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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리성(聽利成)] 산을 오를 때 정상이 아닌, 자기 발을 보라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는 것으로 그것을 위한 작은 행동의 합, 습관

등록일 2024년03월21일 08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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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ted on DALL·E.

 

아내와 아침 운동한 지,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아내는 새벽에 일어나서 무언가를 하는, 필자를 이해하지 못했다. 늦은 시간에 자고 늦은 시간에 일어나는 즐거움(?)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아내는,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고, 그 변화의 시작을 새벽 기상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이해하지 못하던 행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말이다.

 

설 연휴 끝나고 바로 시작했다. 그전에도 몇 번 일어나서 한 적이 있었는데, 집에서 스트레칭만 한 정도였다. 새벽 루틴 중 하나였던, 스트레칭을 같이한 거다. 그러던 중, 설 연휴 때,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면서 걷거나 뛰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바로, 나갔는데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함께 새벽에 나와서, 아내는 걷고 나는 뛰기 시작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삼 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작심삼일째가 되는 날이었다는 말이다. 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났다. 아! 필자가 아내보다 30분 더 일찍 일어난다. 본래 하던 루틴이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기도와 묵상, 명상, 스트레칭 이렇게 했는데, 아내와 함께하면서 순서를 바꿨다. 30분 먼저 일어나 명상하는 거다.

 

명상을 마칠 때쯤 아내가 일어나면, 제대 앞에 앉아 각자 기도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간다. 아내가 마루로 나올 시간이 됐는데 나오지 않았다. 알람이 울린 걸 들었는데,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명상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곤히 자고 있었다. 깨울지 말지를 잠시 고민하는데, 그날이 삼 일째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깨웠다. 작심삼일의 희생자로 만들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내는 큰 저항 없이 일어나서 마루로 나왔다. 각자 기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새벽 시간은 묘한 매력이 있다.

 

가끔 일어나기 힘들 때도 있다. 이불의 따뜻함이 더 좋게 느껴질 때는 특히 그렇다. 조금 더 자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난다. 그 충동이 일어날수록 몸이 일어나고자 하는 의지는 점점 꺾인다. 하지만 뭔가에 꽂혀 몸을 일으키고 하던 루틴을 하면, 일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도 괜히 일어났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다. 이런 경험을 계속하면 일어나기 싫다는 생각이 강하게 올라올 때, 이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상쾌했던 기억과 루틴을 다 했을 때의 뿌듯함을 애써 꺼내서 머릿속에 띄운다. 그러니, 이제 일어나자고 말이다. 성공 경험을 자주 하라는 의미를 여기서 발견한다. 이런 느낌을 많이 갖지 않으면, 의지를 일으킬 힘도 적을 테니 말이다.

 

매일 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몰아서 해야 할 것과 그렇게 할 때 효과가 큰 것도 있지만, 대체로 매일 해야 효과가 큰 것이 많다. 매일 해야 효과가 좋다는 사례가 많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꼽는 게 있다. 줄넘기다. 초등학생들에게 줄넘기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방법을 알려주고 숙제를 낸다.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 60분 연습하라고 한다. 이렇게 하면,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뉜다. 매일 10분씩 하는 아이와 한 번에 몰아서 60분 하는 아이. 아! 또 있다. 하지 않는 아이. 결과는 어땠을까? 명확했다. 매일 10분씩 6일은 한 아이가 몰아서 60분 한 아이보다 잘했다.

 

과학적 근거를 찾긴 어렵지만, 이 결과는 어떤 그룹을 하더라도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줄넘기를 잘하는 방법은 몰아서 많이 하는 아니라, 조금이라도 매일 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후에 아이들은 매일 조금씩 연습했고, 그 누구도 처지지 않고 다 잘하게 되었다.

 

사실 알아도 하기 어려운 게, 매일 조금씩 하기다.

 

습관이라고 명명하는 이것은, 쉬운듯하지만 어렵다. 차라리 한 번에 몰아서 하는 게 더 수월할 때도 있다. 왜 어려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크게 설정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운동하는 것도 그렇다. 처음부터 너무 거대하게 계획을 세우면, 오래 하지 못한다.

 

운동하려는 순간부터, 마음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습관에 성공한 많은 사람이, 작은 행동부터 하라고 말한다. 운동하겠다는 의지를 일으키기보다, 운동복을 입는 것 혹은 신발 끈을 묶는 것만 하라는 거다. 작은 행동이라 어렵지 않게 하게 되는데, 그 행동을 하면 자연스레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는 말이다. 실제 그렇다.

 

운동으로 계속 얘기하면 이렇다.

 

처음부터 1~2시간을 빡빡하게 계획을 세우면 어떻게 될까? 하루 이틀은 어찌어찌하겠지만, 오래 하기는 어렵다. 헬스장을 1년 등록하고 몇 번 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아내와 함께 운동하는 것도 그렇게 한다. 밖에 나가서 간단하게 스트레칭하고 걷고 뛰기 위해 이동한다. 아파트 위쪽에 400m 정도 길이의 인도가 있다.

 

날이 좋을 때는 여기를 왕복으로 걷는 분들이 많다. 이 길을 걷고 뛴다. 2~3번 왕복하면 2km 정도가 되는데, 시간으로 하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부담스러울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그렇게 계속하면 아내는 뛰기도 할 거고, 운동하는 거리는 늘어날 거다. 처음은 이렇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래도 부담스러운가?


 

습관 만들기에 좋은 내용이 있어, 소개할까 한다.

 

아내가 인스타로 보내준 내용인데, 이렇게 하면 누구나 습관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2분을 강조한다. 2분만 하라는 말이다. 2분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하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2분은 직접적인 효과가 아닌 간접적인 효과다. 습관을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이랄까?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기 전, 운동복을 입는 습관이나 운동화 끈을 묶는 습관을 먼저 만드는 거다. 이 작은 습관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운동하고자 의지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운동하러 나가게 된다. 너무 멀리 있는 곳에 시선을 두지 말고 지금 바로 앞에 시선을 둬야 한다.

 

산을 오를 때 정상이 아닌, 자기 발을 보라는 말이다. 이 발을 한 걸음만 옮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 말고 그것을 위한 전 단계, 쉽게 행동할 수 있는 작은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면 원하는 그것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습관은 나를 원하는 그곳으로 데려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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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전문칼럼니스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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