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동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아! 여기서 말하는 동굴이란, 마음에 어둠이 가득히 들어선 상태를 말한다. 겉으로 보면, 고개는 푹 떨궈져 있고 어깨는 움츠러든, 에너지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 말이다. 겪어보지 않은 어려움이라면, 처음이라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몇 번 겪어본 일임에도 그렇게 될 때가 있다. 왜 그럴까? 단정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되면 이전에 경험한 상황이 떠오른다. 이러저러하니 이러저러하게 될 거라는 상황이 그려지는 거다.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누구도 떠오르고, 이야기로 들었던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사례도 떠오른다.
경험과 상식이라는 잣대로 재고 판단한다.
이전 경험과 전혀 다른 상황을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단정했기 때문에, 반복된 상황이 벌어진 건 아닐까?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안 된다는 생각은 안 되는 이유만 생각하게 한다.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게 된다. 아니, 어쩌면 눈앞에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
왜, 유명한 영상도 있지 않은가?
영상 내용을 설명하면 이렇다. 흰색 티를 입은 사람들과 검은 티를 입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 중 흰색 티를 입은 사람들이 농구공을 주고받는 횟수를 세라고 한다. 그리고 영상이 재생된다. 영상을 보는 사람은 흰색 티를 입은 사람들이 농구공을 주고받는 것에 초집중한다. 시간이 지나고 몇 번을 주고받았는지를 얘기하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었다. 사실 농구공을 센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왜? 그게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질문한다. “검은색 고릴라를 봤나요?” 잉? 뭔 소린가 싶다. 농구공 던지는 횟수를 세라더니, 뜬금없이 고릴라라니. 실제 실험 결과 절반은 고릴라를 봤고 절반은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중요한 건 고릴라는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진 게 아니라, 화면 중앙에 슬금슬금 걸어와 가슴을 치는 동작까지 하고 지나갔다는 사실이다.
보란 듯이 나타났는데도, 보지 못한 이유가 뭘까?
공 던지는 것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에 쏠리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지하철 실험도 있다. 지하철 안에 사람을 살펴보라고 한다. 그리고 질문한다. “모자를 쓴 사람이 몇 명이죠?”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눈에 모자 쓴 사람만 들어온다. 그런 거다. 흔히 드는 예로, 이런 것도 있다. 이발하고 나오면 지나가는 사람들 어디를 보게 되는가? 새 신발을 신고 나오면 사람들 어디를 보게 되는가? 현재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을 보게 된다. 필자도 그랬다. 평소에 메고 다니는 빽빽 말고, 손에 들고 다니는 서류 가방 형태로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서류 가방이 눈에 자주 눈에 띄었다. 갑자기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져서일까?
생각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다.
아니, 그 방향으로 더 힘차게 나아간다. 그러니,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 어찌해보려고 시도하지 않게 되는 거다. ‘어차피 안 될 건데 뭐….’라며 말이다. 아직 상황이 닥치지 않았음에도 그런다. 그런 기류가 흐른다는 생각만으로, 이미 그렇게 벌어진 것으로 여긴다. 방향을 틀 생각도 의지도 노력도 없는데, 과연 방향이 틀어질 수 있을까? 누군가 기적적으로 돌려주지 않는 이상, 어렵다고 보는 게 맞다.
타인에게 그렇게 강요하기도 한다.
“내가 잘 아는데?”로 시작하는 말과 함께, 안 되는 이유 혹은 그렇게밖에 될 수 없는 이유를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한다. 심지어 예언(?)까지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될 가능성은 크다. 보편적인 상황으로 봐서는 그렇다. 하지만 어디든 예외는 있고 상황은 변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나아가는가 하는 점이다. 이런 상황은 스포츠에서 종종 보게 된다. 순위로 봐서는 질 수밖에 없는 팀이, 이긴다. 우연으로 이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경기 내용을 보더라도, 이기는 게 당연했다고 여길 수밖에 없는 경기도 있다.
어렵다고 안 될 거로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그렇게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반대로도 적용이 된다. 어렵고 힘들지만 잘될 거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면 그렇게 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안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번 그러라는 법은 없다. 스포츠에서 꼴찌 하는 팀이 매번 지는가? 아니다. 횟수가 적을 뿐, 이길 때도 종종 있다. 그러다 순위권으로 진입할 때도 있다. 그래서 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요기 베라가 이런 명언을 남기지 않았나?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기세를 타면 그렇게 된다.
그렇다. 기세다. 어떻게든 잘될 거라는 기세는, 내 안에서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주변에서도 끌려온다. 사실과 상관없이 그런 기세에 이끌리는 거다. 그래서 일이 잘 안 풀릴수록 더 단정하고 깔끔하게 그리고 밝은 표정으로 다니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사람과 함께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둠을 끌어당기는 것도 빛을 끌어당기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이다. 상황이나 주변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누구보다 내가 기세를 끌어올리고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 빛이 나에게 오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