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의 힘'이라는 책이 있다.
부제는 이렇다. ‘당신이 선택한 그 단어가 당신의 인생이 된다.’ 단어 하나가 무슨 인생이 되냐며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 솜털 하나가 지붕을 무너트린다는 말보다 더,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어와 문장의 힘을 아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다. 깊이 공감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내가 선택한 단어는, 마음의 중심에 자리 잡은 단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단어는 내가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하는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의식적이든 의식적이지 않든, 관여한다. 그러니 삶의 가치라고 해도 되겠다. 삶의 가치로 삼을 단어를 무엇으로 선택하고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기업과 개인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러니 믿으라고 말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 중, 꽃집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난다.
세부적인 내용은 좀 다를 수 있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명확하니 소개해 본다. 꽃을 좋아하던 여성이 꽃집을 개업했다. 일반적인 꽃집과 차별화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자신이 꽃집을 개업한 이유를 생각해 봤다. 편안함이었다. 한 단어로 정의하면 ‘편안함’, 그러니까 손님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꽃집이 되고 싶은 거다. 편안함으로 정의하자, 꽃집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차와 음악이 있는 카페 떠오른 거다. 그렇게 꽃집은 카페로 변신했다. 꽃이 있는 카페로 말이다.
한 단어의 위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꽃집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누구나 하는 일반적인 꽃집 이외에는 생각하기 어렵다. ‘꽃집이 무슨 차별화? 싱싱한 꽃만 가져다 놓으면 팔리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조금 더 생각하면, 포장을 예쁘게 하는 정도? 이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꽃집을 운영하시는 분은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꽃집에 편안함을 얹자,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 결과 꽃집은 카페로 변신하게 되었다. 상상해 봤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꽃과 식물이 가득한 카페. 생각만으로도 편안한 느낌이 절로 든다. 가보고 싶을 만큼.
필자의 글에는 특징이 있다.
유심히 읽은 분들은 항상 이 부분에 관해 좋은 의견을 주신다. 글 마지막에 항상 넣는, ‘삶으로 해석한 어휘’라는 부분이다. (이 칼럼에서는 부제로 넣었다.) 글을 쓰면서 단어의 뜻을 자주 찾아본다. 비슷한 의미지만, 더 적절한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두툼한 사전을 들고 다녔어야 했지만, 지금은 노트북이나 핸드폰으로 검색만 하면, 언제든 단어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그렇게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는 좀 다른데….’ 경험을 통해 깨달은 단어의 의미가 불쑥불쑥 올라왔다. ‘그래! 사전적 정의가 있다면, 삶의 경험을 통해 재정의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바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언제 시작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이 부분을 넣었을 때가, 그때라고 추측할 뿐이다.
단어를 재정의하면, 시선과 생각이 달라진다.
사전적 정의만 보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재정의하면 다른 모습으로 바라보게 된다. 다르게 바라보면 생각이 달라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달라진다는 건 사고가 확장된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무심하게 바라봤던 사물이나 현상을 다시 보게 된다. 다른 생각 없이 받아들인 사전적 정의도 달리 보인다. ‘아! 그래서 이렇게 풀었구나!’라고 느낄 때도 있다. 세상에 이유가 없는 건 없다는 생각에, 무게를 실어준다.
단어를 재정의해 보자.
단어가 아니라도 좋다.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생각이나 사물이어도 좋다. 그 의미를 재정의하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생각의 전환을 불러오고,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다. 평소에 연결이 안 되던 것들을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한참을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일이, 순식간에 풀리기도 한다. 재정의를 한 것뿐인데, 얻는 게 많아진다. 아! 한두 번 했다고 해서 바로 결과가 나진 않는다. 무엇이든 꾸준히 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오늘 바로, 한 단어를 재정의해 보는 건 어떨까? 그 경험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