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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고자 하는 다짐. [김영태 칼럼]

내가 하는 일이 타인과의 비교 때문인가? 나 자신을 위해서 인가?

등록일 2023년08월31일 09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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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비교하면서 우울해하지 마라, 사진출처: 셔터스톡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어느 날 늦은 오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특정 행동에 대해 자문한 건 아니었다. 플래너에 매일 루틴을 체크하는 표가 있는데, 기록을 훑어보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해하고 있었다. 그 기분에 이어 나에게, 나도 모르게 던진 질문이었다. 어떤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이런 질문이 떠오른 게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몇 가지 루틴은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를 내기에 아직 많이 부족한 시간이다. 누구보다 내가 그것을 잘 알고 있다.

 

‘행복한가?’

 

앞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자, 또다시 나에게 질문이 이어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나에게 말이다. 이 루틴을 다 지키고 있는 지금이, 행복한지 물었다. 몰입해서 하나둘 완성해가면 그때는 좋았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면, 머리끝부터 시작해서 온몸으로 퍼지는 찌릿한 느낌이 참 좋다. 때로는 마음이 너무 부풀어 올라 어딘가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마저 들 때도 있다. 짧은 순간 느껴지는 그런 감정이, 행복이라 여겼다. 마음이 충만하면 그게 행복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한 주간 열심히 잘 달려온 그 표를 보는데,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충만하지 않았다.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공허함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이라고 꼬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그랬다. 산을 빠르게 오를 때면, 턱밑까지 숨이 차오른다. 미칠 것 같지만 그 순간을 넘기면 다시 평온한 상태가 온다. 다리에서는 묵직함도 느껴진다. 그걸 고통이라 말하는 사람은 없다. 아!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 말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에 한해서 말이다. 그렇게 몰입하는 그 순간 행복감을 느낀다. 앞서 말했던 몰입 해서 무언가를 완성했을 때의 느낌처럼 말이다.

 

‘내가 여기 왜 올라왔지?’

 

그렇게 힘겹게 정상에 올라섰는데, 이런 질문이 든다면 어떨까? 한순간에 식는 땀처럼, 몰입감이나 행복한 마음도 한순간에 식어버리게 된다. 묵직했던 다리는 힘이 풀리고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그런 느낌이었다. 열심히 했고 그 순간은 만족하고 행복했는데, 한 발짝 떨어져서 전체를 바라보니, 그때만큼 마음이 충만하진 않았다. 잠시 그렇게 앉아 있는데, 이런 질문이 이어졌다. ‘이걸 꼭 다 해야 할까?’ 매일 해야 하는, 아니 내가 하겠다고 결심한 10가지 정도의 루틴을 꼭 다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아니!”

 

오래지 않아, 내 대답은 간결하게 나왔다. 이걸 전부 다 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가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유 있는 주말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주말까지 루틴을 다 지키겠다고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주말만이라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그래! 뭣 때문에 이렇게까지.’ 공허함과 함께 마음에 부담을 느꼈던 이유가 명확해졌다. 매일 지키겠다고 다짐했던 많은 루틴도 있었지만, 주말까지 이어지는, 쉼 없는 계획이 더 큰 이유였다.

 

열심히 사는 이유는, 더 나은 삶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살아간다. 여기서 ‘더 나은’이라는 기준을 잘 설정해야 한다. 이 기준이 타인이 돼서는 곤란하다. 내가 기준이 돼야 한다. 지금 나의 모습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면 된다. 타인이 기준이 되면, 속담처럼, 가랑이가 찢어질 수 있다. 내 마음에 가랑이가 살짝 찢어지려 했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 해야 할, 더 소중한 시간을 놓칠 수도 있다.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남과 비교하면서 우울해하지 마라! 그래야 너의 삶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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