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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개와 검은 개가 싸우면 어떤 개가 이길까요?" [청리성(聽利成)]

“네가 먹이를 많이 주는 개가 이긴단다.”

등록일 2024년07월12일 10시3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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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ted on DALL·E.

 

어느 절 마당에, 두 마리의 개가 있었다.

 

그 개를 바라보던 동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하얀 개와 검은 개가 싸우면 어떤 개가 이깁니까?” 스승은 동자를 바라보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물었다. “네가 볼 때는, 누가 이길 것 같으냐?” 동자는 두 개를 바라보면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동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스승에게 말했다.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스승은 미소를 짓고 개들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네가 먹이를 많이 주는 개가 이긴단다.”

 

이 이야기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단순히 어떤 개가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 마음에도 두 마리의 개가 살고 있다. 하얀 개와 검은 개의 비유에서 느껴지듯이, 선한 개와 악한 개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삐뚤게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항상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 이 두 마음은, 선과 악으로만 구분되는 건 아니다. 밝은 점과 어두운 점이 될 수도 있고,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이 될 수 있다. 성실과 불성실이 될 수 있고, 배려와 이기심이 될 수도 있다. 대립하는 두 가지 마음이 항상 마음에 존재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일어나라고 하는 마음과 조금 더 자도 된다는 마음이 싸우는 것을 우리는 매일 경험하지 않는가?

 

대립하는 두 가지의 마음 중에는, 항상 승리자가 있다.

 

누가 승리할까? 앞서 언급한 이야기처럼, 먹이를 많이 주는 녀석이 승리한다. 먹이를 많이 준다는 건, 마음의 중심이 더 쏠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먹이를 많이 주는 이유가 무엇인가? 더 살피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 아닌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핀다는 건, 자주 들여다보고 그 길로 자주 간다는 것을 말한다. 산에 길이 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람들이 자주 지나가고 많은 사람이 지나가면 길이 되지 않는가? 자주 가던 산에 없던 길을 발견할 때가 있다. 누군가 그곳을 지나갔고 또 다른 누군가 지나가면서, 점차 길의 모습을 드러내는 거다.

 

자주 지나간다는 건, 초점과도 통한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해석이 달라진다. 이 부분에 대해 <내 삶의 보물찾기>라는 주제로 강연할 때, 강조하는 문장이 있다. <네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 나왔던 문장인데 소개하면 이렇다.

 

“우리가 밤낮으로 하는 일 대부분은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따라서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습관적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이런 질문들이 생각의 초점을 조절하고, 그 결과 생각하는 방법과 느끼는 감정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내용을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순간순간 자기한테 질문하고 대답한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일어날까? 조금 더 잘까?’, ‘옷은 무엇을 입을까?’, ‘몇 시에 출발할까?’, ‘뭘 타고 나갈까?’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이 질문에 어떤 답을 하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바로 일어날 수도 있고 조금 더 잘 수도 있다. 옷의 종류가 달라지고 출발하려는 시간에 맞춰 움직인다. 이렇게 하는 질문은 대체로, 습관적인 질문이다. 의식한 것이 아니라, 습관적이라는 말이다. 양치할 때를 떠올려보자. 오른쪽으로 몇 번 왼쪽으로 몇 번, 이렇게 신경 쓰면서 양치하진 않는다. 다른 생각을 하거나 영상을 보면서, 습관적으로 한다.

 

습관적인 질문이 이렇다.

 

어떤 방향으로 질문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생각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어떻게 할까?’라는 습관적 질문은, 해야 하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서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안 할 수 있을까?’라는 습관적 질문은, 하지 않을 수 있는 핑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습관적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생각의 초점이 조절되면서, 생각하는 방법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 생각하는 방법은 앞선 예처럼 ‘할까? 말까?’를 의미하고 느끼는 감정은, 하고자 할 때의 감정과 안 하고자 할 때의 감정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어떤 방향이, 더 좋은 감정 안에 머물게 할까?

 

해야 하는 것이라면, 하고자 할 때가 더 좋은 감정 안에 머물게 한다. 안 하고자 하면 마음이 어떤가? 불편하다. 찝찝하기도 하고 마음에 짐으로 남는다. 이렇게 보니, 역으로 생각해 볼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점에 따른 질문으로, 생각의 방법과 느끼는 감정을 달리한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감정에 머물고 있느냐에 따라, 초점과 질문이 달라질 수도 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어떤가? 모든 게 좋아 보인다. 누군가의 실수도 너그럽게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기분이 나쁠 때는 어떤가? 모든 게 불편하다. 누군가의 친절조차 가식으로 보인다. 따라서 습관적 질문은, 현재 어떤 감정 안에 머물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마음이 불편하고 계속 짜증이 나는가?

 

그렇다면 지금 나는, 그 감정 안에 머무는 거다. 그곳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 방향을 설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습관적으로 하는 질문을 달리할 수 있다. 불편한 감정 안에 머물면서, 좋은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는 건 어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불편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내 감정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수시로 살필 필요가 있다. 불편한 감정을 쏟아내고 있다면, 지금 상황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이 그곳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 속해 있기를 바라는가? 그곳에 머물도록 애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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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전문칼럼니스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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