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네.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감독으로서도 어찌할 수가 없다고 했죠?”

 

“그래! 감독이 어떤 작전이라도 낼 수 있으려면 최소한의 점수 차를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그대들도 의지를 갖고 업무에 임해야, 내가 어떤 전략이라도 세워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거야. 그대들이 의지가 없으면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성과를 내기 어려운 거지. 감독과 선수가 어우러져서 결과를 내는 것처럼.”

 

“아! 팀플레이의 중요성이네요?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접점으로 생각하면 될까요?

 

”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그대들이나 나도 서로 어우러져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거야. 야구의 승리를 단순히 어떤 선수나 감독, 코치의 역량으로 단정 짓는 것은 크게 잘못 생각하는 거야. 팀플레이에서 특별히 잘하는 누군가가 있기는 하지만, 그 사람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 그걸 명심해야 해!”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강한 의지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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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터] 네! 3회 초 첫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점수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선두 타자 출루가 중요합니다. 초구! 복판 스트라이크! 타자는 공을 지켜봅니다. 2구! 볼!

 

[해 설] 네! 가운데 중앙에서 떨어지는 볼이었는데 잘 참았네요!

 

[캐스터] 3구! 바깥쪽! 볼입니다. 투수가 볼 판정에 대해 어필을 하는데요?

 

[해 설] 네! 저 공은, 스트라이크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코스로 들어가기는 했습니다.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공으로 보입니다.

 

[캐스터] 타자가 어떤 코스로 공이 들어와도 꿈적도 안 하네요?

 

[해 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노리는 구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점수 차가 이렇게 벌어진 상황에서 참는 걸 보면, 대단하네요! 보통은 급한 마음에,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이면 배트가 나가거든요!

 

[캐스터] 볼 세 개를 지켜본 타자가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땅”

 

네! 쳤습니다! 쭉쭉 뻗는 공! 계속 날아갑니다! 담장! 담장! 담장을 넘깁니다! 홈런!

 

[해 설] 야~ 진짜 노린 구종이 있었나 보네요. 이 홈런은 1점이기는 하지만,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중요한 홈런입니다!

 

[캐스터] 이제, 점수는 3점 차가 됐습니다! 말씀대로 노리고 들어온 공이 있었네요.

 

[해 설] 꽤 빠른 공이었는데, 배트가 바로 나온 걸 보니 빠른 공을 노렸던 것 같네요!

 

[캐스터]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홈런을 맞아서인지, 투수가 승부를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는 눈치였다. 볼 세 개로 카운트에 몰리자, 가운데로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이후 던지는 공 4개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졌는데, 타자가 연속으로 파울을 만들어 냈다. 뒤로 좌측으로 우측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커다란 파울 홈런까지 쳐냈다. 투수는 힘에 부치는지 모자를 벗어 땀을 닦아내고 숨을 고르며 공을 두 손으로 힘껏 문질렀다. 이번 타자와의 승부에서만 공을 8개 던진 상태다.

 

 

[캐스터] 네!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합니다. 원정팀 응원석은 다시 활기를 띠고 응원을 시작합니다! 다음 타자는 나오자마자, 번트 자세를 취하네요?

 

[해 설] 점수 차가 3점이기는 하지만, 경기 초반이기 때문에, 1~2점을 더 따라가는데,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병살이 나오면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으니까 그런 점도 생각한 것 같네요!

 

[캐스터] 네! 그렇군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네! 번트! 잘 댔습니다. 투수 잡아서 1루! 아웃! 이제, 1사에 주자는 2루가 됐습니다. 주자는 이제 득점권에 들어갑니다.

 

[해 설] 번트를 잘 댔네요. 번트는 방향도 방향이지만, 속도가 중요하거든요. 속도를 잘 죽여줬어요!

 

[캐스터] 다음 타자가 들어섭니다. 이번에는 어떤 승부가 벌어질지 궁금하네요. 초구! 타격! 우익수 방향으로 날아갑니다! 멀리 갑니다! 깊숙이. 아! 하지만 더 뻗지 못하고 우익수에게 잡힙니다. 그 사이 2루 주자 태그업! 3루로 들어갑니다. 진루타가 되기는 했지만,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해 설] 네! 타이밍은 잘 맞은 것 같은데, 힘이 실리지 않았네요!

 

[캐스터] 타자와 투수 모두에게 중요한 상황이 다시 한번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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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는 쉽게 넘어가는 타자가 없었다. 방금 플라이는 아웃이 되기는 했지만, 2~3m 만 더 나갔어도 담장을 넘어갈 수 있는 공이었다. 그것을 의식해서였을까? 정면으로 승부를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연속으로 볼 세 개를 던지고,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했던 공도 약간 높이 들어오면서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캐스터] 아~ 결국, 볼넷을 내줍니다. 투수가 흔들리나요?

 

[해 설] 그럴 수도 있지만, 굳이 정면승부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차피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되니까, 채우고 가도 나쁘지 않죠! 상대하기 좀 더 편한 상대랑 겨루는 것도 하나의 작전입니다.

 

[캐스터] 네! 이제 2사에 주자는 1, 3루가 됐습니다. 초구! 뜁니다! 아! 포수가 공을 한 번에 빼지 못했네요! 볼넷으로 나간 주자가 2루까지 들어갑니다. 이렇게 주자는 2, 3루가 됐습니다.

 

[해 설] 투포수 모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 같네요! 점수 차가 나는 상황이고 2산데, 과감한 주루 플레이였다고 볼 수 있네요!

 

[캐스터] 이제 2사 2, 3루가 됐습니다. 안타 하나면, 2점까지 따라갈 수 있습니다.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네요. 포수도 따라서 올라갑니다.

 

[해 설] 지금은 작전 지시를 한다기보다, 투수를 진정시켜 주기 위한 게 큽니다.

 

[캐스터] 네! 투수코치가 몇 마디를 하고 바로 내려갑니다. 양 팀 모두 중요한 순간입니다. 초구! 타격! 뒤로 넘어가는 파울. 이번에 타자가 잔뜩 노린 것 같네요.

 

[해 설] 네! 아마도 초구를 노리고 들어온 것 같습니다. 아쉬워하는 건, 노린 코스였는데 놓쳐서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캐스터] 2구! 헛스윙! 가운데로 오다가 뚝 떨어지는 공이었습니다. 이제는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입니다. 3구! 높은 빠른 공을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포수가 바깥쪽으로 앉아서 글러브를 땅에 댑니다. 4구! 툭~ 갖다 맞췄습니다. 1루수 점프! 하지만 살짝~ 넘어서 라인 안~ 쪽에 떨어집니다. 3루 주자 홈인! 2루 주자까지 홈인! 행운의 안타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2점을 냅니다. 타자 주자는 1루에서 멈춥니다. 2타점 1루타가 나왔습니다.

 

[해 설] 야~ 참 잘 떨어트렸는데, 그걸 맞춰내네요? 좀 멀다 싶으니까 한 손을 놓고 갖다 대잖아요? 맞췄다기보다 갖다 댄 거죠. 기술적으로 잘 친 겁니다. 이건 타자가 잘 쳤다고 밖에는 할 수 없겠는데요?

 

[캐스터] 네! 투수는 1루 뒤로 백업을 들어갔다가 마운드로 돌아옵니다. 글러브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면서 매우 아쉬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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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정말 아쉽겠어! 잘 던졌는데…. 이번에는 타자가 잘했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네.”

 

“정말 저러면 더 아쉽겠어요. 자신이 실수한 것도 아니고 잘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안타를 맞았으니까요.”

 

점수는 4-5가 되었다. 이제는 1점 차까지 따라온 것이다. 공격했던 것을 돌이켜 보면, 무사에 나간 주자를 희생번트로 2루로 안전하게 보내 놓은 것이 주요했던 것 같다. 다음 타자들이 병살타의 부담을 줄었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하게 공격해 임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지금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이번 회에 3점을 냈네.”

 

“네, 이제는 1점 차까지 따라왔네요. 2회 말만 하더라도 원정팀이 이기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진짜 모르게 됐네요.”

 

“그래서, 진~짜! 야구는 모르는 거야.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

 

“뭐예요?”

 

“지금 안타하고 아까의 홈런.”

 

“지금 안타는 뭐 그렇다고 치고 홈런은 왜요?”

 

“아까 홈런 쳤을 때 점수가 몇 점 났지?

 

“1점이요. 아! 홈런으로 1점을 냈는데, 1루타로 2점을 낸 걸 말씀하시려는 거죠?”

 

“하하하! 이젠 척하면 척이네! 야구에서 1루타는 단타라고 표현을 해. 짧은 안타라는 의미지.

 

타자가 살아나가긴 했지만, 경기 결과에 큰 임팩트는 없다는 거지. 지금처럼 타자가 2, 3루에 있다면 홈으로 들어올 확률이 있지만, 1루에 있다면 홈까지 들어오는 건 당연히 무리가 있고 3루까지 가기도 어렵지.”

 

“네! 그래서 2루타부터 장타라고 표현하는 걸 들은 기억이 나요!”

 

“그래! 타자가 2루까지 갔다는 것은, 주자가 웬만한 안타에는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거잖아? 장타는 점수를 낼 수 있는 직접적인 역할도 하고, 점수를 낼 기회를 만들기도 하지!

 

그런 면에서, 홈런은 공격수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이야!”

 

“그렇네요! 주자가 없어도 자신이 홈까지 들어오니까, 혼자서도 점수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긴 하네요! 혼자서도 잘해요. 뭐 이런 거죠? 하하하!”

 

“어쭈! 이젠 농담까지. 좋아! 밝아져서 좋네! 자! 루상에 주자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느냐에 따라, 홈런과 안타의 의미는 달라져! 아까처럼 주자가 없을 때 홈런은 1점이지만, 지금처럼 주자가 2, 3루에 있을 때, 1루타는 2점의 점수를 만드니까!”

 

“그렇네요! 1루타와 홈런으로만 봤을 때는 당연히 홈런이 더 커 보였는데,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네요!”

 

“각각의 의미로만 본다면, 1루타보다는 홈런이 훨씬 큰 몫이지. 하지만,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그 몫의 크기는 달라질 수 있어. 지금처럼 말이지!”

 

“그러네요. 그러고 보면, 자신만 잘해서는 안 되겠어요?”

 

“그럼!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로, 개인의 역할과 몫도 중요하지만, 동료들의 도움이 없이는 더 큰 몫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는 거야. 회사가 여러 사람으로 구성된 것은 반드시 이유가 있는 거거든. 가장 큰 이유는, 혼자서 하는 것보다 팀을 이뤄서 하는 것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야. 동료들의 도움, 특히 선임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역할보다 더 큰 몫을 해낼 수 있어. 혼자는 1루타로 끝나지만, 루상에 주자가 있다면 점수를 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

 

“그렇네요. 그래서 팀워크 팀워크 하는 거군요? 좋은 팀워크의 분들과 함께하는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배울 점도 많고요.”

 

“그럼! 좋은 팀워크 안에서 함께 일을 한다는 건 축복이야! 그걸 아는 것도 중요해. 그럼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거든. 그걸 느끼지 못하니까, 불평만 하게 되는 거야!”

 

“아? 선배들 얘기할 때 들은 적 있어요. 저 입사하기 2주 전쯤 인가 퇴사한 주임이 있었다고 하는데, 하도 투덜대서, 별명이 투덜이 스머프였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 친구? 그랬지! 너무 어려서 그랬던 것 같아! 하긴 뭐, 다른 사람도 어리긴 마찬가지인데, 생각이 너무 어렸어!”

 

“그랬군요? 하긴 실제 나이와 생각하는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 같아요!”

 

“맞아! 어쨌든! 그렇게 불평하다가 떠났다가도 그 후에 깨닫는 사람이 있지만, 그 후에도 못 느끼는 친구들도 더러 있는 것 같더라고.”

 

“감사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입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마음은 사라지고 불편하고 힘들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그럴수록 점점 더 힘들어지고요.”

 

“그래! 그래서 요즘 기운이 좀 없어 보였던 거구나?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왔다 갔다 하면서. 사람이 어떻게 한마음으로만 살 수 있겠어. 내 안에 천사도 있고, 악마도 있다고 하잖아. 어떨 때는 천사가 이기고 어떨 때는 악마가 이기고 하는 거지 뭐.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나를 찾아가는 게 인생 아닐까? 너무 갔나? 하하하!”

 

사실 최근에 마음이 무거웠다.

 

면접 볼 때는 입사만 해도 뭐든 할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감사한 마음보다는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중적인 나 자신이 좀 싫었는데, 왔다 갔다 하면서 나를 찾아간다는 말씀이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 그런 마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니 꽉 막혔던 하수구가 뚫린 것처럼,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네, 말씀 고맙습니다! 잘 새겨놓겠습니다.”

 

투수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땅볼로 잡고 이닝을 종료시켰다.

 

아까 투수와 마찬가지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뒷모습에서, 많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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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nge & Chance ***

 

《슬기로운 질문은, 작은 차이로 만들 수 있다.》

 

숙박 행사를 할 때 가장 큰 이슈는, 당일 취소에 따른, 남는 객실이다.

 

취소 규정이 더 엄격해졌는데, 4~5년 전에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이 있었다. 객실에 대한 최종 개런티는 행사 7일 전까지는 해야 하고, 취소는 10% 내에서 가능하다. 예를 들어, 100개의 객실을 잡았다면 7일 전에 10개까지는 취소가 되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 그래서 행사일이 다가오는데 참석자가 줄면, 미리 수량을 줄이기도 한다. 그렇게 미리 조치해도, 문제는, 당일에 참석자가 취소되는 경우이다. 당일 취소는, 100% 지불해야 한다.

 

거래가 많은 호텔의 경우에는, 사정을 이야기하면, 1~2개를 줄여주기도 한다.

 

거래가 많지 않은 호텔은 말을 꺼내기조차 어렵다. 안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떤 거래처는 당일 취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대행사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능력의 영역이 아니라, 도의(道義)의 문제다. 서로에게 부담을 주면, 다음에 일하기가 힘들어진다. 서로 부담을 주는 것은, 서로의 관계를 점점 멀어지게 하는 결과는 낳는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어쩔 수 없이, 취소를 요청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거래처 담당자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면, 그냥 지켜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호텔 상황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해서, 새로운 해결방안으로 답을 찾기도 한다.

 

7~8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당일 취소가 많이 난 행사가 있었다. 그날은 호텔에 행사가 많아서, 만실인 상황이었다. 객실이 1~2개면 모를까, 10개 가까이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냥 넘기기에는, 손실이 너무 컸다. 취소해달라고 하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을 것이 뻔했다.

 

만실이었다는 것은, 우리가 잡고 있었던 객실로 받지 못한 손님도 있었다는 얘기다.

 

팔 수 있는 방을 우리 때문에 팔지 못했는데, 취소해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었다.

 

단순하게 취소 요청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도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했다.

 

고민하던 끝에, "취소해 주시면 안 돼요?"라는 질문을 이렇게 바꿨다.

 

"혹시 다른 행사팀에 객실이 부족하면 우리 남는 객실을 그쪽으로 넘길 수 있을까요?"

 

다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제안할 수 있었던 방법이었다.

 

호텔 측은 의아해하면서도, 한 번 확인해보겠다는 답변을 하였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운이 좋게도, 다른 행사팀에서 우리한테 남은 10개의 객실을 모두 사용하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는 취소할 수 있어서 좋고, 타 행사팀은 부족한 객실을 확보해서 좋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접근을 했다면 아마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질문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생산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고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좋은 결과를 내는 데 필요한 것은, 결정적인 한 방이다.

 

결정적인 한 방은 커다란 역할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질문 하나가 결정적인 한 방이 된다. 현재 상황을 잘 살피고 내가 할 수 있는 질문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누구도 제시하지 못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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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객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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