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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지를 과신하기보다 상황을 피하려는 노력 [김영태 칼럼]

극복하고 이기려 하지 말고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단이다.

등록일 2023년08월24일 09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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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님은 꽃을 비유로 하여 우문현답을 하셨다. 중요한 것은 의지를 과신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 사진출처: 셔터스톡

 

 

 

한 성직자가 하신 말이 떠오른다. 귀로 직접 들은 건 아니고, 기사인지 인터뷰인지 정확하게는 기억나진 않지만, 지면으로 접했다. 누가 이야기했는지 그리고 어디서 봤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말씀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왜 이런 경우가 있지 않나? 어디서 봤는지 혹은 들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데, 그 내용은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 말이다. 그만큼 강력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귀든 눈이든 들어온 정보가 머리에서 그친 게 아니라, 가슴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꽃에 관한 이야기였다. 실제 꽃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꽃을 비유로 하신 말씀이다. “예쁜 여자를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성직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누구나 궁금해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이성(異姓)에 관한 관심은 사람의 가장 큰 욕구 중에 하나다. 하지만 성직자나 수도자들에게는 극기의 대상이다. 그래서 정말 쉽지 않은 길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매우 민감하고 예민한 질문일 수도 있고, 어떻게 답을 하느냐에 따라 논란에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흑백논리로 답변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면 성직자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냐고 할 수 있고, 아니라고 하면 성직자가 거짓말한다고 비아냥거릴 가능성이 크다.

 

우문현답이 나왔다. 여기서 꽃을 예로 들어 설명하셨다.

 

“꽃을 보면 어떻습니까? 누구나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당연한 현상이죠. 하지만 행동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지만, 누군가는 그 꽃을 꺾습니다.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꽃을 꺾는 건 의지에 영역입니다. 따라서 꽃을 꺾는 건 죄가 되지만, 꽃을 바라보고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죄가 되지 않습니다.”

 

그분이 말한 것과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을 거다. 메모해 놓은 내용을 옮겨 적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씀하신 내용에 대한 톤은 틀리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꽃을 바라보고 감정이 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꺾지 않으면 된다는 말씀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반응에 대한 관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은 눈이나 귀로 정보가 들어오면, 짧든 길든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의 방향에 따라, 말이나 행동으로 반응한다. 지나가는 길에 가지고 싶은 물건을 발견했다고 하자. 매우 고가의 물건이다. 가지고 싶다는 마음의 보폭에 현실적인 부분이 따라가 주지 못하는, 일반 서민들의 마음이다. ‘아! 갖고 싶다!’라는 생각은 공통으로 한다. 하지만 이후에 반응은 다르다.

 

갖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도, 금세 포기할 수 있다. ‘내 형편에 무슨…….’이라는 마음이 그런 반응을 이끈다. 의지를 불태우기도 한다. ‘그래! 야식으로 시켜 먹는 거 줄이고 모아서 꼭 사고 만다!’ 사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절해야 할 것을 선택하고 계획하는 반응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반응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반응이 있다. 꽃을 꺾는 것처럼, 갖고 싶다는 욕망만 내세워 그냥 집어 드는 반응이 그렇다. 생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에 따른 반응과 행동은 의지의 문제다. 그 의지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으면 인생에 고비를 맞을 수 있다.

 

사람의 의지는 매우 약하다.

 

특히 이성(理性)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놓이면, 노래 가사처럼, 손대면 톡 하고 터질 정도로 약해진다. 살얼음이고 얇은 유리잔이다. 살얼음이나 얇은 유리잔을 깨트리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가? 살얼음 위에 올라가서 깨지지 않도록 바라는 것인가? 조심스레 한발 한발 옮기는 것인가? 온 신경을 써서 깨지지 않도록 살피는 것인가?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살얼음에 가지 않는 것이고, 얇은 유리잔을 사용하지 않는 거다. 깨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잘 실천하지 않는다. 왜? 자신의 의지를 과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의지는 절대 강하지 않다. 상황을 피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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