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보물찾기'
필자가 강연하는 콘텐츠 중 하나의 제목이다. '초보 직장인을 위한 직장생활 설명서'를 출간하고, 온오프라인으로 강연을 몇 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초보 직장인이 아닌 분들에게 이 제목으로 강연하려니, 좀 멋쩍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 강연에 참여하신 분들 대부분도, 대체로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었다. 한 커뮤니티에서 강연 요청을 주셨는데, 제목을 좀 다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강연 초반에 나오는 전반적인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온 제목이 '내 삶의 보물찾기'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일상에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삶의 보물을 발견하자는 거다. 평소에는 몰랐지만 잘 살피고 소중하게 여기면, 그것이 보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왜, 그렇지 않은가? 평소에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물건이, 때로는 매우 요긴하게 쓰일 때가 있다. 그때 그 물건에 대한 느낌이 어떤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지 않은가? 무인도에서는 아무리 많은 돈이 있는 것보다, 물 한 잔이 더 소중한 것과 같다. 두 번째는, 보물은커녕 시련과 고난이라 여긴 일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보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는 거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에게서 자란 두 아들 중 한 명은 의사가 되고, 한 명은 똑같이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이렇게 풀었다.
갈라지는 두 개의 길을 나타내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슬라이드의 제목은 ‘인생의 갈림길’이다. 삶은 이 두 가지 길로 나뉜다. 내가 원하는 길과 실제로 이루어진 길이다. 실제로 이루어진 길을 다른 말로 하면, 원하지 않는 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길과 다른 길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그랬다. 인생에서 중요한 갈림길에서,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흘러갔다. 당시에는 원망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는데,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은 상황이 원망스러웠다. 그 방향이 그럭저럭 괜찮았다면 또 모른다. 하지만 벼랑 끝으로 몰리는 상황으로 흘러갔으니, 얼마나 원망했겠는가? 하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었다. 그것을 한 문장으로 하면 이렇다.
“내가 원하는 상황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오히려 더 안 좋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되었다. 그 내용을 강연 초반에 다룬다. 그러면서 우리 삶에서 중요한 건, 벌어지는 상황이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시선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 시선을 갖추는 데 필요한 것이 초점이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습관적으로 하는 질문이 달라진다. 어두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하는 습관적 질문과 밝은 점에 시선을 두는 사람의 습관적 질문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방법을 찾는 사람과 핑계를 찾는 사람의 질문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유를 찾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
왜 원하는 상황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냐며 불평하기보다, 이렇게 흘러간 이유에 초점을 맞추고 질문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이유가 뭘까?’, ‘왜, 나에게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이렇게 초점을 맞추고 질문하면, 그 이유를 찾게 된다. 짧은 시간에 찾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걸려 찾기도 한다. 필자가 인생에서 겪은 중요한 갈림길의 이유를 찾는 데는, 10년 정도 걸린 듯하다. 그걸 깨닫는 순간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내가 원하지 않던 방향으로 흘러가서 말이다.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됐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이렇게 비유하기도 한다.
아이가 사탕을 원한다고 하자.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는 부모라면 어떨까? 적당한 양의 사탕은 주지만, 달란다고 계속 주진 않는다. 아이가 칭얼대고 생떼를 써도 주지 않는다. 부모 처지에서는 그냥 사탕을 주는 게 더 편하다. 그럼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고 아이와 신경전을 벌일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이런 상황을 감내한다. 자기가 원하는 사탕을 주지 않는 부모를, 아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할 거다. 아이들이 이렇게 하는 말을 종종 들었을 거다. “엄마 아빠는 나만 미워하고!” 우리가 어릴 때 이렇게 말하거나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성장하고 나서 깨닫는다.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랑해서 그렇게 한 거라고 말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치과를 수시로 드나들었을 수도 있고,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모가 되면, 자기에게 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더 크게 깨닫는다. 사탕뿐만이 아니다. 자식이 바라는 대로 해주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알게 된다.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했는지를 가슴으로 느끼게 되는 거다. 죄송한 마음도 들고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깨닫게 된다. 투정 부리고 원망했던 것을 반성하기도 한다.
벌어지는 상황에는 이유가 있다.
원하는 상황이든 원하지 않은 상황이든, 이유가 있다. 그러니 내 뜻만을 고집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믿으며,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마음을 써야 한다. 그러면 발견하게 된다. 숨겨진 인생의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내게 되기도 한다.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아 속상한가? 그렇다면 이유를 찾아보자. 그 안에 반드시 보물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에게 필요한 보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